KAIST, 뇌질환 유발 물질 찾아내는 단백질 설계
국제 학술지 '잭스 골드(JACS Au)'에 발표된 센서 단백질. KA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김학성 교수팀이 치매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센서 단백질 디자인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 센서 단백질로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세포 안에 있는 물질을 추적하고 영상화해 검출해냈다.
8일 KAIST에 따르면, 단백질은 특정한 3차원 구조를 가지며 생체 내 다양한 기능을 한다. 실제 인간 단백질 중 44%는 상황에 따라 구조가 변화는 비정형 단백질로 고정된 구조를 갖는 일반 단백질보다 더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다.
일정한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은 채 존재하는 비정형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부터 암, 심혈관계 질환, 대사질환을 유발한다.
이 비정형 단백질을 신속하게 검출하고 분석할 수 있다면 조기 진단을 통해 질병의 진행을 막고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질병의 원인과 현상을 밝히고 나아가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비정형 단백질은 고정된 구조가 없어서 이들 단백질의 분석과 기능 연구가 매우 어려웠다.
연구진은 비정형 단백질이 단백질 2차 구조인 베타 스트랜드를 형성하는 특정 아미노산 서열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특정 서열과 상보적으로 결합할 경우에만 신호를 방출하는 새로운 형태의 센서 단백질 디자인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센서 단백질을 만드는데 컴퓨터 및 방향적 진화 방법을 이용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녹색 형광 단백질(GFP)의 베타 스트랜드 하나를 제거한 후, 비정형 단백질의 특정 서열이 결합한 것이다. 이를통해 형광 단백질 발색단의 파장 스펙트럼이 변화하는 센서 단백질이 만들었다.
연구진은 "센서 단백질은 단순히 비정형 단백질과 섞어줌으로써 매우 간편하고 빠르게 비정형 단백질을 검출할 수 있어 향후 비정형 단백질 분석 및 관련 질병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센서 단백질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세포막과의 상호작용을 추적하고 영상화할 수 있었다.
기존에는 비정형 단백질 자체가 크게 변형되어 실제 비정형 단백질의 분석과 기능 연구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비정형 단백질을 분석하기 위해 복잡한 여러 단계의 전처리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1 저자인 KAIST 유태근 박사는 8일 "비정형 단백질은 일반적인 단백질에 비해 센서 단백질의 디자인과 개발이 매우 어려운 표적이었다"며 "이번 연구가 비정형 단백질의 분석과 관련 병리기전의 연구에 새로운 방법과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센서 단백질을 개발해 국제 학술지 '잭스 골드(JACS Au)'에 발표했으며, 이 학술지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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