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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로 떠들지 마" 美듀크대 교수 사임

"중국어로 떠들지 마" 美듀크대 교수 사임
[사진=픽사베이]

미국 명문대학의 한 교수가 유학생들에게 '교내에서는 영어만 사용해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혀 보직에서 물러났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대학교 대학원 생물통계학 학과장인 메건 닐리 교수가 26일 유학생들에게 "교내에서 중국어를 쓰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닐리 교수는 "동료 교수 두 명이 찾아와 휴게실 등에서 중국어로 시끄럽게 떠드는 학생들의 이름을 물었다"며 "유학생들이 영어 실력을 향상할 생각을 하지 않고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무례하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교수들은 영어를 사용하지 않은 학생들을 인턴이나 석사 프로젝트에서 배제하려고 한다"며 "제발, 제발 교내에서 중국어로 떠들 때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명심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외국어를 배우는 일이 힘든 일임은 이해하나 교내에서는 100% 영어만 사용할 것을 당부한다"고 독려했다.

닐리 교수의 이메일 내용은 SNS 등을 통해 널리 퍼지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는 67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연관 해시태그들이 검색어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웨이보 이용자들은 "인종차별주의자다", "외국 학생들을 차별하고 있다", "중국 학교 캠퍼스에서 중국어를 쓰지 않는 외국 학생들도 추방해야 하나?"라며 그를 비판했다.

듀크대의 한 유학생 모임은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교실 밖에서 모국어로 대화했다는 이유로 학업과 고용 기회를 박탈당할까 두려워한다"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듀크대 교내신문에 따르면 닐리 교수는 메일을 보낸지 하루 만에 보직에서 물러났다.

매리 클랏먼 듀크대 의과대학 학장은 "교내에서 사용하는 언어에 어떠한 제한도 두지 않는다. 모든 기회는 언어에 절대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듀크대 #인종차별 #유학생

sunset@fnnews.com 이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