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틱톡 등 SNS에서 확산한 ‘크로밍 챌린지’를 시도했던 미국의 한 10대 소녀가 뇌사 상태에 빠진 뒤 결국 숨졌다. 11일 미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레나 오루크(19)는 스프레이를 흡입하는 '크로밍 챌린지'를 시도했다가 쓰러져 일주일 넘게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뇌사 원인, 흡입제 남용으로 인한 돌연사 증후군 레나는 지난달 스프레이 형태의 키보드 세척제를 흡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키보드 세척용 스프레이를 살 때는 신분증도 필요 없고, 가격도 저렴하다. 아이들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 이건 냄새도 안 나서 약물 검사로 알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스프레이를 흡입하는 이 챌린지는 2023년께부터 틱톡 등에서 유행하면서 10대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스프레이를 코나 입으로 흡입하면 스프레이에 든 휘발성 물질로 인해 환각 증상에 빠지게 되는데, 이 같은 모습을 SNS에 올려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챌린지에 참여하는 10대들이 늘고 있다. 탈취제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 학생들이 챌린지에 사용하는 스프레이는 땀냄새를 없애주는 데오드란트 등 일상생활에서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학생들이 올린 챌린지 영상을 보면 이들은 자동차 운전석, 대중교통 안, 방안 등 다양한 장소에서 스프레이를 코나 입으로 흡입한다. 곧 몸을 가누기 어려운 듯 몸을 흔들거린다. 차 안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던 한 학생은 흥분한 목소리로 한손에 스프레이를 든 채 “이게 겨우 3달러다. 메스(필로폰)만큼 세다”고 말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크로밍 챌린지를 하다가 아산화질소, 포름알데히드 등을 반복적으로 흡입하면 환각에 빠지는 건 물론 메스꺼움과 구토, 발작, 나아가 신장 및 간 기능 장애와 뇌 손상, 언어장애 등에 이르게 된다고 경고한다. 美, 매년 200여명 청소년 사망 미 국립보건원 산하 약물남용연구소에 따르면 스프레이 흡입으로 매년 2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사망하고 있다. 2023년 호주의 13세 소녀가 지난 3월31일 크로밍 챌린지에 참여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이 소녀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뇌가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다. 결국 이 소녀는 크로밍 챌린지를 시도한 지 8일 뒤 사망했다. 작년에는 영국의 11세 소년이 독성 물질을 흡입했다가 세상을 떠났다. 2019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16세 소년 2명도 이 챌린지에 참여했다가 사망했다. 미국 가정의학과 전문의 토머스 호로위츠 박사는 "유해성분이 든 스프레이 액체가 코와 폐, 기도에 직접 닿으면 (뇌와 장기가) 크게 손상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애리조나주의 메디컬센터 중환자실 책임자인 랜디 와이스먼 박사는 "불안과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크로밍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며 "환각에 빠지게 되면 일시적인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만 단 몇 분일 뿐이다"고 했다. 이어 "가스 속 화학물질을 흡입하면 실제로 폐와 신체의 나머지 부분에 있는 산소를 대체해 심부전, 간부전, 폐질환 등 즉각적으로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나의 부모는 "딸은 유명해지고 싶어 했다"며 "이런 식으로 이름이 알려질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품들을 자녀가 남용하지 않도록 아이들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거나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6-11 06:22:03[파이낸셜뉴스] 순간을 표현하는데 다양하게 쓰이던 이모티콘이 세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면서 잘못된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만큼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가령 대표적인 이모티콘인 '스마일' 이모티콘은 밀레니얼 세대와 그보다 나이 많은 세대에게 그저 행복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사용됐다면, Z세대(1997년~2006년 태어난 세대)들에겐 냉소나 아이러니를 상징했다. 뉴욕포스트,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디지털 기술과 함께 자란 '디지털 원주민' 세대에게 이모티콘은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기성 세대에게 친근하고 익숙하게 쓰이던 기본 이모티콘은 10대들에게 혐오의 표현이나 마약을 지칭하는 은어로 사용되고 있었다. 