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후지와라 Who's a Product?'
사이먼 후지와라 Who's a Product?'
"나는 나 자신이 만화가 되지 않기 위해, 만화 캐릭터를 창조했다."(사이먼 후지와라)
팬데믹 시대, 아이러니로 가득 찬 만화 같은 세상에서 사이먼 후지와라는 자기 자신이 만화가 되지 않기 위해 곰 캐릭터 'Who'를 탄생시켰고, 'Who'를 중심으로 '후니버스'를 확장시켰다.
일본계 영국인 현대미술가인 후지와라는 정체성과 소비문화, 미디어의 영향력을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조각, 설치, 영상,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현대사회의 구조와 개인의 위치를 재해석한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만들어낸, 특정한 정체성을 가지지 않은 캐릭터 'Who'를 통해 소비사회 속에서 개인의 정체성이 상품화되고 포장되는 과정을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이번 작품 'Who's a Product?'는 'Who' 시리즈의 일부로, 브랜드 마케팅과 대중문화에서 익숙하게 보이는 시각적 요소를 차용해 정체성의 상품화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팝아트적인 색감과 브랜드 패키징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겉으로는 친숙한 광고 이미지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소비되는지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담겨 있다.
작품 속 상자의 'Who?'라는 문구를 내세우며, 정체성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상자 안에서 몸을 내밀거나 빠져나오려는 듯한 곰 캐릭터의 모습은 소비사회 속에서 개인이 브랜드의 일부로 포장되고 마케팅되는 현상을 암시한다.
특히 상자 위로 흘러내리는 노란색 물질은 초콜릿이나 꿀과 같은 자연스러운 요소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인위적인 산업적 질감을 가지고 있다. 이는 마치 개인의 정체성도 자연스럽게 보이지만 사실은 사회적 구조 속에서 형성되고 연출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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