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4일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다행히 이스라엘과 이란의 확전이 아닌 휴전 협상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인 만큼, 향후 상황을 주시하기로 했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 임웅순 국가안보실 2차장과 정광용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불러 중동 상황과 대응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 박상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보고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12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과 국제사회 동향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고, 현재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범정부 비상대응체계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정부는 이 자리에서 재외국민 보호와 경제안보, 선박·항공 안전 문제에 초점을 맞춰 중동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박 문제의 경우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70%가 경유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 정부가 봉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대변인은 “해양수산부와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호르무즈 해협) 선박 안전 문제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대응 시나리오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여당은 앞으로의 중동 상황과 그에 따른 동아시아 영향에 대한 보고를 지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지명한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하면 공식적인 당정협의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에 필요한 보고를 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하자고 정부에 요청했고, 정부는 계속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며 “외교장관 지명자가 임명되는 등 정부가 구성되면 당정협의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핵심적인 문제인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대비는 이날 여당이 출범시킨 물가대책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당정협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당정이 기민하게 대응에 나선 건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중동 사태에 따른 경제안보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24~25일 예정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해수부, 국토부 등 관계부처의 새 수장들을 임명하기 전이라 안보실을 통해 대통령이 주도하는 상황이라서다. 한편 김병주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중동 사태와 별개로 각국 대사관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일련의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사관은 우리 정부의 설명을 충분히 받지 못한 상황이라 각국과의 외교를 고려해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5-06-24 17:01:57이란 의회가 22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미국의 자국 핵시설 공격에 대한 보복조치다. 봉쇄 최종 결정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한다.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재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변수가 남아있긴 하나 이란 의회의 봉쇄 의결만으로도 글로벌 충격은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 숱한 중동전쟁과 서방의 대이란 제재 국면에서 호르무즈 봉쇄 위협은 매번 등장했다. 하지만 전면 봉쇄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호르무즈 봉쇄 후폭풍을 이란 역시 모르는 바가 아니다. 이란 경제 전체가 호르무즈해협을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현지 언론을 통해 "호르무즈 봉쇄는 이란인들 입장에서 자살 행위"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지만 이번엔 다를 수 있다고 해외 기관들은 경고한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이어진 미국의 참전이 유례없는 일이어서 호르무즈해협이 어떤 형태로든 차단될 위험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향후 미국과 이란의 협상 전망은 물론 전쟁의 확전 가능성, 장기화 여부도 불확실하다. 우리로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주도면밀한 대응책을 세우는 것이 최선이다.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20%가 통과하는 원유 수송의 요충지다. 160㎞ 길이에 폭은 좁은 곳의 경우 50㎞에 불과하지만 페르시아만을 대양으로 이어주는 유일한 해로다. 지정학적 가치가 실로 막대하다.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 인도 등 주로 아시아 시장을 향한다. 정부와 코트라에 따르면 우리나라로 오는 중동산 원유 99%, 수입 원유 67%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호르무즈 봉쇄가 현실화되면 한국 경제는 말할 수 없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호르무즈 우회로를 서둘러 찾고 수입국 다각화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원자재 시장과 증시는 내내 요동쳤다.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가격은 23일 오전 3% 넘게 급등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 전과 비교하면 13% 올랐다. JP모건은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최근 상승 랠리를 보였던 코스피는 장중 3000선을 내줬다가 간신히 회복됐으나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안전자산 쏠림에 원·달러 환율은 1380원대로 급등했다. 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수출이다.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가뜩이나 불안한 수출 길이 중동전쟁 유탄까지 겹쳐 더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수출은 올 들어 5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 미만 감소에 그쳤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감소폭은 무려 4%에 육박한다. 중국 저가공습에 석유화학 업종이 특히나 맥을 못 췄고 트럼프 관세 직격탄을 맞은 철강·자동차의 수출부진도 심각했다. 이달 들어 자동차는 유럽 시장 호조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나 상반기 전체 수출 실적은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는 더 심각하다. 한국무역협회는 13대 주력품목 중 9개 품목에서 하반기 수출 감소를 점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5% 이상, 자동차는 7%나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동전쟁 악화로 이보다 더 못한 성적이 될 여지도 없지 않다. 정부는 물샐틈없는 대응으로 경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다.
