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사건을 담당하면 자동으로 목소리가 커집니다. 일하는 원동력이죠." 법무법인 엘앤엘의 교통사고 전문 정경일 변호사(사진)는 형사사건 피의자를 대리하면서 회의감을 느껴 교통사고 피해자 전문으로 방향을 바꿨다. 10년 넘게 경력을 쌓았다. 정 변호사는 "억울한 누명을 써서 무죄를 밝히는 인권 변호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유죄 피고인을 변호해야 한다"며 "피의자의 죄를 경감시키기 위해 사건을 처리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2022년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을 보면서 그의 이런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당시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50대 남성이 상대편 변호사에게 앙심을 품고 불을 질러 여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일인지 느끼는 계기였다"며 "교통사고 피해자를 변호하면 누군가에게 원한을 사거나 오해받을 일이 없어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최근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급발진을 주장하는 운전자가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의가 아니라면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응해야 진정성을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통사고는 고의가 아닐 경우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을 밝히는 것이 쟁점이다. 차량결함의 증거가 없다면 수사기관은 운전자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정 변호사는 "이 사건은 차량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증거가 나오지 않았지만 운전자 과실이라는 증거도 명확하지 않다. 법원의 판단이 쉽지 않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다만 현재까지 국내에서 급발진이 원인으로 밝혀진 사건은 1건도 없다. 이번 사건도 차량결함이 원인으로 밝혀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다. 운전자가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진실반응이 나오면 운전자가 호소하는 억울함을 참작할 가능성이 있다"며 "운전자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응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운전자가 거짓말을 한다고 의심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며 "차에 대한 감정과 동시에 운전자에 대해서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량과실을 주장하는 민사사건으로 넘어가면 입증 책임의 문제가 남는다. 현재는 제조물책임법상 입증 책임이 소를 제기하는 운전자에게 있다. 그러나 차량결함은 입증 책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정 변호사의 주장이다. 법원에서 급발진이 인정된 사례가 없지만, 차량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현상 자체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번 사건처럼 운전자가 급발진 의혹을 제기하더라도 이 주장을 입증할 책임이 있는 것은 차량 제조사가 아닌 운전자 측"이라며 "비정상적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결함에 대한 의심이 나올 수도 있는데, 이를 제조자 입증 책임으로 바꾼다면 결과가 나와도 신뢰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7-14 19:05:25[파이낸셜뉴스] "피해자 사건을 담당하면 자동으로 목소리가 커집니다. 일하는 원동력이죠." 교통사고 전문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변호사(사진)는 형사 사건 피의자를 대리하면서 회의감을 느껴 교통사고 피해자 전문으로 방향을 바꿨다. 10년 넘게 경력을 쌓았다. 정 변호사는 "억울한 누명을 써서 무죄를 밝히는 인권 변호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유죄 피고인을 변호해야 한다"며 "피의자의 죄를 경감시키기 위해 사건을 처리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2022년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을 보면서 그의 이런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당시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50대 남성이 상대편 변호사에 앙심을 품고 불을 질러 여러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일인지 느끼는 계기였다"며 "교통사고 피해자를 변호하면 누군가에게 원한을 사거나 오해받을 일이 없어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최근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급발진을 주장하는 운전자가 거짓말 탐지기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운전자는 살인자가 됐다"면서도 "고의가 아니라면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거짓말 탐지기에 응해야 진정성을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통사고는 고의가 아닐 경우 운전자의 주의 의무 위반을 밝히는 것이 쟁점이다. 차량 결함의 증거가 없다면 수사기관은 운전자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정 변호사는 "이 사건은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증거가 나오지 않았지만 운전자 과실이라는 증거도 명확하지 않다. 법원의 판단이 쉽지 않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까지 국내에서 급발진이 원인으로 밝혀진 사건은 1건도 없다. 이번 사건도 차량 결함이 원인으로 밝혀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다. 운전자가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거짓말 탐지기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다만 판사가 사건의 경위를 이해하고 양형을 결정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운전자에 대해 보다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게 정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거짓말탐지기에서 진실 반응이 나오면 운전자가 호소하는 억울함을 참작할 가능성이 있다"며 "운전자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거짓말 탐지기에 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거짓말 탐지기에 응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운전자가 거짓말을 한다고 의심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며 "차에 대한 감정과 동시에 운전자에 대해서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량의 과실을 주장하는 민사 사건으로 넘어가면 입증 책임의 문제가 남는다. 