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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명수로 민중의 생명 구하고, 독립운동으로 나라를 위하다 [100년 기업에서 영속DNA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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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국의 100년 기업 - 동화약품
상하이 임정 비밀연락망 운영한 민족기업
민강·윤창식·윤광열 독립운동가 3명 배출
동화약품연구소 통해 신약 개발 기틀 마련
천식 치료제 물질 코로나에도 탁월한 효과

지난 1897년 창업한 후 123주년을 맞은 동화약품은 국내에서 유일한 '일업백년(一業百年)' 제약기업이다. 이 회사는 국민에게 잘 알려진 활명수와 후시딘, 판콜, 잇치 등 블록버스터 일반의약품을 다수 보유한 국내 최초의 제약사다. 박기환 동화약품 대표는 "동화약품은 국내 최초 제약사이자 민족기업으로 사명을 가지고 있다"며 "창립 123년을 넘어 지속성장을 꿈꾸는 동화약품이 활명수로 민중의 생명을 구하고 독립운동에 힘쓰며 나라를 위해 앞장섰던 시절처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국민에게 또 한번 희망찬 빛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제약사이자 민족기업 '동화약품'

동화약방은 3·1운동 직후 설립된 중국 상하이의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국내 간 비밀연락망인 '서울연통부'를 운영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민족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사장이었던 민강 선생은 국내외 연락을 담당하고 정보를 수집했다. 또 활명수를 판매한 금액으로 독립자금을 조달, 임시정부에 전달하는 행정책임자였다.

활명수 한 병 값은 50전으로 설렁탕 두 그릇에 막걸리 한 말을 살 수 있는 비싼 가격이었다. 독립운동가들은 중국으로 이동할 때 활명수를 지참했다가 현지에서 비싸게 팔아 자금을 마련했다고 전해진다.

민강 선생은 1909년께 비밀결사대인 '대동청년당'을 조직해 한성임시정부 수립과 국민대회 개최를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나섰다. 그는 일본인이 중심인 '한국약제사회' 가입을 끝내 거부하기도 했다. 민강 선생은 48세의 나이로 순국했으며,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려 1963년에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동화약방은 초대 사장 민강 선생, 보당 윤창식 선생과 윤광열 회장 등 3명의 독립운동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한 기업이다.

민강 선생 순국(1931년 11월 4일) 이후 동화약방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이때 동화약방을 인수한 사람이 동화약품 5대 사장 보당 윤창식 선생이다.

윤 선생은 지난 1915년 경제자립으로 국권을 회복하고자 설립된 비밀단체 '조선산직장려계' 총무를 지낸 민족기업인이었다. 이후에도 빈민구휼에 앞장선 '보린회' 지원, 민족운동단체인 '신간회' 지원 등의 애국활동을 펼쳤다.

동화약품 7대 최고경영자인 윤광열 회장은 보성전문학교(고려대) 재학 시절 일제에 강제징집됐다가 광복군에 합류, 중대장으로 활동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윤 회장은 활명수에 탄산을 첨가한 까스활명수를 개발한 주인공으로 '까스활명수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다. 또 윤 회장은 지난 1973년 10월 10일 보건의 날 우리나라 최초의 희귀약품센터를 개관하기도 했다. 이 희귀약품센터는 윤 회장이 취임 이후부터 집중한 사업으로 영리적 측면을 철저히 배제했다. 약품에 대한 자료 수집, 외국기업과의 만남, 의사협회나 관계당국과의 절충 모두 윤 회장이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기업 이윤을 사원과 분배하는 데 관심을 가졌던 윤 회장은 생산직 전 사원 월급제도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시간제 급료가 폐지됐다. 이는 국내 기업과 노동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고, 1979년 9월 1일 공로를 인정받아 노동청이 수여하는 '복지 증진 우수업체' 표창을 받기도 했다.

■국산 신약 2개 보유…국민건강이 최우선

동화약품은 '민족이 합심하면 잘살 수 있다'는 정신 아래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민족기업이다. 또 '좋은 약이 아니면 만들지 마라'는 동화정신을 100년 기업의 DNA로 보유해 국민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1973년 설립된 동화약품연구소는 우리나라 신약 30개 중 제3호 신약 밀리칸주, 제23호 신약 자보란테 등 2개의 신약을 개발하며 첨단 신약개발 기틀을 마련했다. 이 연구소는 2010년 5월 경기 용인으로 신축 이전, 신약과 신제품 연구개발을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DW2007, 알레르기 천식 치료제 DW2008, 소염진통복합제 DW6008 등의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천식 치료제로 개발 중인 DW2008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 의뢰해 실험한 결과 코로나19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DW2008을 'SARS-CoV-2에 의한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적 조성물'로 특허출원했다. 현재는 코로나19에 대한 동물실험 중이다.
결과에 따라 7월 중에는 2상 임상연구 신청을 할 계획이다.

한편 동화약품은 활명수 외에도 후시딘, 판콜, 잇치처럼 국민에게 익숙한 블록버스터 일반의약품을 다수 보유한 기업이다. 1897년 한국 제약산업의 시작을 함께한 활명수의 123년, 1968년 출시한 판콜의 52년, 1980년 후시딘의 40년, 2011년 잇치의 9년이 가진 역사에 맞게 각 분야 치료제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고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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