2025-06-23 18:54:41미국이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폭격한 뒤 미국과 이란이 날 선 반응을 교환하면서 중동전쟁의 확전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은 이란의 정권교체를 언급했고, 이란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폭격 후 첫 반응으로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유가는 소폭 상승했고 아시아 금융시장은 장초반 출렁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정권교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게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지만 현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왜 정권교체가 없겠느냐"고 적었다. 그는 전날만 해도 "정권교체를 노린 공격은 아니다"라며 애써 확전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이란에 강온양면 작전을 펴며 상황통제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교체까지 거론했지만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ABC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 핵 프로그램과 전쟁하고 있다"며 "정권교체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핵 무기를 만들고 보복공격을 하면 무력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격 후 "지금은 평화의 시간이다"라는 글을 올리고 미국 관료들이 긴장완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에 달려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선택에 따라 전쟁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메네이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시오니스트 적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엄청난 범죄를 자행했다"면서 "응징당해야 하고 지금 응징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오니스트는 이스라엘을 지칭하며,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최종 결정권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있지만, 봉쇄 가능성이 예전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석유 해상운송량의 25%, 액화천연가스(LNG)의 20%가 지나는 핵심 길목이다. 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한국시간 오후 2시 기준 배럴당 76.47달러로 1% 남짓 상승했다. 개장 직후는 배럴당 81달러까지 상승했었다. 아시아 증시는 장 초반 하락했지만 대부분 약보합 상태로 마무리했다. 코스피지수는 개인 순매수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7.37p(0.24%) 하락한 3014.47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전장 대비 0.98% 하락한 2992.20에 출발했다. 일본의 닛케이225 역시 전장 대비 0.13% 떨어진 3만8354.09로 마감했다. 다만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위험자산이 크게 위축되자 원·달러 환율은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7원 오른 1384.3원에 거래를 마쳤다. 1387.2원에 마감한 지난 5월 22일 이후 한 달 만에 최고치다. pride@fnnews.com 이병철 박지연 기자
2025-06-23 18:47:15[파이낸셜뉴스]미국은 자국의 이란 폭격을 비난하는 중국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과 관련해 '역할'을 하라고 압박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베이징의 중국 정부가 그들(이란)에게 연락했으면 한다. 중국은 석유 조달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해협 봉쇄에 대해 “미국 경제보다 다른 국가들의 경제를 더 많이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핵시설로 미국 등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은 석유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이 바다로 수입하는 물량의 약 절반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미국 원자재 시장조사기업 케플러에 의하면 이란은 지난해 기준 일평균 330만배럴을 생산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3번째로 많은 석유를 생산했다. 지난달에는 일평균 184만배럴을 수출했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이 약 33㎞인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의 입구로 이란, 이라크 및 주요 중동 산유국의 석유 및 천연가스 수송로로 쓰인다.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컨설팅업체 래피단 에너지에 따르면, 이란이 기뢰나 기타 군사력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을 봉쇄할 경우 현재 배럴당 70달러 후반인 유가가 100달러를 넘길 수 있다. 지난 13일부터 이스라엘과 원거리 교전 중인 이란은 미국이 21일 이스라엘을 도와 이란 내 핵시설 3곳을 폭격하자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 의회는 22일 미국의 폭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의 허가도 나와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케플러의 매트 스미스 수석 석유 분석가는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는 것은 “자해 행위”라며 이란의 핵심 수입원인 중국행 석유 수출이 함께 막힌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도 이뤄질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외교 사령탑인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오로지 이란의 핵개발 능력 무력화를 원할 뿐이라며 출루를 제시했다. 