미국 가족 지원 단체 지원 사이트 ‘포 워킹 페런트(For Working Parents)’의 창립자 아밋 칼리는 “10대들이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기본 이모티콘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뜻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뉴욕포스트는 노란색의 웃는 얼굴을 한 '스마일' 이모티콘은 30세 이하에겐 완전히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짚었다. 상대를 무시하거나 노골적으로 비꼬는 의미로 사용돼 상대에게 해당 이모티콘을 보낼 경우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 브루클린의 한 미디어 업체에서 일하는 21세의 하피자트 비시의 경험을 통해 30대층에선 기본 이모티콘을 행복하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반면 10대와 20대 초반의 연령대 사이에선 해당 이모티콘이 상대가 자신을 가르치려 드는 듯한 공격적인 의미로 해석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비시는 입사 당시 동료들로부터 웃는 표정의 기본 이모티콘을 받고 당황했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무시당하는 느낌이었다. 진심 어린 미소가 아니라, 곁눈질하는 듯한 의미로 보였다”며 “상대 동료들이 나이가 많다는 걸 감안해야 했다. 나는 이 이모지를 비꼬는 의미로 쓴다”고 WSJ에 말했다. 스마일 이모티콘 외에도 세대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는 이모티콘은 또 있었다. 데일리메일은 '반짝임'이나 '엄지척' 이모티콘을 기성 세대는 감사나 기쁨 등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데 사용했다면 Z세대는 냉소적인 어조로 활용했다. 이모티콘 사용을 연구하는 언어학자들도 이모티콘의 새로운 의미가 나이 많은 사용자가 알지 못하는 속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예시로 든 게 '해골' 이모티콘이었다. 기성 세대는 '해골' 이모티콘을 문자 그대로 죽음의 상징으로 보거나 운동 후 '죽을 정도로 피곤함'과 같이 비유적인 표현에 썼다면 어린 사용자에게 해골은 '나는 죽었다'는 속뜻을 현재 상황과 함께 사용했다. 만약 웃긴 것을 발견했다면 '웃다가 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디지털 바디랭귀지: 거리와 상관없이 신뢰와 연결을 구축하는 법’의 저자 에리카 다완은 “30세 이상은 기본 이모티콘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지만, 디지털 네이티브(원주민)인 Z세대에는 해당 이모티콘을 완전히 다른 의미 체계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5-19 08:00:47'지금우리'는 지난 2022년 3월 출시한 고등학교 기반 익명 커뮤니티 앱 서비스다. 앱 출시 1년만인 지난해 3월 앱 다운로드 수가 1만건을 넘어섰으며, 같은 해 연말 4배인 4만건을 돌파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현재는 전국 2047개 고등학교 학생이 가입돼 있으며 국내 최대 10대 커뮤니티로 성장 중이다. 인덱스핑거는 빠른 성장 속에 지난해 3월 청년창업사관학교 경기북부센터에 최종합격한 뒤 같은 해 국내 1위, 최다 투자 전문 액셀러레이터인 씨엔티테크로부터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지난 2021년 설립해 '지금우리'를 출시한 송준석 인덱스핑거 대표(사진)는 7일 "취향과 재능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모두가 입시에만 매몰되어 있는 상황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비극이고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일찍부터 발견한다면 우리 사회 행복의 합뿐 아니라 부의 총량도 늘어날 것을 확신해 창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10대들의 블라인드 '지금우리'지금우리는 'Z세대 소통'에 초점을 맞춘 게시판형 서비스이다. 이 때문에 입시 정보만 가득한 경쟁사의 앱과 다르다. 송 대표는 "광고 수익에 치중된 경쟁사의 다른 고등학생 관련 앱과 달리 지금우리는 10대 수요를 파악하고자 하는 기업과의 협력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학교와 지역 단위의 학습이 아닌 취향과 관심사에 기반한 소통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가입 절차도 간단하다. 학생증 인증만 이뤄지면 우리 학교와 우리 동네 친구끼리만 소통할 수 있는 익명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다. 