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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엔숍을 뛰어넘는 혁신… 프리미엄 브랜드 만들고 해외 진출 활발[글로벌 리포트]

저렴하고 보장된 품질로 신뢰 구축
카테고리 넓히고 PB비중 확대
소비자 선택지 극대화 공들여

100엔숍을 뛰어넘는 혁신… 프리미엄 브랜드 만들고 해외 진출 활발[글로벌 리포트]
도쿄 긴자 시내의 다이소 매장. 오른쪽에 다이소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론칭한 '스탠더드 프로덕트' 매장이 함께 있다. 사진=김경민 특파원

【파이낸셜뉴스 도쿄=
김경민 특파원】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한번쯤은 들르게 되는 필수 쇼핑코스, 바로 '100엔숍'이다. 생활용품부터 문구, 간단한 식품까지 없는 게 없다고 할 정도로 풍성한 상품 구성을 자랑하는 이 저렴한 가게들의 역사는 생각보다 깊다. 그 중심에는 단연 '다이소'가 있다.

일본 100엔숍의 시초는 1926년 오사카에서 문을 연 '다카시마야' 백화점 내 이벤트 매장이었다. 당시 10센(전쟁 전 일본의 화폐 단위, 현재의 약 100엔 상당) 균일가 매장으로 시작해 다양한 물건을 저렴하게 판매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1970년대 중반 일본의 경제 호황과 함께 균일가 콘셉트는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100엔숍이라는 명칭이 등장한 것은 1985년 슈퍼마켓 체인 '라이프'에서 균일가 상품을 판매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100엔숍의 모델을 만든 건 1991년 히로시마에서 시작된 '다이소'다. 창업자 야노 히로타케는 이동식 노점에서 시작해 '모든 것을 100엔에 판다'는 콘셉트로 소매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버블 경제 붕괴 후 장기 불황이 이어지던 1990년대 후반 다이소는 불황 속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들며 급성장했다. 저렴하지만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 보장된 상품을 내세워 신뢰를 구축했고 생활용품부터 문구, 주방용품, 화장품까지 폭넓은 카테고리를 갖춘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다이소는 자체 개발 상품(PB) 비율을 높이고, 매장 당 진열 상품 수를 10만점 이상으로 확대해 소비자 선택지를 극대화했다.

2024년 기준 일본 내 다이소 매장은 약 3600여곳, 해외 포함 약 5000여곳에 달한다. 최근에는 중소형 매장 외에도 플래그십 스토어나 복합형 매장 등을 오픈하며 브랜드 고급화에도 나서고 있다.

한편 한국의 다이소는 일본 다이소와 자본 관계는 없지만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은 파트너 기업이다. 1997년 '아스코 이븐프라자'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한국 다이소는 2001년 '다이소아성산업'으로 사명을 바꾸며 일본식 100엔숍 모델을 국내 실정에 맞게 현지화했다.
일본 다이소의 운영 전략과 상품 기획을 바탕으로 1000원 균일가로 시작해 현재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군을 보유한 생활용품 전문점으로 성장했다.

일본 다이소는 여전히 상품 기획의 혁신성과 운영 효율성 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한국 다이소 역시 이를 벤치마킹해 자체 개발 상품을 늘리고 있다. 특히 한일 다이소 모두 최근에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친환경 제품이나 디자인 중심의 상품 개발 등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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