현재는 제조물책임법상 입증 책임이 소를 제기하는 운전자에게 있다. 그러나 차량 결함의 경우 입증 책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정 변호사의 주장이다. 법원에서 급발진이 인정된 사례가 없지만,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현상 자체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번 사건처럼 운전자가 급발진 의혹을 제기하더라도, 이 주장을 입증할 책임이 있는 것은 차량 제조사가 아닌 운전자측"이라며 "비정상적인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 결함에 대한 의심이 나올 수도 있는데, 이를 제조자 입증 책임으로 바꾼다면 결과가 나와도 신뢰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7-14 15:12:41[파이낸셜뉴스]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 차모(68)씨가 사고 발생 사흘 만인 4일 이뤄진 피의자 조사에서 "사고 당시 역주행인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 45분부터 4시 50분까지 차씨가 입원해있는 서울대병원에서 이뤄진 첫 피의자 조사에서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피의자 조사는 변호사 입회하에 입원실에서 경찰 교통조사관 총 4명이 진행했다. 차씨는 지난 1일 오후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일방통행 도로인 세종대로18길을 200여m 역주행하다 가드레일과 인도의 행인을 들이받은 뒤 BMW, 쏘나타 차량을 추돌했다. 차씨가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부터 속도를 낸 사실이 확인되면서 일각에서는 차씨가 일방통행길로 잘못 접어들자 빠르게 빠져나가기 위해 속도를 내 역주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차씨가 "역주행인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이다. 사고 직후 줄곧 급발진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해온 차씨는 이날 조사에서도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며 차량 상태 이상에 따른 급발진을 재차 주장했다. 차량이 갑자기 급가속을 해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차씨는 사고 당시 갈비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어 응급실로 이송됐다가 일반 병실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그간 경찰은 차씨가 진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로 보고 근거리 신변 보호만 해왔다. 이날 경찰은 차씨의 상태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고 첫 조사인 만큼 본격적인 신문을 하기보다는사고 전후 상황에 대한 차씨의 진술을 듣는 데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추가 조사를 통해 급발진이라고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 평소 차량 운행 시에는 이상이 없었는지, 왜 역주행 도로로 들어섰는지 등에 대해서도 물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부터 속도를 낸 사실이 확인된 만큼 당시 가속한 이유와 돌발상황 여부, 차에 타기 전 주변 상황에 대해서도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역주행하면서 인도로 방향을 튼 이유와 사고를 피하기 위한 조치를 했는지 등도 조사 대상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04 20:24:51[파이낸셜뉴스] 지난 1일 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9명을 숨지게 한 교통사고의 원인을 놓고 갈수록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와 감속페달(브레이크) 등을 비롯한 다른 증거를 종합해 결론을 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가해자가 브레이크를 밟은 증거가 나오지 않은 만큼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시청역 사고 현장에서 스키드마크는 발견되지 않았다. 스키드마크는 최대 감속도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정지할 때 도로 표면에 생기는 현상으로, 마찰력에 의해 타이어가 녹아서 남은 자국이다. 스키드마크는 급발진을 뒷받침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스키드마크가 없었다고 해서 급발진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스키드마크는 제동이 걸렸다는 증거인 만큼 오히려 가해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론적으로 스키드마크 여부만으로 급발진 인지 여부는 단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경일 교통 전문 변호사(법무법인 엘앤엘)는 "스키드마크는 브레이크가 작동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았음에도 차가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반면 "제조사는 스키드마크가 없다는 것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 수 없는 증거"라고 했다. 반면 브레이크 등을 비롯한 다른 증거들과 종합할 때 사고기록장치(EDR)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EDR을 분석해 운전자가 액셀을 강하게 밟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EDR을 깰 수 있는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법원은 EDR을 가지고 판단한다"며 "차량이 멈출 때를 제외하면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지 않았고, 블랙박스에서도 관련 진술이 없었다면 차에 오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도 EDR이 잘못됐다고 인정된 케이스가 없다"며 "블랙박스나 CCTV 영상의 프레임 수나 차선 길이 등을 분석해 나온 속도와 EDR을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크지 않다면 EDR을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일각에서 EDR 오류 의혹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오류라면 기록 자체가 되지 않는다. 기록이 반대로 저장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운전자 차모(68)씨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피의자를 조사한 경찰에 따르면 차씨는"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급발진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수집한 증거의 정밀분석을 의뢰했다. 