지금우리는 게시판을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에브리타임, 직장인의 블라인드와 같이 10대 전용 익명 서비스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유의미한 수치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활성 사용자 1일 평균 앱내 체류시간이 34분56초에 달하며 이는 일평균 37분12초, 44분24초에 달하는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근접한다. ■10대들의 일자리·심리 책임인덱스핑거는 10대들의 안전한 일자리 찾기와 안정적인 심리상담 분야로 확장을 준비중이다. 송 대표는 "'지금우리'는 청소년 아르바이트생들을 포함한 1020 Z세대가 학교와 동네 단위로 입시와 학습이 아닌 취향과 재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며 "필요에 따라 자신에게 잘 맞는 최적의 일자리를 구해 적성도 발굴할 수 있는 앱 서비스로 진화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지금우리는 약 4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으며 게시글과 댓글 등 유저 활동 지표는 70만 건에 달한다. 올해 청년창업사관학교 지원 사업의 수혜를 입으며 앱 내에 오픈 채팅과 아르바이트 채용 기능을 추가한 이후에 이러한 유저 활동 지표가 한 분기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지금우리 채용 베타 버전을 통해 HR시장에 큰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캐치했고, 지난 11월 중순 고도화된 정식 버전 출시 이후 불과 보름 만에 앱 내에 2000건이 넘는 이력서가 접수된 바 있다. 현재 10대 청소년 알바 수요는 매년 3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최저 시급 미지급 35%, 근로계약서 미작성 62% 등 10대들의 안전한 일자리를 보장해주는 곳은 없다. 송 대표는 "HR시장 진입 초기인 만큼 우선은 아르바이트 매칭 모델에 온 힘을 다해 커뮤니티 내 소통과 일자리 매칭을 최대한 활성화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며 "이후에는 국내 인접 시장으로의 확장 진출하고 커뮤니티 내 청소년 심리 상담을 비롯한 여러 신사업 후보군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4-01-07 18:08:44[파이낸셜뉴스] '지금우리'는 지난 2022년 3월 출시한 고등학교 기반 익명 커뮤니티 앱 서비스다. 앱 출시 1년만인 지난해 3월 앱 다운로드 수가 1만건을 넘어섰으며, 같은 해 연말 4배인 4만건을 돌파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현재는 전국 2047개 고등학교 학생이 가입돼 있으며 국내 최대 10대 커뮤니티로 성장 중이다. 인덱스핑거는 빠른 성장 속에 지난해 3월 청년창업사관학교 경기북부센터에 최종합격한 뒤 같은 해 국내 1위, 최다 투자 전문 액셀러레이터인 씨엔티테크로부터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지난 2021년 설립해 '지금우리'를 출시한 송준석 인덱스핑거 대표( 사진)는 7일 "취향과 재능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모두가 입시에만 매몰되어 있는 상황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비극이고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일찍부터 발견한다면 우리 사회 행복의 합뿐 아니라 부의 총량도 늘어날 것을 확신해 창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10대들의 블라인드 '지금우리' 지금우리는 'Z세대 소통'에 초점을 맞춘 게시판형 서비스이다. 이 때문에 입시 정보만 가득한 경쟁사의 앱과 다르다. 송 대표는 "광고 수익에 치중된 경쟁사의 다른 고등학생 관련 앱과 달리 지금우리는 10대 수요를 파악하고자 하는 기업과의 협력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학교와 지역 단위의 학습이 아닌 취향과 관심사에 기반한 소통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가입 절차도 간단하다. 학생증 인증만 이뤄지면 우리 학교와 우리 동네 친구끼리만 소통할 수 있는 익명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다. 지금우리는 게시판을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에브리타임, 직장인의 블라인드와 같이 10대 전용 익명 서비스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유의미한 수치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활성 사용자 1일 평균 앱내 체류시간이 34분56초에 달하며 이는 일평균 37분12초, 44분24초에 달하는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근접한다. 10대들의 일자리·심리 책임 인덱스핑거는 10대들의 안전한 일자리 찾기와 안정적인 심리상담 분야로 확장을 준비중이다. 송 대표는 "‘지금우리’는 청소년 아르바이트생들을 포함한 1020 Z세대가 학교와 동네 단위로 입시와 학습이 아닌 취향과 재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며 "필요에 따라 자신에게 잘 맞는 최적의 일자리를 구해 적성도 발굴할 수 있는 앱 서비스로 진화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지금우리는 약 4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으며 게시글과 댓글 등 유저 활동 지표는 70만 건에 달한다. 