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구단 승리할 때마다 우대금리" 은행권에 부는 프로야구 열풍

"구단 승리할 때마다 우대금리" 은행권에 부는 프로야구 열풍
지난달 27일 서울시 강남구 한국야구회관에서 열린 업무협약식에서 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과 허구연 KBO 총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은행권에 프로야구 열풍이 불고 있다. 야구팬들이 응원하는 구단의 성적에 따라 예·적금을 가입하는 이른바 '덕질'로 팬심을 표현하고 있어서다. 은행권은 발빠르게 맞춤형 금융상품을 출시하거나 디지털 야구 콘텐츠를 확대 개편하며 1000만 고객잡기에 나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O리그 타이틀 스폰서인 신한은행은 최근 모바일 야구 플랫폼 '쏠야구' 콘텐츠를 확장해 '쏠야구 플러스'를 선보였다. 지난 2019년 쏠야구 출시 이후 이용고객이 3배 늘어나고, 쏠야구의 '쏠퀴즈' '쏠픽' 등을 매일 이용하는 충성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콘텐츠를 강화한 것이다.

쏠야구 플러스는 단순 참여형 콘텐츠에서 벗어나 금융거래와 야구를 결합한 멤버십 서비스 형태로 재편했다. 쏠퀴즈, 적금 가입, 소득 입금 등 미션수행 실적에 따라 지급받은 야구공 포인트로 프로야구 입장권, 구단 굿즈 등 추첨 상품에 응모하면서 쏠야구 플러스를 더 자주 찾도록 '록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한은행은 집에서 야구를 관람하는 집관족을 위한 마케팅도 진행하면서 '야구팬' 고객 몰이를 지속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기록통장을 통해 MZ세대의 야구 팬심을 잡고 있다. 응원하는 구단이 이길 때마다 카카오뱅크 기록통장에 돈을 저금하는 방식으로, 카카오뱅크 기록통장은 연 1.60% 금리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스포츠 팬들이 기록통장을 통해 팀의 경기 히스토리를 남기고, '직관가서 승리하면 1만원' '홈런치면 2만원' 등 자신 만의 규칙을 만들어 저금을 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이 끝나면 그간 쌓은 기록을 되돌아보면서 올해 언제 직관을 갔는지, 어떤 팀에게 강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점이 기록통장의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구팬들을 위한 구단 맞춤형 적금도 올해 더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BNK부산은행이 지난 3월 롯데자이언츠 승리를 기원하며 출시한 '롯데 자이언츠 승리기원 적금'은 롯데자이언츠의 연승 기록에 지난 4월 중순 출시 한 달이 되기 전에 조기완판됐다. 예금상품 역시 지난달 8일 완판됐다.

BNK부산은행은 2007년부터 19년간 롯데자이언츠가 승리할 때마다 고객에게 승리 플러스 우대이율을 제공하는 예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예·적금 모두 기본금리 연 2.50%에 경기 성적과 고객의 거래실적 등에 따라 예금은 최고 연 3%, 적금은 최고 연 3.30%까지 제공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매년 완판된 상품이지만 올해는 완판 시기가 더 빨랐다"고 전했다.

광주은행도 기아타이거즈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부여하는 '기아 타이거즈 우승기원 예·적금'을 선보였다. 기본금리는 예금상품의 경우 2.55%, 적금은 2.6%로 포스트시즌 진출시 0.05%,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시 0.1%의 우대금리를 추가로 준다.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 1주년을 맞아 전국 야구팬들을 위한 '야구에 진심이지 적금'을 내놨다. 가입일이 31일인 단기 소액 적금으로, 31회차 동안 iM뱅크 앱을 통해 직접 입금하면 기본금리 연 1.35%에 입금할 때마다 연 0.15%가 적립되면서 최고 연 6%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프로야구 팬덤이 커지면서 응원 방식도 다양해지고 저축을 통해 팬심을 표현하는 문화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박소현 기자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