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태풍이 지나가고 기상청은 22일부터 폭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비가 많이 와도 걱정이지만 너무 안내려도 걱정이다. 사람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탁 트인 바다와 시원한 계곡으로 휴가를 계획하고 있으리라. 그중에서도 계곡의 매력은 등줄기와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힐 때 쯤이면 산골짜기에서 시원하게 물줄기가 떨어지는 폭포를 볼 수 있는 점이다. 그런데 비가 내려야 살고 비가 오지 않으면 죽는 폭포가 있다. 바로 강원도 설악산에 있는 토왕성 폭포다. 토왕성 폭포는 외설악에 위치하고 있으며, 노적봉 남쪽 토왕골에 있다. 이 폭포는 무려 320m의 높이에 3단으로 이어진 우리나라 최대의 폭포다. 폭포 상류의 유역면적이 0.54 ㎢에 불과해 평소에는 폭포의 물줄기를 전혀 볼 수 없지만 비가 온 뒤 며칠간은 하얗게 포말을 이루며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년 중 이 폭포 물줄기를 볼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다. 왜 토왕성 폭포의 물줄기는 비온 뒤 며칠 동안만 볼 수 있을까? 비가 얼마나 많이 내려야 폭포를 볼 수 있을까? 또 언제 가야 폭포의 물줄기를 볼 수 있을까? 이 질문의 답은 강우에 의해 발생하는 모든 과정을 탐구하는 수문학(水文學, Hydrology)이라는 과학을 이용해 찾을 수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수문모델개발연구팀은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물리적 기반의 '수문모형 CAT3.0'을 독자 개발해 국내외에 보급하고 있다. 이 모형을 이용해 강우시 토왕성 폭포의 유출량을 분석하고 강우량에 따른 유출이 지속되는 기간을 산정할 수 있다. 강우의 누적량과 지속기간에 따라서 폭포의 물줄기를 볼 수 있는 기간을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산 속에 위치한 폭포의 유출량을 측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건설기술연구원의 김현준 선임연구위원이 2015년 토왕성 전망대가 만들어진 이후의 TV방송, 신문기사와 SNS 등에서 비온 뒤 폭포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확인해 자료를 만들었다. 김현준 선임연구위원은 인터넷에 올라온 촬영일자를 확인하고, 촬영일 전후의 속초기상대에서 관측한 일강우량을 같이 비교했다. 김현준 연구위원은 "최소한 하루에 50mm 이상의 비가 와야 제대로 된 폭포의 물줄기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토왕성 폭포의 유출량을 분석하기 위해 2000년부터 2018년까지 19년간 속초기상대에서 관측한 강우와 기상자료를 이용했다. 토양의 깊이는 암반으로 이뤄진 산 정상 지역을 감안해 20cm로 가정했다. 토양은 비를 저장할 수 있는 자연의 저수지로써 유출분석에 중요한 요소다. 비를 저장할 수 있는 유역면적은 대략 0.54㎢로 나타났다. 그는 유출량을 산정하기 위해 하루 단위의 자료를 사용했으며, 강우 지속일수 및 누적 강우량에 따른 유출량을 산정하고 폭포의 물줄기가 확연히 보일 수 있는 한계유출량을 추정했다. SNS 등에서 확인된 정보를 참고해 0.01㎥/sec이면 약하나마 물줄기가 보이는 유량으로 가정하고 시원한 물줄기를 보려면 최소한 0.1㎥/sec 이상의 유량이 돼야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김 연구위원은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일단위로 강우에 의한 토왕성 폭포의 일유량을 계산해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를 볼 수 있는 날을 연간 8일 정도로 추정했다. 7월부터 9월까지는 한 달에 적어도 두 번은 볼 수 있다. 강우량으로 보면, 일강우량이 100mm는 넘어야 장쾌한 모습의 물줄기를 볼 수 있고 비온 뒤 하루 정도만 볼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폭포의 약한 물줄기는 일강우량 30mm 이면 볼 수 있는데 연간 55일 정도 볼 수 있다. 토왕성 폭포의 물줄기를 볼 수 있는 날이 이정도라면 설악산 정상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날보다 더 적은 것은 아닐까.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07-22 22:51:33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한국과학창의재단(KOFAC)은 KISTI가 자체개발한 계산과학플랫폼 기반 창의적 인재육성 생태계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KISTI 대전 본원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KISTI 최희윤 원장, 국가슈퍼컴퓨팅본부 황순욱 본부장, 계산과학플랫폼센터 이종숙 센터장, KOFAC 안성진 이사장, 창의융합교육단 허경호 단장, 미래혁신인재단 유정수 단장 등 양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앞으로 계산과학플랫폼 기반 창의적 인재육성 생태계 조성을 위해 ▲계산과학플랫폼을 활용한 KOFAC사업운영 ▲KOFAC 운영프로그램(계산과학플랫폼 교육·운영·기술) 지원 ▲관련 공동사업 발굴·기획 등을 협력, 추진할 계획이다. 