올해 청년창업사관학교 지원 사업의 수혜를 입으며 앱 내에 오픈 채팅과 아르바이트 채용 기능을 추가한 이후에 이러한 유저 활동 지표가 한 분기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지금우리 채용 베타 버전을 통해 HR시장에 큰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캐치했고, 지난 11월 중순 고도화된 정식 버전 출시 이후 불과 보름 만에 앱 내에 2000건이 넘는 이력서가 접수된 바 있다. 현재 10대 청소년 알바 수요는 매년 3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최저 시급 미지급 35%, 근로계약서 미작성 62% 등 10대들의 안전한 일자리를 보장해주는 곳은 없다. 송 대표는 "HR시장 진입 초기인 만큼 우선은 아르바이트 매칭 모델에 온 힘을 다해 커뮤니티 내 소통과 일자리 매칭을 최대한 활성화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며 "이후에는 국내 인접 시장으로의 확장 진출하고 커뮤니티 내 청소년 심리 상담을 비롯한 여러 신사업 후보군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4-01-07 08:54:13[파이낸셜뉴스] “사람은 누구나 존재 자체로 가치 있고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한국인 최초’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소아청소년정신과 지나영 교수가 청소년 심리처방전 ‘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자음과모음)를 펴냈다. 전작 ‘본질육아’(2022)가 육아의 궁극적 목적을 간과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우리사회 양육문화를 돌아보게 했다면 이번 책은 내면이 건강한 청소년이 되기 위한 조언을 건넨다. 사회가 정한 성공방정식을 무작정 쫒기보다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면서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돼야 행복한 어른으로 자립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 신간 출간에 맞춰 귀국한 지나영 교수를 만났다. 지 교수는 “우리 아이들은 자라면서 ‘네 있는 모습 그대로 귀하고 존중받을 존재’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별로 없다”며 “인간에게 이 말만큼 가슴을 채우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엄마 말 잘 들어야해, 공부 잘해야 해, 공부 못하면 사람구실도 못한다’와 같은 말들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사랑받는다는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심어주게 된다”며 “이런 말들은 ‘사람이 잘나면 가치 있고 존중받고, 그렇지 못하면 무시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주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갑질 문화나 학교폭력 문제도 연장선상에 있다고 봤다. “한국의 갑질문화는 미국에서도 ‘Gapjil’이라는 단어로 알려져 있다”며 “한국사회 만의 두드러진 문화다. 이는 구걸하는 사람도 무직자도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것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뭔가 잘해야만 사랑받는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반대로 (공부 등을) 못하면 가치 없고 무시당해도 되는가? 이런 생각이 만연하니 학교에서도 (공부건 운동이건) 잘하거나 힘이 센 아이들이 자신보다 어리숙하거나 부족한 애를 존중하지 않고 괴롭히게 된다.” 그러니까 학교폭력 또한 갑질 문화와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몇달간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장안의 화제였다. 이 드라마에서 학폭 가해자 연진은 ‘학창시절 피해자가 (너한테) 뭘 잘못 했냐’며 가해 이유를 묻는 남편의 질문에 “뭘 잘못해야 해”라고 응수했다. 현실판 ‘더 글로리’로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고위공직자 아들의 학폭 사건도 다를 바 없었다. 그는 단지 동급생이 제주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 등으로 지속적인 언어폭력을 가했다. 지 교수는 “아이와 청소년의 정신이 아픈 것은 우리사회와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며 “아픈 아이들을 볼 때마다 어른으로서 늘 미안하다”고 아파했다. 우리나라의 행복도는 현재 심각한 수준이다. 2021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1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45%)이다. 전체 자살률 또한 높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2020년 기준 10만 명당 27.5명이다. 이는 미국의 자살율(10만명당 14명)과 타살율(10만명당 7.5명)을 합한 숫자(21.5명)보다 높다. 