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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국가 핵심전략 산업으로 바이오·헬스 육성…'디지털치료제' 심사 간소화

美 FDA 상용화 승인 받은 디지털치료제 20여개 달해
국내는 전무… 식약처·디지털치료제 가이드라인 구축
드래곤플라이, 신성장동력으로 ‘게임형 디지털치료제’ 강화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가 바이오헬스를 국가핵심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천명하면서 증권가에서도 벌써부터 관련 테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실제 국내 식약처도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국제 규제를 선도하기 위해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된 ‘제22차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 정기총회’도 참석했다.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이미 디지털치료제 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선 2017년 FDA로부터 중독 치료용 애플리케이션 ‘리셋’이 디지털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이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리셋을 필두로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디지털치료제도 20종이 넘는다.

올 6월에는 게임형 디지털치료제도 FDA의 인정을 받았다. 미국의 스타트업 아키리 인터렉티브 랩스가 개발한 ‘인데버RX’가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환아 대상 게임형 디지털치료제로서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이다. 2019년 WHO(세계보건기구)가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한 지 3년 만에 반전된 국제적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이 급부상한 가운데 게임의 재미가 해로운 게 아니라 게임이 유발하는 고도의 집중 상태를 이용해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이 밖에 FDA는 불면증을 완화시켜주는 ‘솜리스트’ 앱도 디지털치료제로 승인, 게임형태도 승인해줬다. 최근 국내 대기업인 SK그룹에서 시리즈D 투자에 전략적으로 참여키로 한 미국의 디지털치료제 기업 칼라 헬스도 생체전자 의약품에 주력하면서 미국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국내의 경우 디지털치료제 시장이 아직 태동기인 만큼 가이드라인 구축에 먼저 나섰다.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불면증·알코올중독장애·니코틴중독장애에 대한 디지털치료제 평가기준을 정했으며, 최근에는 우울증·공황장애 디지털치료제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평가기준 및 임상시험 설계방법 등을 추가로 마련했다.

특히 이번 정권 들어선 디지털치료제 심사 기간도 간소화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를 발표하면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바이오·디지털 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위한 추진전략을 내놓으면서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디지털헬스기기 등 의료기기 맞춤형 신속 분류제도 방안에서 품목 분류가 없는 신개발 의료기기 등은 한시 품목으로 허가신청과 동시에 제품의 위해성이나 사용목적·성능·작용원리 등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론 품목 신설 절차를 진행해 신속하게 제품화될 수 있도록 개선한다. 국내 분류법상 디지털치료제도 의료기기에 포함되기 때문에 한시 품목으로 허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절차를 간소화시킨 셈이다.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규제가 빗장이 풀릴 조짐이 보이자 국내 기업들도 잇따라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중소기업들 중에서 버추얼 리얼리티(VR)을 이용한 치매치료 프로그램이나 앱을 이용한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증상 진단 및 치료 모바일 앱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편 국내 게임 개발사 드래곤플라이는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디지털치료제' 사업에 뛰어들어 주목받고 있다. 드래곤플라이는 ADHD 환아 대상 '게임형 디지털치료제' 임상을 2020년부터 준비해왔다.
부산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세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디지털치료제 제품 및 작용 기전 연구, 제품 기획, 임상 시험 프로토콜 설계에 나선 것이다.

이외에도 국내 벤처기업 마인즈에이아이는 비대면 우울증 진단을 보조하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만들고 있으며,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테크빌리지는 뇌졸중 환자를 위한 VR 재활 치료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일반인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글로벌 디지털치료제 시장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선점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사격을 하겠다는 전향적인 방향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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