계산과학플랫폼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2011년부터 KISTI가 주축이 되어 추진된 EDISON(EDucation-research Integration through Simulation On the Net) 사업의 대표성과인 EDISON 플랫폼의 다른 이름이다. EDISON 플랫폼은 슈퍼컴퓨터 연동 웹기반 플랫폼에 이공계 전문분야별 시뮬레이션 SW들을 탑재,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으며, 2011년부터 현재까지 전산열유체, 나노물리, 계산화학, 구조동역학, 전산설계, 전산의학, 도시환경 등 7개 전문분야 50여개 대학 연구팀에서 개발한 약 1200여종의 계산과학공학 시뮬레이션 SW 및 콘텐츠를 탑재, 연간 1만 여명이 꾸준히 활용되고 있다. KOFAC은 과학기술문화 창달 및 창의적 인재육성 전담기관으로서 과학문화 확산, 초・중등 과학・수학 교육, SW교육, 과학영재교육 등 청소년, 국민 대상의 여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과학, 수학, SW교육의 융합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KOFAC 안성진 이사장은 “제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정부 뿐 아니라, 대학, 출연연 등 다양한 주체들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한데, 때 마침 이번에 양 기관 이 업무협력을 통해 함께 변화의 첫걸음을 딛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KISTI 최희윤 원장은 “KISTI가 자체개발한 계산과학플랫폼을 통해 과학기술과 교육이 협력하는 융합의 장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창의적 융합인재 육성에 이바지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2019-06-12 13:58:39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브라운대 김경석 교수, 서울대 임지순 교수와 함께 하이브리드 계산과학 공동 연구를 위한 연구실을 설치,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KIST 계산과학센터 내에 설치되는 계산과학 연구실에서는 폴리머 재료와 비정질 탄소재료의 표면적을 극대화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수소저장, 촉매 담지체, 친환경 필터, 이산화탄소 흡착체 등에 응용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KIST 연구진은 전산모사 및 실험연구를 통해 신개념의 표면개질 공정 기술을 김경석 교수팀은 신개념의 멀티스케일 표면 모델링을, 임지순 교수팀은 에너지 환경소재의 양자 역학적 최적설계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talk@fnnews.com조성진기자
2009-03-25 15:27:02고등과학원은 27일부터 4일간 계산과학부 국제평가를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2006년 수학부, 물리학부 국제평가에 이어 3번째로 실시되는 것으로 세계적인 석학 4명을 초청해 지난 8년간의 연구를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기회다. 평가위원들은 고등과학원 원장을 2차례 면담하는 것을 비롯, 계산과학부 교수진, 연구원들과도 각각 2번, 1번씩의 면담을 진행한다. 평가위원은 자국에서 계산과학분야를 최초로 설립하거나 그 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석학들로 인도의 젊은과학자상과 헤르딜리아상을 수상한 인도기술원의 아슈토시 샤르마 교수와 단백질 접힘연구의 권위자이며 코넬 대학의 토드 명예교수인 해롤드 쉐라가 교수가 등이 참여한다. 고등과학원은 “이번 국제평가를 계기로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받아 이를 토대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2007-11-23 16:56:21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12일부터 5일간 서울 하월곡동 KIST에서 제4회 계산재료과학 아시아 컨소시움 학술대회(ACCMS-4)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ACCMS-4는 지난 2000년 유시유키 가와조에 도호쿠대학 교수, 빙링구 칭화대학교 현 총장, 구어 다스 인도 IACS 교수에 의해 발족돼 2001년부터 격년으로 인도, 러시아, 중국에서 학회가 개최됐다. 이번 서울 대회는 학회의장인 서울대 임지순 교수와 사무총장을 맡은 KIST 이광렬 박사를 주축으로 표준연, 화학연, 과기원, 포항공대, 연세대, 이화여대, 단국대, 서울대, 삼성종기원, 인실리코텍 등 국내 산학연 연구자들이 협력해 개최한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는 아시아 및 구미 16개국에서 약 200명의 연구자가 참석해 계산방법론, 재료 구조 모사, 차세대 전자소자용 산화물 등 9개 주제로 총 17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economist@fnnews.com이재원기자
2007-09-11 13:09:53[파이낸셜뉴스] 바둑 프로기사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결과뿐 아닌, 내용도 충격적이었다. 바둑계에서는 '알파고는 컴퓨터니까 계산력이 중요한 후반에 강할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알파고는 창의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초반 포석에서 오히려 더 강한 면모를 보였다. 책 '먼저 온 미래'의 장강명 저자는 저널리스트로 소설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과학기술이 삶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탐구해 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전현직 프로기사 30명과 바둑 전문가 6명을 만나 알파고 이후 바둑계에 '먼저 온 미래'를 돌아보고, 인공지능이 문학계를 비롯한 여러 업계에 가져올 변화를 전망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7-10 10:13:11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정부의 체계적인 정책 수립'과 '안정적이고 충분한 공급 확보'가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구체적인 로드맵을 구성, 단계별로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전 밸류체인 탄소 배출량을 담은 '스코프3' 공시 의무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기준 설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무화 조치를 서두르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체계적인 정책 마련이 출발점" 8일 파이낸셜뉴스가 이재명 정부의 향후 '신재생에너지 전환' 방향성에 대해 민간·학계 등 다양한 전문가와 인터뷰한 결과, 가장 시급한 과제는 '체계적인 정책'으로 꼽혔다. 