감식 대상은 가해 차량의 자동차용 영상 EDR과 차량 내 블랙박스 영상, 호텔과 주변 상가 폐쇄회로(CC)TV 영상 6점 등이다. 전문가들은 급발진 사고는 원인 규명이 쉽지 않은 만큼 종합적인 판단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소방청, 경찰, 국과수 모두 EDR 등 차량 조사를 한다. 이후 제조사에 차량을 넘긴다"며 "복수의 기관에서 종합적으로 원인을 분석해 결과를 발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개인 재산인 차량에 대해서는 운전자가 원치 않을 경우 제조사에 차량을 보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7-04 18:35:22[파이낸셜뉴스] "사람 없는 데로 가야지 어떻게 이럴 수 있나요?" 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역 역주행 사고 현장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고 현장에는 남아 있는 두개의 가드레일 앞에 시민들이 놓고 간 국화꽃 수십송이와 소주병, 비타민음료 등이 쌓여 있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국화꽃과 추모 메시지가 담긴 종이를 멍하니 바라보며 탄식을 쏟아냈다. 손에 국화꽃, 술병을 들고 찾은 사람들은 묵념을 하거나 기도하기도 했다. 눈물을 참지 못하고 오열하는 시민도 보였다. 이틀째 이어진 시민 추모이날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끔찍한 사고가 났다며 안타까워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지인들과 현장을 방문한 김모씨(72)는 부서진 가드레일을 바라보며 "여기서 어떻게 시속 100㎞로 달릴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아까운 생명들이다. 너무 비통하다"고 토로했다. 인근에서 30년간 근무 후 퇴직했다는 이윤구씨(89)는 "은퇴 전까지 매일 다니던 길이다"라며 "오래 살았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사고는 처음 본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도 잠시 시간을 내 현장을 찾아 추모했다. 평소 다니던 길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시청 인근 시중은행 투자센터에서 근무하는 심희정씨(42)는 "(희생자와) 같은 은행원이다. 모르는 분이지만 감정 이입이 많이 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심씨는 "저도 아는 사람이 승진하면 모여서 축하하고 있었을 텐데 누구라도 이런 큰일을 겪을 거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식당이 모여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서 더 충격"이라고 강조했다. 인근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73) 역시 "시청역으로 출퇴근하면서 40년째 다니는 길이다. 아들 같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하늘로 갔다"며 현장을 한참 바라봤다. 희생자 가운데 서울시청 공무원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날 공무원 준비생들도 추모에 참여했다. 공무원을 준비 중인 김모씨(24)는 "지난주 서울시 공무원 시험을 쳤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 놀랐다"며 "집안에 공무원이 많아서 마음이 더욱 무겁다. (가해자가) 본인이 한 실수를 평생 뉘우치길 바란다"고 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의혹 제기도추모 분위기 속에 대형사고가 발생한 원인에 대한 의문도 이어졌다. 특히 가해 운전자가 주장하는 사고 원인인 급발진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촉구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김덕중씨(71)는 "급발진이라는 가해자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보행장비 측정 장비가 길에 나뒹굴고 있다. 경찰들이 현장을 보존하고 있어야 하는데 아무도 없다. 제대로 수사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현장에서 만난 최모씨(40)는 "경찰이 블랙박스 등 정보를 공개하고 신속하게 수사해 진실을 밝히는 게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예의"라며 "루머가 아닌 진실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급발진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수집한 증거의 정밀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감식 대상은 가해 차량의 자동차용 영상 사고기록장치(EDR·Event Data Recorder)과 차량 내 블랙박스 영상, 호텔과 주변 상가 폐쇄회로(CC)TV 영상 6점 등이다. EDR은 차량에 장착된 기록 장치로, 사고 직전 5초간 액셀과 감속페달(브레이크) 등의 작동 상황이 저장된다. 국과수의 EDR 정밀 감정은 통상 1~2개월가량 소요되지만,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최대한 빠른 진행을 요청했다고 한다. 한편 사고로 인한 부상자가 이날 1명 더 확인됐다. 이로써 이번 사고로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부상자는 사고로 사망한 시청 공무원 2명과 함께 식사한 동료인 것으로 파악됐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7-03 15:29:16[파이낸셜뉴스]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시청역 교통사고의 원인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경찰이 대응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수사 당국에서 초동 수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루머를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온라인에서는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다. 그중에는 운전자가 동승자인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고 차를 몰다 사고를 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퍼지기 시작했다. 차량 블랙박스에 아내와 싸우는 대화 내용이 담겼다는 것이다. 이에 경찰은 공식 자료를 통해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시청 교차로 교통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 결론이 나오지 않았으며,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로 사실 왜곡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유의 부탁드린다"고 했다. 