우리나라에서 자살로 생명을 잃을 확률은 미국에서 총기사고(10만명당 6.1명, 2020년 기준)로 사망할 확률보다 4배 이상 높다. “개개인의 다양성 인정해야” 지교수는 “많은 부모가 불안에 휩싸인 나머지 근시안적인 육아를 하고 입시교육에 몰입한 결과가 어떠한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도는 경제수준에 비해 월등히 낮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한국 청소년이 처한 안타까운 현실로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 사회문화”를 꼽으며 “저마다 가진 다양성이 충분히 가치 있다고 가르치지 않고, 어떤 틀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맞추려 한다”며 입시 위주의 교육을 비판했다. “예건대 좋은 대학교 나오고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만이 가치 있다고 가르친다면, 그렇지 못한 사람이 끌어안는 건 열등감이다. 다양성이 죽은 곳에 열등감이 자란다. 열등감은 낮은 자존감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입시교육의 승자는 어떠한가? “정작 그 길을 잘 따라가서 성인이 된 소위 상위 1%의 경우는 우월감이나 교만한 마음을 갖게 된다. 동시에 그들 역시 남이 제시한 길로 살다보니 삶에 대한 만족감과 행복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했다. “마흔살 쯤 되면 시쳇말로 현타가 온다. 청소년기 여러 경험을 하면서 자신을 알아가야 하는데, 무엇이 제 삶의 의미를 주고 행복을 주는지 모르고 어른이 된다.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그 모습 그대로 괜찮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한국사회는 10대들에게 오직 한 길을 가라고 하는데, 사실은 엄청 많은 길이 있다. 세상을 제한된 시각으로 보면, 꿈도 제한된다.” “우리사회는 저마다 가진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을 고려하지 않고, 공정성을 내세워 획일적인 지식을 학습하고 획일적인 잣대로 아이들을 평가한다. 이는 모든 동물을 나무 타는 능력으로 평가하는 것과 같다. 원숭이도 물고기도 같은 능력으로 평가한다면, 물고기는 평생 자신이 바보인줄 알고 살아갈 것이다.” “미래를 살아가야 할 아이들, 내면 건강 중요” 지교수는 “청소년기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나르시시즘이 강한 영유아기와 달리 외모나 인간관계에 관심을 가지면서 내가 괜찮은 사람인지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외모나 성적 등으로 부정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면 아이들이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챗GPT가 나날이 발전하는 4차산업혁명의 시기, 한국의 교육제도는 미래인재상을 길러내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시대를 역행 중이라고 지적한 그는 “미국 교육계에서는 21세기 진짜 필요한 능력을 4Cs로 명명하며 창의력, 비판적 사고, 협력, 소통을 강조한다”며 “아이들을 어떤 틀에 가둬놓고 교육하면 창의력은 오히려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은 미래에서 왔다”고 강조했다. 2050~2090년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2020년대를 살고 있는 부모가 (자신들의 청소년기인) 1980년대의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의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회복탄력성과 적응력이다. 새로운 일을 시도하다 실패해도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을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화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외부 상황과 상관없이 스스로 단단히 설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면 나를 지탱해주는 건강한 마음(정신)이 필요하다. 건강한 마음을 바탕으로 한 선택과 행동이 청소년의 미래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한국사회 중요한 기로, 내면건강 챙길 때” 지 교수는 “한국인으로서 긍지가 있다”면서도 “우리사회가 한강의 기적을 통해 아무리 (외적으로) 이룬 게 많아도 우리의 다음 세대인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정말 많이 이룬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작금의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내면이 건강한 사회가 되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잘못된 육아와 교육으로 건강하지 못한 핵심 신념을 가진 청년들을 계속 길러낸다면? 그런 청년들이 자라 우리사회의 리더가 된다면? 한국사회의 미래가 심히 우려된다. 나는 지금 우리사회가 흥망과 성패의 기로에 있다고 본다.” “부모님들께 두 가지를 당부 드린다. 