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전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김하늘양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자신이 근무하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살 김하늘양을 살해한 뒤 자해한 여 교사가 병원 응급실 치료 과정에서 소리 내 웃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여교사 A(48대)씨는 지난 10일 김양을 살해한 뒤 흉기로 자해해 출혈이 심한 상태로 대전 서구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응급실 내 외상센터 소생실에서 지혈 등 응급치료를 했고, 손상된 혈관을 확인하는 등 검사를 시행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A씨가 갑자기 소리 내며 웃어 의료진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실로 이송된 환자는 크게 다쳐 위급한 상황이라 대개 고통을 호소하기 마련인데, 목 부분 부상이 깊어 피를 많이 흘린 A씨가 웃었기 때문이다.
해당 병원 의료진은 단순히 흉기에 찔린 환자로 알았던 A씨가 초등학교 1학년생을 살해한 뒤 자해해 치료를 받던 중 웃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크게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 치료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함구령을 내렸으며, 진료기록도 담당 의사와 간호사만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범행을 저지른 뒤 웃는 행동으로 미뤄 우울증 등 정신병력과 무관한 반사회적 인격장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신의진 연세대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한국일보를 통해 "우울증은 기분 조절을 잘 못하는 장애일 뿐 이번 초등생 살해 사건과는 관계가 없다"며 "끔직한 범행을 저지르고 응급실에서 웃었다면 반사회적 장애로 폭력적 이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배달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대성이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학생을 별다른 이유 없이 흉기로 살해한 후 골목을 걸어가면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입꼬리를 올리고 웃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박대성의 웃음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살인의 욕구가 올라간 상태에서 그것을 실행을 하고 그것에 대한 만족감으로 자기도 모르게 미소라든가 아니면 흥분된 상태가 유지되는 그런 상태가 유지되면서 다른 살인까지 연결되는 걸 이렇게 연속살인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역시 "'내가 목표를 달성했다' 이런 만족감을 느끼는 듯한 웃음으로 해석 될 수 있다"고 봤다.
한편, 경찰은 A씨가 범행 전 인터넷에서 범행도구를 물색하고 과거 살인사건 기사를 검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대전경찰청 전담수사팀은 A씨의 개인 휴대전화, 집 컴퓨터 1대, 학교 컴퓨터 3대 등을 대상으로 포렌식을 마쳤고, 현재 각 전자기기에서 나온 정보를 취합해 범행 전후 상관관계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정맥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산소마스크를 낀 상태여서 대화가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여전히 산소마스크를 착용 중이라 대면 조사는 시일이 걸리고 있다"며 "수시로 상태를 파악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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