정승일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무탄소 전원을 공급하려면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운영 보급을 현재보다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며 "원료, 설비, 부품, 소재 등 업종별 대표 기업들이 같이 힘을 합칠 수 있도록 공통 이니셔티브를 만드는 데 정책적 지원 등을 강구해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규모 있는 신재생 산업 운영의 필요성 언급하며, 유틸리티급의 해상 풍력·영농형 태양광을 만들어 충분한 공급이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을 지냈던 황우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특임교수도 '치밀하고 정교한 정책 수립'이 가장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신재생에너지 전환이) 단기간에 될 수 없다"며 "국회는 물론, 학계 및 산업계 등 전 분야가 모두 모여서 모든 분야에서 동시에 하나씩 바꿔나가야만 인프라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결국 먼저 정책을 결정하고 산업 육성을 위한 틀을 만든 뒤 이를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무리한 '속도전'보다는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왔다.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는 현재 화석연료보다 가격 경쟁력이 많이 낮고 무한으로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안정적 공급이다. 재생에너지 전환이 장기적인 방향인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당장 무리하게 속도를 내기보다 (이재명 정부) 5년 집권 동안 어느 정도 수치로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올릴지 등에 대해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박문수 세종대 기후환경융합학과 교수는 인프라 구축을 산업 전환에 필수 요소로 봤다. 그는 "어떨 때는 많이 생산되고 어떨 때는 안되다 보니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인프라 구축이 있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쪽에 투자를 많이 해서 그 비율이 높아지도록 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고 전했다. ■"스코프3 공시해야"… 속도는 이견 스코프3 의무 공시에 대해서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방향성에는 공감했지만, 속도감에서 차이를 보였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스코프3는 지속가능보고서 형태가 아닌 법적인 의무 공시 체계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들 다수가 역량 부족이나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 문제를 이유로 기후 공시 의무화를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수출 비중이 큰 일부 기업은 잘 준비하고 있다"며 "오히려 (일정 유예 기간을 두고) 스코프3을 빠르게 의무화해 기업들이 학습, 내재화할 수 있도록 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황지원 한국ESG기준원 정책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인증 제도 기준의 불명확성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직접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도 어려운 데다 대체 데이터(간접적 산정치)로 계산할 경우 신뢰할 만한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한데 한국엔 아직 그 기반이 부족하다. 1차 데이터 확보가 어렵다면, 간접데이터로라도 신뢰도 있는 계산이 가능하도록 공공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의무화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적지 않다. 정 전 차관은 "기술, 생산 방식 공정 전환 등 로드맵 설정이 없는 상태에서 (스코프3) 의무화를 한다면 기업 부담이 클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처할 수 있다"고 봤다. 황 교수도 "스코프3 공시 의무화 논의는 지금 상황에서 너무 빠른 단계다"며 "비용도 고려하면서 조금은 현실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정원일 이동혁 권준호 기자
2025-07-08 18:25:19[파이낸셜뉴스]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김경환 교수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박노정 교수팀은 전자의 '스핀'을 고체 속에서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인 '스핀-격자 상호작용(Spin-Lattice Interaction)'을 제시했다. 이 이론은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사이의 계산적인 어려움을 극복해 아주 작은 전자의 움직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전자의 움직임 다루는 고체물리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경환 교수는 8일 전자의 스핀을 이용하는 차세대 전자 소자 기술인 '스핀트로닉스'와 더 빠르고 효율적인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등 스핀 기반 전자 소자 설계에 기초 이론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의 회전은 스핀(Spin)과 궤도각운동량(Orbital Angular Momentum) 등 두 가지다. 스핀을 지구의 자전에 비유한다면 궤도각운동량은 태양을 도는 공전에 비유할 수 있다. 