아이들에게 ‘(개성·장단점 다 포함한) 너의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한다, 넌 가치 있는 사람이야 라고 진심으로 말해주길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아이들의 마음을 가득 채울 수 있다.” 흔들리는 사춘기 청소년을 둔 부모라면 내 아이를 기본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며 “조건 없이 사랑하고, 제대로 성장할 것이다, 좋은 사람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믿어줘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소망하면서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타이틀을 가진 지나영 교수는 한인 2세도, 명문대(SKY) 출신도 아니다. 대구서 나고 자란 토종 한국인인 그는 봉제공장에 다니던 가난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 대구카톨릭대학 의과대학 졸업 후 원하던 정신과 레지던트 프로그램에 떨어지면서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 의사국가고시를 최상위 성적으로 통과하면서 눌러 앉았다. 하버드 의과대학 뇌영상연구소를 거쳐 노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에서 정신과 레지던트와 소아청소년정신과 펠로우 과정을 이수했다. 그 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과 연계병원인 케네디크리거인스티튜드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진에 합류했다. 정신과 의사로서 치료와 연구, 교육에 열중하던 지난 2017년 자율신경계장애와 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난치병에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작가로 변신, ‘마음이 흐르는 대로’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를 펴냈다. ‘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는 지교수의 세번째 책이다. 유튜브 ‘닥터지하고’를 운영하며 "라이즈투게더"운동을 펼치고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3-29 14:00:46그룹 EPEX(이펙스) 금동현이 '네가 빠진 세계'를 통해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금동현은 20일 오후 7시 첫 방송되는 EBS 1TV '네가 빠진 세계'에 출연한다. '네가 빠진 세계'(연출 손예은, 김보라/극본 신소영)는 악플에 시달리던 국민 아이돌 유제비가 평소 즐겨보던 로맨스 소설 속으로 빠져 새로운 삶의 의미를 깨닫는 하이틴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빙의물'이란 독특한 소재를 사용해 10대들의 풋풋한 우정과 설레는 로맨스를 보여줄 예정이다. 금동현은 극 중 사대천왕 중 장난 가득하고 귀여운 매력을 소유한 신한세 역을 맡는다. 보통 여자들과 달리 자신에게 시큰둥한 유제비(나나 분)에게 반전 매력을 느끼며, 소설 세계에서 현실로 돌아가려는 유제비를 위한 중요한 조력자 역할을 소화할 예정이다. 금동현은 그동안 웹드라마 '일진에게 반했을 때'와 '일진에게 찍혔을 때 시즌2',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 등에 출연하며 신 스틸러로 활약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10대들의 풋풋한 우정과 설레는 로맨스를 그리며 연기돌의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금동현은 "'네가 빠진 세계'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을 시청자들이 때로는 행복하게, 때로는 웃으면서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금동현이 속한 이펙스는 오는 26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네 번째 EP '사랑의 서 챕터 1. Puppy Love'를 발매하며 6개월 만에 컴백한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C9엔터테인먼트
2022-10-20 10:46:55[파이낸셜뉴스]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는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2021 청소년극 창작벨트 낭독공연'을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청소년극 창작벨트'는 청소년극 희곡 개발을 위해 2012년부터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에서 진행해온 사업으로 창작자와 청소년이 협력하여 10대들의 시각을 담아 새로운 서사와 만나는 창작 희곡을 매년 발표해왔다. 올해는 지난 9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고정민 작가의 '소년 대로', 이예진 작가의 '불장난', 최현비 작가의 '노랑의 보색은 검정이다'를 통해 현대 청소년의 초상을 개성 있게 보여준다. 올해 청소년극 창작벨트는 청소년과의 협력을 통한 청소년극 희곡 개발이라는 목표는 유지하면서 청소년극이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비밀기지, 극단 파불라토르, 창작집단 LAS 등 민간 극단과 함께한다. 