당초 운전자 A씨가 68세 고령이라는 점에서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라는 추정이 제기되기도 했다. A씨가 호텔에서 나오면서 일방통행로를 역주행 방향으로 들어서면서 당황해 실수를 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A씨가 40년 경력의 무사고 운전자이고, 현재도 시내버스 기사로 일하는 '운전 베테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운전 미숙이 아닐 것이라는 추정도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A씨에 대한 음주 측정과 간이 마약 검사를 진행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숨진 사건을 두고도 사건 당시 온갖 루머가 빗발쳤다. '여야 국회의원이 이번 사건에 연루가 돼 있다' '교육청이 보도가 나가지 못하도록 엠바고를 걸고 있다' ' 보도를 막고 있다'는 식이다. 최근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에 대한 가짜뉴스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관련 루머가 빗발치자 전문가들은 수사 당국의 조속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보가 알려지지 않으면 음모론 같은 루머가 확산되는 경우는 당연하다"며 "경찰이 초동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이라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를 테면 블랙박스와 같은 정보는 초동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다"고 덧붙였다. 교통사고와 관련된 전문가들의 공식적 발언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공신력있는 정보 공급처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전파하지 않아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현대차 등 사건에 대해 제대로 언급할 수 있는 전문기관에서 급발진 등 루머에 대해 언급이 필요하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여러 말을 전하고 있어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김동규 기자
2024-07-03 11:46:18[파이낸셜뉴스] 시민 9명이 사망한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사고와 관련해 2일 가해차량의 블랙박스 내용에 대한 소문이 온라인상에 확산했다. 이에 경찰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사고 사실이 전해진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차량의 블랙박스에 운전자 A 씨(68)와 조수석에 탄 아내가 ‘호텔 출구에서부터 싸우는 내용이 블랙박스에 그대로 녹음됐다’는 것과, 이 대화가 돌진과 이어지는 사고를 일으켰다는 내용이 확산됐다. 이에 경찰은 2일 오후 6시 자료를 내고 공식적으로 이 내용을 부인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시청 교차로 교통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 결론이 나오지 않았으며,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로 사실 왜곡을 불러 일으키지 않도록 유의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해당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이 운전자는 현재 경기도 안산 소재 버스회사에 소속된 시내버스 기사로, 40여년 운전 경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번 사고로 갈비뼈 등을 다쳐 병원에 입원해있는 상태다. 경찰은 급발진 의혹에 대해 “추가 확인을 위해 차량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7-03 05:44:08[파이낸셜뉴스] 폭행 시비 등 각종 구설에 올랐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자 래퍼인 노엘(본명 장용준)이 재난지원금 대상자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SNS 게시물을 모두 삭제했다. 노엘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누리꾼들이 자신의 노래를 혹평하자 댓글을 캡쳐해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하며 "재난지원금 받으면 공중제비 도는 XX들이 인터넷에선 XX 센 척 하네"라는 글을 남겼다. 노엘의 발언에 대해 온라인에서는 노래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재난지원금 대상자를 비난하고 조롱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별 댓글도 아닌데 혼자 급발진해서 재난지원금까지 이야기 하냐", "매번 도가 지나치는데 아버지는 가만히 있는듯" 등 반응을 보이며 노엘의 언행을 비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노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모두를 삭제했다. 현재 그의 계정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지만 프로필 사진을 비롯한 모든 글이 내려간 상태다. 노엘은 그동안 수차례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지난 4월에는 "나를 까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열혈 지지층)"이라며 "대깨문은 사람이 아니다. 벌레다"라고 해 논란이 일었다. 2019년 9월에는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 알코올농도 0.12% 상태에서 운전하다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사고 직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해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노엘은 앞서 지난 2017년 Mnet '고등래퍼'에 출연해 장 의원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주목을 받았으나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으로 하차했다. 박지연 인턴기자
2021-09-14 07:40:00[파이낸셜뉴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측은 지난 3일 이재명 경기지사측이 오영훈 의원을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것에 대해 "이재명 캠프의 급발진, 또 무엇을 덮기 위한 책략인가"라고 질타했다. 이날 이낙연 캠프 이병훈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 캠프에서 같은 당 동료의원이자 이낙연 캠프 대변인인 오영훈 의원을 중앙당 선관위와 윤리감찰단에 신고했다고 밝혔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재명 캠프가 그 동안 자기 후보의 의혹은 다른 후보의 의혹 제기로 덮고 언론의 검증으로 궁지에 몰리면 더 센 네거티브를 던지는 식으로 대응해온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이재명 후보가 음주운전 전과가 더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오영훈 의원에게 급발진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질타했다. 