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C 기준 2분기 점유율 29.1%
2020년 2분기(29.4%) 이후 가장 높아
HBM3 등 고성능 D램 출하 증가 영향
SK하이닉스의 'HBM3E'. SK하이닉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가 올해 2·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3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고대역폭메모리(HBM)3 등 고성능 D램 출하량이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6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올해 3·4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IDC 기준 올해 2·4분기 SK하이닉스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29.1%다. 이는 코로나19 펜데믹 발생 초기인 2020년 2·4분기(29.4%)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올해 1·4분기 23.8% 대비 5.3%p나 상승했다.
SK하이닉스가 D램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던 원동력은 고부가·고성능 D램이다. SK하이닉스가 미래 먹거리로 투자해온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HBM3 등은 생성형 AI 서버에 필수 탑재된다. 공급 과잉이 문제가 됐던 일반 D램과 반대로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상승세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일반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제품이다. 일반 D램과 비교해 5배 이상 가격이 비싸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낮은 DDR4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DDR5 비중을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생성형 AI 특수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D램 사업은 올해 3·4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3·4분기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20% 늘어났고, 평균판매단가(ASP)도 10%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 엔비디아에 HBM 4세대인 HBM3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5세대인 HBM3E도 내년 상반기 양산에 들어가 납품을 시작할 예정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50%의 점유율로 1위다.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이르면 올해 4·4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4분기 매출 9조662억원, 영업손실 1조792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적자는 이어졌지만, 올해 1·4분기(-3조4023억원), 2·4분기(-2조8821억원) 등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반도체 업계의 대규모 D램 감산 영향으로 수급이 정상화되며 D램 가격이 오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고객사들은 D램 업황이 바닥을 쳤다는 판단 하에 다시 재고 비축에 나서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4·4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3~8%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의 가격 반등이 시장 예상보다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며 "D램 출하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동반되며 4·4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24%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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