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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러 70만원 내고 비행기 탔다" 재외국민들이 흔쾌히 쓴 '민주주의 값'

재외국민 선거 투표율 79.5% '역대 최고'
"투표소 앞 줄 선 거 처음 봤다" 열기 전해

"투표하러 70만원 내고 비행기 탔다" 재외국민들이 흔쾌히 쓴 '민주주의 값'
제21대 대선 재외국민투표 첫날인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소재한 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정당 참관인들이 투표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 투표가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며 마감한 가운데,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온라인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휴가 내고, 새벽 2시 기차 타고" 투표하러 온 동포들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지난 19일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엔 '밀시들, 민주주의 값 얼마야'라는 질문이 올라왔다. 여기서 밀시는 '외국사는 여시(여자)'를 의미하는 인터넷 용어다.

그러면서 글 작성자인 A씨는 "난 기차 비용 103유로, 호텔 체류비 120유로 그리고 부대비용 책정하면 한 300유로(약 70만원) 될 듯"이라고 적었다.

한국처럼 투표소가 촘촘하게 있지 않다 보니 해외에서 투표를 하려면 장거리 이동은 물론 숙박까지 하는 경우가 생기다 보니 경우에 따라 비용이 발생했다. 이를 A씨는 '민주주의 값'이라 표현했다.

A씨 글이 올라온 뒤 액수도, 내용도 다양한 '민주주의값'이 댓글로 달렸다.

"하루 휴가를 내니 일당 포함해 교통비까지 한화로 12만원"이라고 답한 사람이 있었고 "비행기 400호주달러, 숙박비 150호주달러 등 600호주달러(약 54만원) 정도 나올 거 같다"는 답글도 있었다.

할인가(슈퍼프라이스)인 60유로 짜리 기차를 타기 위해 새벽 2시 기차를 타고 간다는 글도 눈길을 끌었다.

A씨는 "돈을 많이 내는 사람이 대선을 더 많이 생각한다는 걸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시간 내고 돈을 지불하며 자신의 권리인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시간을 내서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썼다"고 전했다.

'해외 오래 살았지만 처음 투표했다'는 사람도

해당 글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캡처돼 올라오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주변에 해외에 오래 사신 분이 계신데 살면서 처음으로 재외국민 투표했다고 하신다"거나 "재외국민 투표 신청을 놓쳐서 본 투표날 맞춰 비행기표 끊은 사람도 봤다"는 글을 올렸다.

해외에 거주 중인 또 다른 네티즌은 "매번 재외선거 투표를 놓치지 않고 참여했다. 그런데 투표소 앞에 줄 선 거는 이번에 처음 봤다"며 실제 재외국민 투표의 뜨거운 선거 열기를 알리기도 했다.

실제 지난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통령선거 재외국민 투표율이 명부등재 선거인수 기준 79.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대선(2022년) 투표율(71.6%)보다 7.9%p 높아졌으며, 재외국민 투표가 도입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선관위 측에서 추정하는 재외선거권자는 197만 4375명으로 이 중 25만 8254명이 명부에 등재됐다.
실제 투표에 참여한 사람은 명부에 오른 사람들 중 20만여 명이었다. 추정 재외선거권자수 대비 10.4%, 명부등재 선거인 수 대비 79.5%였다.

'민주주의 값'의 청구서는 오는 29, 30일 사전투표에 이어 6월 3일 본투표와 함께 날아온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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