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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무기 포기 안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도 [트럼프, 중동전 개입]

"美 공습 피해 미미… 복구 가능"
이란,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하고
중동내 미군기지 등 반격 예고
"원유 수송로 막힐까" 전세계 촉각

이란 "핵무기 포기 안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도 [트럼프, 중동전 개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란 핵시설 3곳에 대한 공격을 알리는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왼쪽)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오른쪽 두번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석한 채 이를 경청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 "핵무기 포기 안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도 [트럼프, 중동전 개입]
21일(현지시간)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란이 모든 선택지를 꺼내 대응한다며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반격을 위해 중동 내 미군기지 공격 및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란, 美 공습 피해 미미 주장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란 원자력청(AEOI)은 22일 발표에서 자국 내 포르도와 이스파한,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들이 공격받았다고 밝혔다. AEOI는 "적들의 사악한 음모가 핵 순교자들의 피로 이뤄진 이 국가 산업(핵) 발전의 길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위대한 이란 국민에게 확언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이란의 평화적 핵시설을 공격함으로써 유엔헌장, 국제법,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적었다. 아라그치는 이번 공습이 "영원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란은 주권·이익·국민을 수호하기 위한 모든 선택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메흐디 모하마디 이란 국회의장 보좌관은 이날 X에 "이란은 며칠 동안 포르도 시설에 대한 공격을 예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핵시설을 대피시켰으며, 오늘 공격으로 인한 회복 불가능한 피해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란 국회의 모하마드 마난 라이시 의원도 같은 날 현지 파르스통신을 통해 포르도 시설이 심각한 손상을 입지 않았으며, 피해는 대부분 "지상 부분에 국한돼 복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AEOI 산하 원자력안전센터는 이날 공격받은 핵시설 주변에 "오염 흔적이 기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시설 3곳에서 공격 이후 방사능 수치가 늘어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자력 당국 또한 미국의 공격 이후 아랍 및 걸프 지역에서 방사능 영향이 감지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호르무즈 폐쇄, 중동 美 기지 공격 전망

이란은 일단 22일 이스라엘을 향해 새로운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란 국영 IRIB방송은 22일 보도에서 중동 지역 내 미군 기지를 언급하고 "역내 모든 미국 시민과 군인은 이제부터 합법적인 표적"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란 신문 '카이한'의 편집국장이자 이란 최고지도자의 고문 활동을 하는 호세인 샤기아트마다리는 바레인에 주둔한 미국 함대를 공격하고, 서방 선박의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나는 중요한 국제 에너지 무역로다. 지난달부터 미국과 휴전 중이던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조직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 이후 휴전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이란이 미국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지는 않는다고 예측했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카림 사드자드푸르 선임 연구원은 X에 "이란의 보복옵션 중 상당수는 자살폭탄 테러와 같은 전략적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은 미국 대사관과 기지를 공격하고, 페르시아만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고,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투하하고,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투하할 수 있지만, 정권은 그 역풍을 견뎌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적었다. 다른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너선 파니코프 중동안보연구원은 미국 매체들을 통해 이란이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해 제한적인 피해를 가하고, 이란 국민에게 미국에 보복했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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