그는 "이란이 외교의 길을 택한다면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여지를 둔 상황이다. 루비오 장관은 22일 미국 CBS방송에 출연해 전날 공습의 목적이 이란 정권 교체가 아니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그는 "이는 이란 국민과 세계 모두에 좋은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과 2차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푸총 유엔 주재 대사는 22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 회의에서 미국의 폭격을 비난했다. 그는 "미국은 국제법뿐만 아니라 이란의 주권, 안보, 영토 보전이라는 유엔 헌장을 위반하는 동시에 중동 긴장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국제 핵 비확산 체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6-23 09:34:04【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경고하고 나섰다. 이란이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서다.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차단 가능성을 경고한 것은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은 없지만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높아져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기 위해 선박을 공격하거나 어뢰를 설치할 수 있다. 이란은 잠수부들이 목표 선박 선체에 직접 부착하는 방식의 '림펫 기뢰'나 부력과 중력을 이용해 수면 바로 아래에 있다 접촉 시 폭발하는 '계류 기뢰', 해저에 가라앉아 있다가 목표물이 접근하면 부상해 폭발하는 최신식 '침저기뢰' 등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리적 특성상 이란이 봉쇄 작전을 펼치기에 상대적으로 쉽다. 또 호르무즈 해협은 수심이 비교적 얕아 대형 유조선이 지나갈 수 있는 해로가 한정돼 있다. 이런 대형 선박은 대부분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한다는 점에서 이란이 사실상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 특히 얕은 수심으로 인해 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기뢰 공격에 취약할 수 있으며, 이란 해안선에 근접해 있어 미사일 공격이나 소형 순찰정, 헬기 공격에 쉽게 노출될 수도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해 원유 공급 위기를 조장해 원유 가격을 급등시키고 글로벌 주식 시장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하루 2000만 배럴의 원유, 즉 전 세계 소비량의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때문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원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이것이 전쟁이 아닌 하나의 외교 카드가 될 수 있어서다. 중동 산유국들이 미국과 이란의 외교적 해결을 중재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 미국과의 대화 창구가 열리면 이란은 정권을 유지하고 자국 국민들에게 미국이 타협을 원했다며 적당히 현 상황을 무마시킬 수도 있다. 美 "이란 봉쇄 대응 다양한 카드 있어" 반대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이는 미국이 더 강하게 이란을 공격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때문에 JP모건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면 미국이 이를 미국에 대한 전쟁 선포로 간주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란의 경제적 자살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란이 생산하는 원유 대부분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된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세 번째로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다. 하루 330만 배럴을 생산하고 이 중 최소 160만 배럴을 수출한다. 이중 약 80%는 중국에 판매한다. 또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미국 경제보다 다른 국가들의 경제에 훨씬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다"고 설명했다. E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하루 약 50만 배럴의 원유 및 액화가스를 수입했다. 이는 미국 전체 석유 소비량의 2% 수준에 불과하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려는 시도를 할 경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해군 제5함대가 대표적이다. 미 해군 제5함대는 바레인에 주둔하며 페르시아만 등 주변해역에 대한 미국의 안보와 해상 무역 보호 작전을 맡고 있다. 전문가들도 미 해군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이를 신속히 제압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에너지 자문관 출신인 라피단 에너지의 창립자 밥 맥널리는 "미국은 결국 승리할 것"이라면서도 "쉬운 승리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5-06-23 07:02:4121일(현지시간)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란이 모든 선택지를 꺼내 대응한다며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반격을 위해 중동 내 미군기지 공격 및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란, 美 공습 피해 미미 주장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란 원자력청(AEOI)은 22일 발표에서 자국 내 포르도와 이스파한,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들이 공격받았다고 밝혔다. AEOI는 "적들의 사악한 음모가 핵 순교자들의 피로 이뤄진 이 국가 산업(핵) 발전의 길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위대한 이란 국민에게 확언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이란의 평화적 핵시설을 공격함으로써 유엔헌장, 국제법,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적었다. 