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하얼빈' 이동욱 "마지막 눈물 한 방울 나도 모르게 나왔죠"[인터뷰]

'하얼빈' 이동욱 "마지막 눈물 한 방울 나도 모르게 나왔죠"[인터뷰]
영화 '하얼빈' 보도스틸. CJ ENM 제공

[파이낸셜뉴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영화 '하얼빈'에서 독립군 이창섭을 연기한 배우 이동욱이 극중 자신의 최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창섭은 독립운동 방식을 놓고 안중근(현빈)과 대립하는 인물로 하얼빈 거사를 앞두고 일본군의 기습에 앞장서 희생된 인물이다. 특히 신아산 전투에서 안중근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난 일본군 모리 소좌의 행동에 일침을 가하며, 품위 있게 숨을 거뒀다.

엔딩크레디트에서 '그리고 이동욱'이라고 표기해 특별 출연처럼 보이나, 특별 출연이라고 하기엔 출연 분량이 많고, 인상 깊은 순간도 여럿 만들어냈다.

이동욱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창섭의 마지막이라 일본군 모리 소좌를 연기한 박훈 배우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내 마지막 촬영이기도 했다"며 당시를 각별히 떠올렸다.

그는 "박훈이 내가 원하는 감정대로 연기하면 자신이 맞추겠다고 했다. 그런데 다 찍고 난 후 조용히 다가오더니 '네 연기 구경하느라 대사 타이밍을 놓쳤다'고 하더라. 감독도 연기에 만족해 1~2테이크 만에 촬영이 끝났다"고 했다.

눈물을 흘린 이유를 묻자 "눈물 연기는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몰입하면 내가 무슨 생각으로 연기하는지 모른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한 방울의 눈물은 지나온 시절에 대한 회한과 여기서 저런 놈한테 죽임을 당하는 억울함, 그리고 신아산 전투에서 끝장냈으면 거사로 가는 길이 좀 더 쉽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복합적인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현빈과 대화신은 즉흥 추가 "짜릿"

이동욱은 극중 현빈과 늘 의견 대립을 하며 날선 모습을 보이다가 술 한잔을 건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 대해서는 "원래 시나리오엔 없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촬영 전날인지 당일인지 감독님이 '둘이 이런 대화를 하면 어떨까'라고 해 급하게 추가된 장면"이라며 "그 장면 하나로 안중근과 이창섭의 전사와 우정,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잘 보인 것 같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 신 원 테이크'(중간에 편집하지 않고 한 번에 이어가는 장면)를 즉흥적으로 연기했는데, 짜릿했다.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창섭은 안중근, 우덕순 등과 달리 가상의 인물이다. 그는 이창섭에 대해 "뒤를 돌아보지 않는 캐릭터라고 봤다. 내가 한번 정한 길을 올곧이 믿고, 달려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해석했다.

'하얼빈' 이동욱 "마지막 눈물 한 방울 나도 모르게 나왔죠"[인터뷰]
영화 '하얼빈' 보도스틸. CJ ENM 제공

'하얼빈' 이동욱 "마지막 눈물 한 방울 나도 모르게 나왔죠"[인터뷰]
영화 '하얼빈' 보도스틸. CJ ENM 제공

이동욱은 "안중근의 고뇌 등이 이창섭 캐릭터를 통해 더 돋보이길 바랐다. 독립운동하는데 둘의 의견 모두 중요했다고 본다. 만국공법을 지키며 인정을 베풀 줄 알고 인간적 고뇌를 하는 안중근의 모습이 이창섭에겐 든든한 동지이자 자극제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감동한 장면을 묻자 자신이 출연하지 않은 몽골 로케 신을 꼽았다.

이동욱은 "몽골 시퀀스에서 정말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 속에 없어 너무 아쉬웠다. 저런 대자연 속에서 함께 하며 연기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부럽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안중근을 비롯한 네 동료가 폭약을 구하러 말을 타고 가는 모습을 뒤에서 잡지 않냐. 그 장면이 마지막에 다시 반복되는데, 안중근이 빠진 세 명의 백 샷이다.
독립투쟁이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 빠진 자리를 기억해주는 것도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하얼빈'은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하며 400만 돌파를 앞뒀다.

그는 "일단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더 많은 관객이 보면 좋겠다"며 "특히 광복 80주년 되는 시기에 개봉한 '하얼빈'이 많은 관객에게 독립운동의 의미, 광복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얼빈' 이동욱 "마지막 눈물 한 방울 나도 모르게 나왔죠"[인터뷰]
이동욱. 뉴스1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