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까지 맡은 역할에 최선..공직 갈 생각 없어”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 금감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
사진)은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과세 유예 방안과 관련, 사견을 전제로 “비겁한 결정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25일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투세 폐지에 대한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증시 개장식에서 “(오는 2025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를 통해 일정 금액 이상 소득을 올린 모든 투자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다.
하지만 이번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금투세 폐지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시행되지 않은 금투세를 폐지하자고 하더니 어제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유예하는 안이 합리적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면서 “예정대로 2025년부터 금투세가 차질 없이 시행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원장은 금투세 시행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상충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원장은 “수년 전에 금투세가 설계될 때와 달리 지금은 자본시장 내지는 과세 수입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크다”며 “개인투자자는 물론 업권을 대표하는 기관들도 반대 의견을 주고 있는 만큼 정부 내에서 의견을 다시 한 번 조율한 다음에 국회에 뚜렷하게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22대 국회에서 강조하고 있는 민생 관련,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배당이나 이자소득세를 포함해 자본소득 정책을 어떻게 할지 종합적으로 생각해보고 다양한 제도를 연구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원장은 최근 불거진 대통령실 법률수석(신설) 등 본인의 거취와 관련 “금감원의 핵심 기능은 금융시장 안정 유지”라며 “금감원장 임기를 안 마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다양한 리스크 등 현안들을 고려했을 때 올 3·4분기 정도면 (제가 빠지고) 후임이 오더라도 무난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추가적인 공직을 더 할 생각은 없고 지금 하고 있는 공적인 역할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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