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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여 투쟁' 당력 모으자더니…'김-권' 갈등 폭발하나

11일 의총 개최 여부 두고 원내대표-비대위원장 갈등
李 재판 중단 비판에 한 목소리, 3시간 만에 균열

野 '대여 투쟁' 당력 모으자더니…'김-권' 갈등 폭발하나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헌법 파괴 저지를 위한 현장 의원총회'에 참석해 나란히 서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6·3 대선 패배의 여파로 국민의힘이 김용태표 5대 개혁안을 둘러싼 갈등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재판 중단을 계기로 대여 투쟁을 위한 단일대오 형성을 시도하고 있다. 원내지도부는 11일 예정됐던 의원총회를 '국민적 관심을 여권의 사법부 장악 시도에 집중시키겠다'는 취지로 취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의총 취소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면서 당내 갈등이 '김-권 갈등'으로 확대일로에 들어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11일 사법부의 이 대통령 재판 중단을 비판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오전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헌법 파괴 저지를 위한 현장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통령과 사법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총공세를 펼쳤다.

김 비대위원장은 "새 정부 출범 겨우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그 사이 대한민국의 사법 체계는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흔들리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탐했던 권력의 진짜 목적은 국가와 국민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사법리스크 방탄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국민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비겁하고 거짓된 민낯을 보고 계신다"며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를 장악해 총통 독재의 권력으로 무너진 권위에 대한 반발을 억누르려고 해도 민주주의는 영원히 억누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전에 한 목소리를 낸 김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사이에서 곧장 파열음이 흘러나왔다. 오후 2시 개최 예정이었던 의총을 권 원내대표가 취소하면서다.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중단을 비판하는데 당력을 집중해야 하는데 의총에서 다양한 의견이 분출하면 당이 분열된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오후 의총에서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을 포함한 '5대 개혁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5대 개혁안은) 의결로써 단기간에 (논의가) 끝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신임 원내지도부가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의총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원내지도부는 오는 16일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새 원내지도부가 꾸려지면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김 비상대책위원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SNS를 통해 "사전 협의도 없이 의총이 취소됐다"며 "의총에서조차 개혁안 논의를 막는 현재의 당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다양한 의견을 좁혀 나가고 총의를 모아나가는 과정이 민주주의의 길인데 지도부가 역행할 필요는 없다"며 "(의총 취소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 분들과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친한계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김소희 의원은 "의총이 당내 갈등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개혁을 위한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시간이라 생각한다"며 의총 개최를 요청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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