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째 화재원인 수사, CCTV카메라 다른 쪽 촬영
경찰, 실화, 방화 등 모든 가능성 염두
담뱃꽁초로 발화 되기에는 어려운 바닥 재질
발화에 필요한 추가 물질 있어야 가능
울산 주상복합 화재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3층 테라스에 CCTV(붉은 원)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만 발화지점(노란색 점선 안) 반대편인 어린이 놀이터를 향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가 실화, 방화, 자연 발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진행되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13일 최초 발화지점인 3층 야외테라스를 중심으로 건물 안팎의 CCTV 영상을 수집해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늦은 밤 야외에서 화재가 발생해 잘 보이지 않고, 발화지점이 찍힌 CCTV 영상이 없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화재 목격자, 입주민 등을 상대로도 발화 요인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 관계기관들과 함께 진행한 2차 현장감식을 통해 최초 발화지점을 3층 테라스로 특정했다. 이곳과 가까운 곳에 CCTV 카메라 1대가 설치돼 있지만 당시 카메라가 반대쪽 어린이 놀이터를 촬영하고 있다.화재 원인을 파악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화재 원인에 대해 누군가 피다 버린 담배꽁초 때문이라는 실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경찰은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테라스 바닥이 나무재질이지만 담배꽁초 불씨만으로 발화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인위적이거나 또 다른 인화요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날 강풍이 불면서 먼지와 휴지 등 인화요인이 구석진 곳으로 몰렸고, 누군가 버린 담배꽁초의 불씨가 옮겨붙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건물 15층 피난 공간에서는 흡연이 가능해 담배꽁초의 투척 가능성이 있다. 주변 다른 건물 옥상에서도 상항은 마찬가지다.
발화지점으로 특정된 3층은 외부에는 공용공간인 테라스와 어린이 놀이터, 내부에는 헬스장, 관리사무실, 주민회의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지난 8일 밤 11시 14분께 울산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3층 테라스에서 발생한 불은 외벽의 알루미늄 복합패널을 타고 33층까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화재발생 15시간 40분 만인 9일 오후 2시 50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이 불로 주민 77명이 구조됐고, 93명이 연기흡입과 찰과상 등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93명 중 91명은 퇴원했으며 경미한 늑골절 환자와 호흡기 경증환자 등 2명은 중앙병원과 동강병원에 각각 입원 중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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