아라그치는 이번 공습이 "영원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란은 주권·이익·국민을 수호하기 위한 모든 선택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메흐디 모하마디 이란 국회의장 보좌관은 이날 X에 "이란은 며칠 동안 포르도 시설에 대한 공격을 예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핵시설을 대피시켰으며, 오늘 공격으로 인한 회복 불가능한 피해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란 국회의 모하마드 마난 라이시 의원도 같은 날 현지 파르스통신을 통해 포르도 시설이 심각한 손상을 입지 않았으며, 피해는 대부분 "지상 부분에 국한돼 복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AEOI 산하 원자력안전센터는 이날 공격받은 핵시설 주변에 "오염 흔적이 기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시설 3곳에서 공격 이후 방사능 수치가 늘어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자력 당국 또한 미국의 공격 이후 아랍 및 걸프 지역에서 방사능 영향이 감지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호르무즈 폐쇄, 중동 美 기지 공격 전망이란은 일단 22일 이스라엘을 향해 새로운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란 국영 IRIB방송은 22일 보도에서 중동 지역 내 미군 기지를 언급하고 "역내 모든 미국 시민과 군인은 이제부터 합법적인 표적"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란 신문 '카이한'의 편집국장이자 이란 최고지도자의 고문 활동을 하는 호세인 샤기아트마다리는 바레인에 주둔한 미국 함대를 공격하고, 서방 선박의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나는 중요한 국제 에너지 무역로다. 지난달부터 미국과 휴전 중이던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조직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 이후 휴전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이란이 미국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지는 않는다고 예측했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카림 사드자드푸르 선임 연구원은 X에 "이란의 보복옵션 중 상당수는 자살폭탄 테러와 같은 전략적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은 미국 대사관과 기지를 공격하고, 페르시아만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고,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투하하고,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투하할 수 있지만, 정권은 그 역풍을 견뎌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적었다. 다른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너선 파니코프 중동안보연구원은 미국 매체들을 통해 이란이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해 제한적인 피해를 가하고, 이란 국민에게 미국에 보복했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6-22 18:30:22[파이낸셜뉴스] 이란에서 3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폭탄테러가 국제유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전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하마스 서열 2위 지도자가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의심되는 테러로 사망한 뒤 곧바로 이란의 해외 무장단체 지원 책임자였던 카셈 솔레이마니 추도 4주기 기념식장 인근에서 폭탄 2발이 잇달아 터져 최소 95명이 사망했다. 아직 그 배후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이스라엘이 개입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전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동맹국들에 이번 폭탄테러와 이스라엘은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는 이란이 개입할 경우 현재 홍해항로가 위협받는 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물류 차질이 불거질 수 있다면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틀어쥘 경우 유가 급등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해협 호르무즈해협은 홍해 바로 옆의 해협으로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해협이다. 아라비아반도 왼쪽이 홍해, 오른쪽이 호르무즈해협이다. 호르무즈해협은 가장 폭이 좁은 곳이 약 21해리(약 39㎞)에 불과하다.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봉쇄가 가능하다. CBNC에 따르면 유명 석유애널리스트인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츠 상품전략책임자는 분석노트에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될 경우 홍해 봉쇄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석유공급이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고 경고했다. 크로프트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의 하루 석유운송 규모는 지난해 평균 1500만배럴에 이른다. 후티반군의 위협으로 차질을 빚는 홍해를 통해 운반되는 하루 물량 300만배럴의 5배 규모다. 크로프트는 분석노트에서 "이란이 이번 전쟁에 깊숙히 개입하면 역내 에너지 공급 위협이 극적으로 고조된다"면서 "이란은 대규모 석유자원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호르무즈해협 항해를 파국으로 이끌 능력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대통령이 2019년 경제제재를 가하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유조선들을 공격했던 점을 지적했다. 크로프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호르무즈해협에서 어떤 행동이라도 취해지면 이는 유가에 즉각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개입 우려 이란이 전쟁에 개입할 위험성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란의 해외 무장단체 지원을 책임지다 2020년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이라크에서 사망한 솔레이마니 추도식장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했다는 점이 갖는 상징성이 크다. 이란이 중동지역 무장단체를 지원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배후일 가능성도 있다. 확전을 꺼리는 미국과 달리 이스라엘은 사실상 이미 확전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CNN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달 이스라엘이 '여러 경기장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서 이란을 포함해 7개 경기장에서 공격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미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2일 드론 공격을 통해 베이루트에서 하마스 고위 간부를 암살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다만 이란에서는 아직 이스라엘이 이번 폭탄테러의 배후라는 말이 나오지 않고 있다. 