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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100만호에 재초환·종부세 폐지…홍준표號 부동산 정책은?

경제부문 비전 발표
민간주도·규제혁파 기조
주택정책 분권·중산층 주택 등도 포함
노동분야선 최저임금 차등화·주52시간제 완화
재정건전 기조下 첨단기술에 50조원 공약

재건축·재개발 100만호에 재초환·종부세 폐지…홍준표號 부동산 정책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하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경제 분야 관련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는 홍준표 후보가 16일 재건축·재개발 100만호 공급, 재건축·재개발 초과이익환수제·종합부동산세 폐지 등을 부동산 공약으로 내세웠다. 불필요한 부동산 규제를 대거 없애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외 지방 부동산과 청년·중산층 주택을 겨냥해선 각각 주택 정책·재정 재량 지방분권, '선(先)분양·임대 후(後)소유' 형식의 공공주택 공급도 공약에 포함시켰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캠프 사무실에서 이 같은 경제 분야 비전을 밝혔다. 민간주도·규제혁파·재정건정 등을 경제정책 기조로 내세우고 이를 경제·노동·과학기술 등 전 분야에 접목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후보는 부동산 정책에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한다. 홍 후보 측이 내세운 부동산 정책은 △5년 간 재건축·재개발 100만호 공급 △중산층·청년층 대상의 싱가포르식 주택 공급 △종부세 폐지 등 주택 세제 개편 △주택 정책 지방 이양 등이다.

우선 주택 수요가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공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위축된 건설경기를 되살리고 수요와 공급 여건을 현실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홍 후보는 "향후 5년 간 재개발·재건축만 제대로 풀어서 도심을 재구조화하면 100만호 이상 세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 후보 캠프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주택 문제는 수도권 문제"라며 "과거와 다르게 부부가 같이 돈을 벌고 출·퇴근하면서 아이들의 보육을 맡길 수 있는, 직장과 교육시설이 가까운 쪽에 수요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도외시하고 개수를 아무리 늘려도 도심 주택문제는 해결이 안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지금 서울시에 신규 공급되는 건설 허가가 과거 10년 평균의 50% 수준밖에 안 되고 있다. 완전히 재개발 시장이 죽어 있다"며 "이를 그대로 두면 2~3년 후 서울시 주택대란은 피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건축·재개발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의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고, 민간 중심의 주택공급시장이 돌아갈 수 있게 하자는 것이 홍 후보 측 제안이다. 이외 현재 인·허가 중심의 재건축 시장을 신고제로 바꿔 주택 공급 속도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만 주택 소외계층을 감안해 싱가포르 모델의 공공주택을 함께 공급하겠다는 공약이다. 홍 후보 측이 언급한 싱가포르 모델은 정부가 싼 분양가·임대료로 공공주택을 먼저 공급하고, 임차인이 추후 소득 등의 여건을 충족하면 소유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다.

이 교수는 "주택을 바로 살 수 없는 소외계층이 크기 때문에 이번엔 과감하게 이중화 정책으로 가기로 했다"고 답했다. 대규모 택지 공급을 위해선 절대농지·그린벨트·산악지역 등에 대한 토지규제를 대폭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홍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종부세 폐지, 주택 양도소득세 감면, 재산세 과표 현실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 세계 국가에서 주택 거래에 붙는 거래세 비중이 가장 높다"며 "공급이 부족하면 다음 주택가격 원가로 전가되기 때문에 종부세와 주택거래에 대한 높은 세율은 과감하게 낮춰서 정상적인 거래가 일어나고, 그것이 주택가격의 계속적인 상승에 원가로 작용되지 않도록 세제개편을 같이 할 생각"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홍 후보는 지역별 부동산 수요와 특성을 감안해 지방 주택 정책 재량권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는 정책도 검토한다. 중앙정부는 세제·대출·저소득층 주택 복지를, 지방 주택 공급·개발은 지자체가 담당하게 하는 형식이다.

한편, 이날 홍 후보가 발표한 노동·과학기술 분야에도 민간주도·규제완화 기조가 적용됐다.

과학기술 분야에선 향후 5년 간 첨단기술 분야에 5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가상자산·디지털화폐 등 신기술 분야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노동 분야에선 업종·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 주 52시간제 유연화, 강성노조 혁파를 내걸었다.

국가 재정건정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국가 재정 DTI(총부채상환비율)' 도입을 공약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