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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 늘어난 수도권… 양극화도 심각

수도권 미분양 한달새 6% 줄어
악성 미분양은 되레 0.7% 증가
서울 전체 미분양 중 악성 68%
강동·강서·도봉 최다…강남 '0'

'악성 미분양' 늘어난 수도권… 양극화도 심각
짓고 나서도 팔리지 않는 '준공 후 미분양'이 갈수록 증가하며 건설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일반 미분양의 감소속에서도 이 같은 '악성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11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총 1만6528가구(서울 942, 인천 2059, 경기 1만3527)로 전월(1만7600가구) 대비 6.1% 감소했다. 반면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은 4574가구(서울 644, 인천 1650, 경기 2280)로 전월(4543가구)보다 오히려 0.7% 증가했다. 서울은 전체 미분양 중 악성 비중이 68.4%나 된다.

수도권 미분양 물량 중 악성 물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27.7%로, 전월(25.8%)보다 1.9%p 늘었다. 건설업계에서는 단 1%p 차이만으로도 시장의 수요 변화를 가리키는 중요한 지표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준공 후에도 안 팔린다는 것은 입지나 분양가, 주변 인프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라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금난으로 이어지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들이 공개한 수도권 악성 미분양 단지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3월 말 기준 서울 25곳, 경기 53곳, 인천은 3곳 등 81개 단지다.

서울 자치구 내에서 악성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곳은 강동구로 나타났다. 9개단지 828가구 중 287가구가 미분양 가구로 집계됐다. 그다음으로 강서구(4개단지 388가구 중 145가구), 도봉구(1개단지 85가구 중 65가구), 구로구(2개단지 408가구 중 59가구), 광진구(2개단지 382가구 중 32가구) 순이었다. 흔히 상급지라 불리는 강남3구는 0건, 용산구는 악성 미분양 가구가 1건에 불과할 정도로 지역 편차가 두드러졌다. 경기 침체속에 '똘똘한 한 채' 등 우량 물건 위주로 수요가 몰리며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공급 물량 대비 미분양 비중이 높은 순으로는 도봉구(73.0%)가 1위였고 이어서 양천구(1개단지 45가구 중 25가구 55.6%), 강서구(37.4%), 강동구(34.7%), 금천구(25.7%) 순으로 조사됐다.


주택시장 내 미분양 추이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시선이 늘 교차해왔다. 악성 미분양을 문제라고 보는 시각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도 제기되만, 시장의 원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시점의 미분양은 주택시장이 호황이었다가 기준금리 상승 등 외부요인으로 경기가 꺾이는 시기에 나타나는 것"이라며 "일종의 과도기이므로 주택시장이 좋았던 때의 수준이 유지되도록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논리는 시장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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