헤즈볼라가 하마스 간부 암살 뒤 곧바로 이스라엘 소행이라고 주장한 것과 다르다. 다른 배후가 있을 가능성도 있고, 이란이 확전을 주저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번 테러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폭탄테러 배후가 누구인지 조사가 이뤄지면서 국제유가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핵심 유전지대 시위 소식에 1.8% 하락하던 국제유가는 이란 폭탄테러 소식뒤 상승폭이 3%대로 확대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1-04 04:09:06이란 핵합의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에 전 세계 원유시장이 초긴장 상태다. 미국과 이란이 상대방에게 최대 타격을 줄 수 있는 카드로 '이란산 원유수출 완전 봉쇄'와 '호르무즈해협 봉쇄'라는 카드를 각각 내밀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역대급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란 경제의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인 원유수출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 세계 각국이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이란은 "사자의 꼬리를 갖고 놀지 말라"고 격분하며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대추야자'라는 뜻의 호르무즈해협은 경제·군사적 요충지다. 오만만과 페르시아만을 잇는 바닷길로 중동 주요 산유국이 아시아·유럽 쪽에 원유를 수출하는 길목이다. 원유 통과 5대 전략지점(호르무즈해협, 바브엘만데브해협, 말라카해협, 수에즈운하, 파나마운하) 중 가장 중요한 지점으로 꼽힌다. 가장 좁은 구간의 폭이 54㎞에 불과한 이곳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30%,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한다. 원유 분석업체인 보텍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평균 1720만배럴의 원유가 이 해협을 오갔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 규모가 1740만배럴로 늘어났다. 이 해협이 봉쇄될 경우 걸프 산유국 전역에 타격이 예상된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우회 공급로인 페트로라인을 이용할 수 있지만 최대 480만배럴의 용량만 가능하다. 지난 6월 기준 수출량이 하루 평균 720만배럴이었음을 감안할 때 약 240만배럴의 원유수출이 중단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우회로인 아부다비 원유 파이프라인 역시 최대 용량이 150만배럴 정도밖에 안된다. 천연가스 생산부국인 카타르는 액화천연가스(LNG) 거의 전량을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수출하기 때문에 해협 봉쇄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국가 경제에 치명적이다. 미국의 군사전략 차원에서도 호르무즈해협은 중요하다. 미국의 대중동 군사전략 관련 전진기지인 카타르 도하의 미 중부군 현지 사령부와 바레인 마나마에 주둔하는 제5함대가 페르시아만 내에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주둔 미군이 철수한 이후 이란이 대이라크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유사시 페르시아만 내 미군이 접근하려면 이 길목이 확보돼야 한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이란이 미국의 제재에 맞서 선택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공세적 카드이지만 그리 쉽게 쓸 수 있는 카드도 아니다. 자국의 '생명줄'을 끊는 자살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프리 캠프와 존 앨런 게이가 공동집필한 책 '이란과의 전쟁:정치, 군사, 경제적 결과'에 따르면 이란 수출의 85%가 호르무즈해협을 지난다. 미국이 이란 원유 수출을 완전 봉쇄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수출길이 막힌다면 이미 줄어든 외환보유고로 버텨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도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 카드를 슬며시 꺼낸 데는 원유공급 감축 우려를 부추겨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국제여론을 조성해 미국의 갈등 확산을 멈추게 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벌써 중국과 유럽연합(EU), 인도는 미국의 협조요청에도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터키도 이란산 천연가스를 계속 수입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반면 미국의 기대대로 이란에 진출했던 기업들은 하나둘 발을 빼고 있다. 현재까지 푸조와 르노 등 50여개 기업이 이란과 거래중단 의사를 밝혔다. 독일 지멘스도 모든 신규 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이란의 수싸움이 대화로 끝날지, 더 극심한 긴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국제부 기자
2018-08-10 17:17:20이란핵합의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에 전세계 원유시장이 초긴장 상태다. 미국과 이란이 상대방에게 최대 타격을 줄 수 있는 카드로 '이란산 원유수출 완전 봉쇄'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카드를 각각 내밀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역대급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란 경제의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인 원유수출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 전세계 각국이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이란은 "사자의 꼬리를 갖고 놀지 말라"고 격분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대추야자'라는 뜻의 호르무즈 해협은 경제·군사적으로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오만 만과 페르시아 만을 잇는 바닷길로 중동 주요 산유국이 아시아·유럽 쪽에 원유를 수출하는 길목이다. 원유 통과 5대 전략 지점(호르무즈, 바브알 만데브 해협, 말라카 해협, 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 중 가장 중요한 지점으로 꼽힌다. 가장 좁은 구간의 폭이 54㎞에 불과한 이 곳은 전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30%, 전세계 원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한다. 원유 분석업체 보텍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평균 1720만배럴의 원유가 이 해협을 오갔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 규모가 1740만배럴로 늘어났다. 이 해협이 봉쇄될 경우 걸프 산유국 전역에 타격이 예상된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우회 공급로인 페트로라인을 이용할 수 있지만 최대 480만배럴의 용량만 가능하다. 