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문수, GTX 확대 공약
사업추진 본격화 기대감 커져
매수문의 늘고 매물 걷어들여
전문가 "장기적 관점 투자해야"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둘러싼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최근 GTX-B 노선이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간 가운데 정치권의 대선 공약까지 더해지며 관련 지역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GTX A·B·C 노선은 물론, D·E·F 추가 노선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회복되는 분위기다.
■실수요·투자자 모두 움직인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A씨(30대·회사원)는 최근 지역의 아파트 시세를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A씨는 2일 "강남까지 1시간40분 걸리던 출근길이 40분대로 줄어든다니 기대가 크다"며 "서울 집값도 비싼데 굳이 직장 근처로 이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GTX-B는 인천대입구역에서 출발해 서울역, 청량리를 지나 남양주 마석까지 총연장 82.8㎞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용산~상봉은 국가철도공단이, 나머지 구간은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각각 시공하며 전체 공사기간은 약 6년으로 2030년 개통이 목표다. 개통 시 현재 약 80분이 소요되는 인천대입구에서 서울역까지 이동시간이 30분대로 단축될 전망이다.
GTX 착공은 장기간 정체됐던 시장의 기대심리를 되살렸다. 연수구, 부평구, 청량리, 남양주 등 주요 지역에선 매수문의와 매물잠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GTX-B 복합환승센터가 예정된 부평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GTX 착공 소식 이후 매도·매수 문의가 함께 늘고 있다"며 "쌓인 미분양 물량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전했다.
GTX 출발지점인 송도1구역도 비슷한 분위기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GTX 호재가 이미 반영됐다는 인식도 있지만, 막상 착공 소식이 들리자 급매물건부터 문의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거주뿐 아니라 투자 수요도 반응하고 있다. 경기 양평 거주민 B씨(40대·자영업)는 "청량리역 인근 갭투자 아파트가 오르면서 매도를 미뤘다"며 "GTX-B와 C까지 연결되면 시세차익이 더 커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GTX는 장기적 호재, 투자 신중해야
GTX 기대를 키우는 또 다른 배경은 정치권의 움직임이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A·B·C 외에도 D·E·F 노선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이후 "우리 동네도 GTX에 포함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덩달아 확산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GTX A·B·C 노선을 임기 내 개통하고, D·E·F 노선은 임기 내 착공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GTX는 수도권 생활권 구조를 바꾸는 교통망으로 인식된다"며 "공사 진행 여부 및 진척의 정도에 따라 시장의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GTX를 단기수익 수단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GTX는 개통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호재인 만큼 예상하지 못한 다층적 변수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전문 투자기업이 아닌 개인일수록 투자 시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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