각 작품은 예술교육 전문가의 진행 하에 연습 과정에 청소년들이 참여했다.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청소년 17인'과 문산수억고등학교, 인천 논곡중학교 학생들이 온·오프라인 워크숍에 함께해 동시대 청소년의 시선과 감성을 더했다. '소년 대로'는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기간이 끝나 퇴소한 청소년, 가출 청소년의 아픔과 홀로서기를 그렸다. 반지하 자취방에서 함께 지내던 아이들은 길고양이 포우를 만나면서 생각이 나뉘고 갈등을 겪는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잠시 미루거나 하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한다는 의견과 작지만 확실한 지금 여기의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리며 다툼이 생겨난다. '불장난'에는 가족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때론 조용히, 때론 시키는 대로 살아가야만 하는 청소년들이 등장한다. 이유 없이 아빠에게 맞느니 제대로 된 사고를 쳐서 혼나겠다는 마음을 먹은 상욱은 친구 동주와 함께 학교 뒷산에 불을 지르러 간다. 각자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고 증명하고자 마음속의 불씨를 내뿜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강렬하게 그린다. '노랑의 보색은 검정이다'는 학교 폭력으로 방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선택한 18세 박아린과 가정폭력으로 방에서 나올 수 없게 된 8세 노랑의 이야기다. 시적 언어의 상징성과 은유가 풍부한 작품으로 허구와 실제를 넘나들며 각자의 아픔을 공유하는 두 소녀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무서운 현실을 딛고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인물들의 모습에서 다시 방문을 열고 나올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입장권은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예약할 수 있으며 1인 1매에 한한다. 관객 전원에게 각 공연의 희곡이 담긴 책을 제공한다. 예술가와의 대화는 '소년 대로'는 26일 공연 종료 후, '불장난'은 27일 공연 종료 후, '노랑의 보색은 검정이다'는 28일 공연 종료 후 객석에서 진행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11-19 09:31:38누군가에게는 지나온지 한참이고 누군가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며 누군가에게는 다가올 미래인 10대의 시절.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에 터져나오는 에너지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운 시기,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펼쳐지게 될지 기대와 불안이 겹치는 이 시기의 청소년들의 불안한 눈빛이 한 엄마 화가의 눈에 비쳤다. 미국에서 태어나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샹탈 조페는 지난 2004년 딸 에스메가 태어난 이후 그를 모델로 한 다수의 초상화를 선보여왔다. 작가는 딸을 낳고 나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딸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었다. 또 딸을 통해 사람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쉴새없이 그 모습이 변하는지에 대해 깨닫게 됐다.에스메는 특히 10대가 되며 많은 친구들과 교제하기 시작했는데 작가는 "이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 마치 동물원이나 식물원에 온 듯한 기분"이라고 밝혔다. 10대들이 보이는 특유의 표정과 포즈 그리고 이제 어른들은 관심을 두지 않는 그들만의 특별한 비밀을 감춘 듯한 눈빛을 보는 것이 초상화가로서의 그에게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이에 조페는 그의 딸과 친구들의 초상을 캔버스에 담아 올해 신작으로 발표했다. 에스메는 캔버스 속에서 관람객을 쏘아보는 듯한 눈빛을 보여주는데, 이는 열여섯이 된 그녀가 갖기 시작한 사춘기적 반항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에스메와 어릴 때부터 거의 평생을 알고 지낸 남자 친구 프레이저의 모습도 전시 속에서 간간이 보이는데 이번 전시에 포함된 유일한 남성 모델이다. 프레이저는 에스메의 옆에 어색하지만 늘어진 채 앉아있기도 하고 지루한 학교 수업을 견뎌내는 모습도 보인다. 아직 성인이 되지 않아 강한 남성성이 드러나지 않은 모습인데 캣워크 모델부터 포르노 여배우, 어머니, 문학작품 속 주인공 등 그간 주로 여성을 그려온 작가는 그를 모델로 삼은 연유에 대해 "나는 그저 여성의 신체와 걸음걸이, 표정의 풍부함, 그리고 옷을 걸쳤을 때의 움직임 등을 회화의 대상으로 삼고 싶을 뿐이며 남성인 프레이저를 화면에 담은 이유는 프레이저가 아직 성인 남성이 풍기는 강한 남성성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페는 "이번 작업을 통해 어린 시절, 여성 혹은 남성으로서의 자의식보다는 그저 스스로 행복했던 시절을 회고했다"며 "자라면서 점차 스스로가 여성임을 의식하게 됐고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지게 되었지만 아직 어린아이일 때에는 스스로의 성별이 지금만큼 중요했던 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내년 1월 29일까지 서울 율곡로 리만머핀서울 갤러리. 박지현 기자
