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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공포의 습격..美 연준 1%p '울트라스텝' 가능성 고조(종합)

물가공포의 습격..美 연준 1%p '울트라스텝' 가능성 고조(종합)
[워싱턴DC=AP/뉴시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연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7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022.06.15.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둔 미국에서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금리가 한번에 1%p 오르는 이른바 '울트라 스텝'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NBC를 비롯한 미 경제매체들은 13일(현지시간)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직후 일제히 증시 관계자들을 인용해 1%p 인상 가능성을 분석했다. 연준은 이달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결정한다. 금리는 지난달 FOMC회의 당시 약 28년 만에 처음으로 한번에 0.75%p 뛰었다. 현재 미국의 기준 금리는 1.5~1.75% 구간이며 FOMC 회의는 이달을 합해 총 4회 남았다. 앞서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해 0.75%p 이상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고 알렸으며 13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9.1%로 약 41년 만에 가장 높았다.

■물가공포에 즉각 반응..캐나다 1%p 올려

발표 당일 캐나다 중앙은행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p 올려 2.5%까지 조정했다. 캐나다가 이토록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린 것은 23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투자시장 역시 물가 공포에 즉각 반응했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제공하는 시장분석도구인 페드워치로 미 기준금리 선물 거래인들의 매매형태를 분석한 결과, 13일 기준으로 연준의 1%p 인상 가능성은 80.9%였다. 전날(7.6%)보다 73.3%p 오른 셈이다. 075%p 가능성은 92.4%에서 19.1%로 급감했다. 일본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달 연준의 금리 인상폭이 1%p라고 전망했다. 미 투자사 내셔널얼라이언스의 앤드류 브래너 국제 채권 대표는 "시장에서 캐나다가 0.75%p 인상에 나선다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p를 올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상보다 높은 물가상승은 연준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의미"라며 금리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도 커졌다고 주장했다.

FOMC 통화 위원들은 CPI 발표 직후 일단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울트라 스텝 가능성에 대해 "모든 결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의 로레타 매스터 총재는 "우리는 오늘 당장 해당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좋은 소식을 기대하지도 않았다"며 이미 예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 생각에는 인상폭이 0.75%p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3명의 총재들 가운데 매스터를 제외한 2명은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이 없다.

한편 이날 연준이 공개한 경제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에 따르면 침체 발생 가능성 고조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인플레이션이 최소 내년말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5월 공개된 내용과 비슷하게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제성장 전망이 불투명하며 앞으로 6~12개월내 수요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대급 물가 상승..美 바이든 "구식 통계 때문" 버럭
물가공포의 습격..美 연준 1%p '울트라스텝' 가능성 고조(종합)
[텔아비브=AP/뉴시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며칠간 미국과 이스라엘, 공동의 미래에 관한 의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2022.07.14. /사진=뉴시스
바이든은 이날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성명을 "오늘 발표된 물가상승률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동시에 뒤떨어진 구식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분이 월간 물가상승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면서 "이번에 나온 자료는 약 30일 동안 지속된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가 지난달 지표라면서 "6월 중순 이후 주유소의 주유 가격이 약 40센트 줄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러한 인하로 덕분에 미국 가정들에게 숨쉴 여유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이번 보고서 작성 이후 밀과 같은 원자재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고 항변했다.

바이든은 성명에서 CPI 집계 과정에서 가격변동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하고 측정한 근원 CPI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6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대비 5.9%, 전월 대비 0.7% 올라 상승폭이 줄었다.

바이든은 "오늘 보고서에서 중요한 것은 경제학자들이 연간 근원 물가상승이라고 부르는 게 3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점"이라며 "연간 근원 물가상승률이 6%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이후 처음"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성명에서 물가상승이 "가장 시급한 경제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전략비축유 방출 등 "유가를 낮출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의 석유 수익을 제한하는 유가 상한제 도입을 위해 유럽 동맹들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예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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