지난 6월 기준 수출량이 하루 평균 720만배럴이었음을 감안할 때 약 240만배럴 분량의 원유수출이 중단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우회로인 아부다비원유파이프라인 역시 최대 용량이 150만배럴 정도밖에 안된다. 천연가스 생산부국인 카타르는 액화천연가스(LNG) 거의 전량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하기 때문에 해협 봉쇄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국가 경제에 치명적이다. 미국의 군사전략 차원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은 중요하다. 미국의 대중동 군사전략 관련 전진기지인 카타르 도하의 미 중부군 현지사령부와 바레인 마나마에 주둔하는 제5함대가 페르시아 만 내에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이후 이란이 대이라크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사시 페르시아 만 내 미군이 접근하려면 이 길목이 확보돼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이 미국의 제재에 맞서 선택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공세적 카드지만 그리 쉽게 쓸 수 있는 카드도 아니다. 자국의 '생명줄'을 끊는 자살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프리 캠프와 존 앨런 게이가 공동 집필한 책 '이란과의 전쟁: 정치, 군사, 경제적 결과'에 따르면 이란 수출의 85%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미국이 이란 원유 수출을 완전 봉쇄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수출길이 막힌다면 이미 줄어든 외환보유고로 버텨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슬며시 꺼낸데는 원유공급 감축 우려를 부추겨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국제 여론을 조성해 미국의 갈등확산을 멈추게 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벌써 중국과 유럽연합(EU), 인도는 미국의 협조 요청에도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터키도 이란산 천연가스를 계속 수입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반면 미국의 기대 대로 이란에 진출했던 기업들은 하나둘 발을 빼고 있다. 현재까지 푸조와 르노 등 50여 개 기업들이 이란과 거래 중단 의사를 밝혔다. 독일 지멘스도 모든 신규 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이란의 수싸움이 대화로 끝날지, 더 극심한 긴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18-08-10 15:50:03【 서울·워싱턴=송경재 기자 장도선 특파원】 유가가 올해 상반기 20% 넘게 오르면서 유가 상승으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CNBC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앞서 다섯차례 미국 경기침체 모두 유가 상승에 뒤이어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유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경기가 침체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달 초 투자회사 샌포드 C 번스타인은 유가가 향후 몇 년에 걸쳐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날 유명 석유애널리스트이자 에너지헤지펀드 어겐캐피털의 파트너 존 킬더프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유가가 사상 최고치,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지난 주말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위협하고, 이에 맞서 미국이 이란에 전쟁을 시사하고 나서는 등 양측의 갈등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페르시아만 입구인 호르무즈해협은 국제 원유 수송에서 가장 중요한 항로로 꼽힌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위기시작은 이란이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위협했다. 오는 8월 6일 1차 경제제재, 180일 뒤인 11월 4일 2차 경제제재를 앞두고 경제난으로 이란 민심이 요동치자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도 로하니 대통령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견해를 지지했다. 이란의 반발에 미국도 전쟁 경고로 맞대응에 나섰다. 킬더프는 우선 이란 석유금수가 시작되면 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향해 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이 11월 4일 발효되는 이란 석유금수와 관련해 사안별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는 있지만 예외 적용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어서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란이 실제로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나서거나, 아니면 해협 봉쇄로 미국과 이란이 무력충돌하게 되면 이 같은 전망은 휴지조각이 된다. 킬더프는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수차례 이어지거나 아니면 어떤 식으로든 상황이 악화되거나 군사적 충돌이 빚어지면 유가에 고삐가 풀릴 것"이라면서 "유가는 하늘로 치솟게 돼 150달러나 200달러 어떤 가격도 가능해진다"고 우려했다. ■"유가상승, 경기침체 초래"이런 가운데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가파른 유가상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모든 경기침체를 불러왔다"는 의견을 내놨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2020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올해 유가가 치솟기 전 28%에서 34%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이코노믹 아웃룩그룹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버나드 바우몰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125달러, 150달러가 되면 심각한 고통 한계점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글로벌 성장이 후퇴할 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중대한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셰일유 생산 증가로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뉴욕시간으로 오후에 소폭 하락해 미국산 원유가 배럴당 68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73달러 선에 거래됐다. dympna@fnnews.com
2018-07-24 17:1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