2020-11-19 16:48:24누군가에게는 지나온지 한참이고 누군가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며 누군가에게는 다가올 미래인 10대의 시절.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에 터져나오는 에너지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운 시기,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펼쳐지게 될지 기대와 불안이 겹치는 이 시기의 청소년들의 불안한 눈빛이 한 엄마 화가의 눈에 비쳤다. 미국에서 태어나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샹탈 조페는 지난 2004년 딸 에스메가 태어난 이후 그를 모델로 한 다수의 초상화를 선보여왔다. 작가는 딸을 낳고 나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딸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었다. 또 딸을 통해 사람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쉴새없이 그 모습이 변하는지에 대해 깨닫게 됐다. 에스메는 특히 10대가 되며 많은 친구들과 교제하기 시작했는데 작가는 "이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 마치 동물원이나 식물원에 온 듯한 기분"이라고 밝혔다. 10대들이 보이는 특유의 표정과 포즈 그리고 이제 어른들은 관심을 두지 않는 그들만의 특별한 비밀을 감춘 듯한 눈빛을 보는 것이 초상화가로서의 그에게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이에 조페는 그의 딸과 친구들의 초상을 캔버스에 담아 올해 신작으로 발표했다. 에스메는 캔버스 속에서 관람객을 쏘아보는 듯한 눈빛을 보여주는데, 이는 열여섯이 된 그녀가 갖기 시작한 사춘기적 반항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에스메와 어릴 때부터 거의 평생을 알고 지낸 남자 친구 프레이저의 모습도 전시 속에서 간간이 보이는데 이번 전시에 포함된 유일한 남성 모델이다. 프레이저는 에스메의 옆에 어색하지만 늘어진 채 앉아있기도 하고 지루한 학교 수업을 견뎌내는 모습도 보인다. 아직 성인이 되지 않아 강한 남성성이 드러나지 않은 모습인데 캣워크 모델부터 포르노 여배우, 어머니, 문학작품 속 주인공 등 그간 주로 여성을 그려온 작가는 그를 모델로 삼은 연유에 대해 "나는 그저 여성의 신체와 걸음걸이, 표정의 풍부함, 그리고 옷을 걸쳤을 때의 움직임 등을 회화의 대상으로 삼고 싶을 뿐이며 남성인 프레이저를 화면에 담은 이유는 프레이저가 아직 성인 남성이 풍기는 강한 남성성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페는 "이번 작업을 통해 어린 시절, 여성 혹은 남성으로서의 자의식보다는 그저 스스로 행복했던 시절을 회고했다"며 "자라면서 점차 스스로가 여성임을 의식하게 됐고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지게 되었지만 아직 어린아이일 때에는 스스로의 성별이 지금만큼 중요했던 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내년 1월 29일까지 서울 율곡로 리만머핀서울 갤러리.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0-11-19 11:18:43[파이낸셜뉴스] 트로트를 듣는 1020대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트로트 가수 지망생들과 함께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경연 프로그램이 성공한 영향이다. TNMS 시청자데이터에 따르면 TV 조선 ‘사랑의 콜센타’가 6월 18일 지상파, 종편 그리고 tvN 등을 포함한 모든 채널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로 20대 시청률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연령대별 시청률 순위에서 3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10대들의 시청률 순위에서는 2주 연속 1위다. ‘미스터트롯’ TOP7이 출연해 시청자들로부터 신청곡을 받아 노래를 부르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돌 음악을 즐기는 10대와 20대 시청자들이 이 방송을 즐겨본다는 것은 가요계의 큰 변화로 읽힌다. 이날 ‘사랑의 콜센타’ 방송에서는 김호중이 자신을 모델로 해 제작된 ‘파파로티’ 영화에서 나온 OST ‘행복을 주는 사람’을 부를 때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신청자는 자신의 18살 딸이 김호중을 좋아해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는데 시청률이 19.6% (TNMS, 유료가구)까지 상승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0-06-19 08:4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