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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에 광나노입자 붙여 '인공광합성'한다

KAIST 생명과학과 조병관 교수팀
미생물 이용한 인공광합성 시스템 개발
빛만 비춰도 이산화탄소를 아세트산으로

박테리아에 광나노입자 붙여 '인공광합성'한다
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조병관 교수팀이 아세토젠 박테리아 중 하나인 '클로스트리디움 오토에타노게놈'의 표면에 카드뮴 황화물 나노입자를 부착시켰다. KA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광 나노입자를 박테리아에 붙여 인공광합성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기술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바이오 화학물질로 바꿀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조병관 교수팀이 햇빛과 이산화탄소만으로도 아세트산을 만들 수 있는 인공광합성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빛을 받으면 전자를 내놓는 카드뮴 황화물 나노입자를 박테리아 표면에 부착했다. 이렇게 하면 박테리아가 빛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탄소 1개로 구성된 이산화탄소나 일산화탄소 같은 가스(C1)를 다양한 바이오 화학물질로 바꾼다. 즉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친환경 C1 가스 리파이너리 기술로 정부가 선언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아세토젠 박테리아는 우드-융달 대사회로를 통해 C1 가스를 아세트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C1 가스로부터 바이오 화학물질 생산을 위한 바이오 촉매로 활용 가능성이 커 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아세토젠은 C1 가스 대사를 위한 환원 에너지를 당이나 수소를 분해해 얻는다. 조병관 교수는 "광 나노입자를 사용하면 C1 가스 고정과정에서 사용되는 당 또는 수소 대신 빛에너지를 사용해 기존 인공광합성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구조와 크기가 균일하고 우수한 광전도효과를 나타내는 고효율 광 나노입자를 화학적 방법으로 합성했다.
합성으로 만든 광 나노입자를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아세토젠 중 하나인 '클로스트리디움 오토에타노게놈'의 표면에 부착시켰다.

조 교수는 "고효율 광 나노입자를 사용해 인공광합성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고, 광 나노입자로부터 생성된 전자를 효율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인공미생물 개발연구에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 2월 23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