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전문가·법조인 등 합류 전망
전 계열사 위기관리 시스템 점검
해킹 사고 수습위해 역량 총동원
과기부, 6000개社에 협조 공문
"사이버 공격 증가… 경계 강화를"
뉴시스
SK그룹이 SK텔레콤의 해킹 사고와 관련해 그룹 전반의 보안 체계를 강화할 '정보보호 혁신위원회' 구성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보 보호를 향후 그룹의 핵심 경영 어젠다로 삼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전날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주관하는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에서 정보보호 혁신위원회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지난 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에 대한 후속조치다. 최 회장은 "SK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보안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보안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최 회장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객관적인 위원회 구성을 강조한 만큼 정보보호 혁신위원회에는 유수의 정보 보안 전문가와 학계 인사, 법조인 등이 합류할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화이트 해커' 섭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는 계열사의 보안 수준을 진단하고 위기 관리 체계 등을 점검하는 동시에 향후 그룹 차원의 보안 거버넌스 확보 방안과 대응력 강화 방안 등을 모색할 전망이다.
정보보호 혁신위를 관장할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 주요 관계사 경영진이 모여 그룹 차원의 경영 어젠다 방향성을 논의하고 시너지를 모색하는 SK그룹의 최고의사협의기구다. 현재 전략·글로벌위원회(위원장 최창원)를 비롯해 환경사업(장용호), ICT(유영상), 인재육성(박상규), 커뮤니케이션(이형희), SV(지동섭), 거버넌스(정재헌), 반도체(곽노정) 등 8개 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이번 해킹 사고와 관련 새로 꾸려질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는 별도 위원회보다는 기존 위원회 산하에 꾸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ICT위원회나 거버넌스위원회 산하에 위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유심교체서비스를 진행중인 SKT는 오는 12일부터 '유심 재설정'솔루션도 도입할 예정이다. 유심 재설정은 유심에 존재하는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 사용자 직접 저장 정보 중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의 일부를 새로운 정보로 변경하는 방식이다. 유심교체 예약후 SKT측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T월드 대리점에 방문해 진행하면 된다. 네트워크의 여러가지 기능이 동시에 작동돼 유심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제공한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사이버 보안 위협은 급증할 전망이다. 정부는 기업들에 보안 수위를 한층 끌어올려 달라고 주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일 기업 6000공을 대상으로 '사이버 위협 대응 태세 강화'라는 제목의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최근 사이버 침해 사고와 정치적 상황을 악용한 다양한 사이버 공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안 경계 태세 강화에 빈틈없이 해달라고 요청했다. 공문 수신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SK하이닉스 등을 포함해 금융업·제조업·전력 및 에너지·문화 콘텐츠·통신사·플랫폼사 등 기업 전 분야다. 유상임 과기부장관도 지난 9일 브리핑에서 "범국가적인 사이버 보안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우리나라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사이버 보안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선 기업들이 보안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사이버 보험 등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국내 보함업계에서는 한화손해보험 등 일부 보험사들이 사이버 리스크 매니지먼트 센터를 세우고 기업들에 대한 보안 취약점을 진단하고 취약점 보강 프로젝트를 제공 중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사이버시큐리티 벤처스 보고서에 따르면 사이버 공격 피해액은 2023년 8조 달러였으나, 2025년에는 10조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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