특히 "오영훈 의원의 논평이 나간 뒤 이재명 후보가 직접 오영훈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대변인단과 조정했으면 좋겠다고 하고 다음 날 당에 신고했다니 더 씁쓸하다"며 "오영훈 의원에게 들이댄 잣대를 이재명 캠프에 들이대면 지금 당장 신고 대상에 오를 이름들이 족히 서너 명은 된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당에 요청드린다. 이재명 캠프 신고로 인한 지금 상황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주기를 바란다"며 "이 기회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업무추진비, 주유비 등의 사용내역을 당에서 직접 조사해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또 "경기도민의 혈세를 선거운동에 쓴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 뿐 아니라, 음주운전 전과 추가 의혹 까지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기회로 삼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선에서 덮는다 해도 본선에는 더 큰 검증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검증을 거쳐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본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1-08-04 12:21:17서울 한남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테슬라 차량이 벽과 충돌해 조수석에 타고 있던 차주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결과가 사고 원인의 결정적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급발진 의혹 등 차량결함, 대리기사와의 책임관계, 구조지연 등 산재한 법적쟁점이 국과수 감정과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일반 내연기관 차량이었다면 탑승자가 중·경상에 그쳤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테슬라 최상급 모델 차주가 사망한 이 사건은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량결함 입증될까··· 국과수 주목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9일 한남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테슬라X 롱레인지 사고와 관련해 대리기사 최모씨(59)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최씨는 "차량이 갑자기 제어되지 않았다"며 "문제될 만한 조작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이틀만인 11일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사고차량을 국과수에 입고하고 교통사고 감식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테슬라로부터 사고당시 차량 데이터를 제출받아 블랙박스 및 현장검증 결과 등과 비교분석해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에 나섰다. 국과수 감정은 차주 사망과 차량 손상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지게 될지 가르는 중요한 절차다. 차량의 결함이 인정되면 테슬라가 숨진 차주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반면 운전자 과실로 판명되거나 감식불가 판정이 나오면 실제 운전을 한 대리기사가 일부 책임을 질 수 있다. 테슬라는 이번 사고 외에도 급발진 논란이 꾸준히 불거져 왔다. 올해 초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집계한 테슬라 급발진 관련 민원은 120건이 넘는다. 이중 110건이 사고로 이어졌다. 소송까지 간 사건도 여럿이다. 배우 손지창씨가 2016년 9월 미국 LA 자택 차고에 모델X 차량을 주차하던 중 차량이 벽을 뚫고 거실로 들어가는 사고를 당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테슬라는 자체 데이터를 근거로 손씨가 가속페달을 100% 밟아 난 사고라고 주장했고, 손씨는 다른 피해자 6명과 함께 2016년 말 관할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후 테슬라가 손씨를 제외한 6명과 합의를 보며 집단 소송이 취하됐다. 손씨는 단독소송으로 전환했지만 지난해 소를 취하했다. 손씨는 이후 합의여부 및 차량에 대한 관련된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테슬라 사고가 잇따르며 테슬라 외부에서 사고관련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된 상태다. 캐나다 CDR트레이너와 독일 브로크만 엔지니어가 공동 개발한 EDR(사고기록분석장치)로, 테슬라 전용 장비가 외부에서 개발돼 상용화된 첫 사례다. 테슬라 차량 사고에도 테슬라 측이 제공한 사고기록으로는 차량결함이 인정된 사례가 없어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온 결과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테슬라 차량 사고 중 재판에서 급발진이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EDR을 활용할 수 있는 이번 국과수 감식이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는 이유다. ■사고시 개방 어려워··· 제조사 책임? 운전자과실이나 감식불가 판정이 나올 경우 대리기사 책임론이 불거질 여지도 있다. 대리기사가 명백하게 차량을 잘못 조작했다면 업무상 과실치사죄까지도 성립될 수 있다. 다만 판례가 검사가 운전자 과실이란 점을 엄격히 입증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명백한 근거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차량 특성을 이유로 구조작업이 늦어진 부분도 관심을 모은다. 당시 사고는 9일 오후 9시43분 발생했다. 소방서는 6분 만에 도착했다. 하지만 구조는 일반 차량에 비해 늦어졌다. 소방서는 차량 측면을 개방하는데 실패했고 앞문 유리창을 부수고 진입해 피해자를 구조했다. 피해자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단일배터리 전력으로 개폐가 이뤄져 배터리 문제가 발생할 경우 폐쇄되는 게 문제로 지적됐다. 손잡이가 차체에 감춰져 있다가 문을 열 때만 나오는 점도 구조를 어렵게 했다. 지난해 2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도 이런 이유로 출동한 소방관이 피해자를 구출하는데 실패한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들은 테슬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현 변호사(법무법인 세창)는 "바로 문을 따서 병원으로 이송했으면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다툼이 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기술적으로 보완될 필요는 있겠지만 모든 경우를 고려해 완벽하게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닌만큼 차량결함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0-12-20 17:5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