이 스핀과 궤도각운동량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데 이렇게 서로 묶이는 것을 '스핀-궤도 결합'(Spin-Orbital Coupling)이라고 부른다. 이 결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물질이 자석처럼 행동하거나 전기가 잘 통하는지 같은 중요한 성질들이 결정된다. 문제는 '스핀-궤도 결합'을 설명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점이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서로 다른 규칙을 가지고 있어서, 이 두 이론을 동시에 써서 정확히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고체 안에서는 전자가 움직이는 공간이 좁아서, '공전(궤도각운동량)'이라는 개념을 정확히 정의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새로운 계산법이 정말 잘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물질들에 직접 적용했다. 그 결과, 막대 모양의 도체나 납작한 부도체, 입체적인 반도체 같은 여러 종류의 물질에서 전자의 스핀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또는 자석처럼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등을 옛날 방식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빠르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즉 이 새로운 이론은 궤도각운동량을 쓰지 않고 물질 내의 상대론적 효과인 스핀-궤도결합을 설명할 수 있었다. 한편 연구진은 이 새로운 이론을 물리학 최고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즈(Physical Review Letter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7-08 09:35:14[파이낸셜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7일 KBS·MBC·EBS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내용의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야당의 반발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과방위원장인 최민희 민주당 의원이 이 대통령이 방송3법에 힘을 실어줬다며 밀어붙였는데, 정작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특정 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 없다며 선을 그은 상황이라서다. 방송3법은 KBS 이사 수를 기존 11명에서 15명으로, MBC 대주주이자 사장 임면권을 가진 방송문화진흥회와 EBS 이사 수도 각각 11명에서 13명으로 늘린다. 또 추천 주체를 국회 교섭단체와 시청자위원회, 종사자, 방송 미디어 관련 학회, 변호사단체 등으로 다양화한다. 여기에 100명 이상 공영방송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특별다수제와 결선투표제를 실시하도록 했다. 이사진을 구성하는 주체를 다양화해 방송 독립성과 자율을 담보한다는 취지이다. 다만 국회가 여대야소 상황인 데다 종사자와 학회 등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언론노조 관계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특정 성향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 나서 “민주노총 언론노조가 대외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영구적으로 공영방송을 장악할지 검은 계산만 숨어 있다. 방송계 안팎에서는 ‘정권은 유한하지만 노조는 영원하다’는 말이 떠돈다”며 “부칙에는 법 시행 후 3개월 내 이사회를 구성토록 규정했다. 공포 3개월 내 이사회를 친민주당 인사로 교체해 궁극적으로 사장까지 바꾸겠다는 의도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민희 위원장은 독단적인 상임위 운영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며 “공영방송을 장악해 언론과 국민을 통제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밀실·졸속·위헌 방송3법을 전면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방송3법을 두고 온도차를 보이는 것도 지적했다. 이들은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방송3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국민 앞에 밝히라”며 “최민희 위원장이 이 대통령 위에 군림하는 상왕인 건가, 아니면 여론 반발이 두려워 최 위원장이 총대를 메고 이 대통령이 ‘말리는 시누이’ 역할을 하는 이중플레이인가”라고 반문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5-07-07 17:00:21[파이낸셜뉴스] 국립국악원은 여름방학을 맞아 국악기를 직접 만들고 연주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2025 국악기(단소) 제작 아카데미'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아카데미는 국악기 가운데 하나인 단소를 직접 제작하고 연주해보는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초등학생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단소는 맑고 청아한 음색을 지닌 전통 관악기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소를 처음 접하거나 다루기 어려워하는 초등학생들이 악기의 구조와 음향 원리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직접 제작·연주해보는 활동을 통해 국악에 대한 흥미를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도록 기획됐다. 국악기제작아카데미는 국악기 음고(音高)와 소리 발생 원리 등을 배우는 강의와 단소의 지공(指孔) 위치를 직접 계산해 악기를 제작하는 체험 활동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만든 단소로 단소 고유의 맑고 청아한 음색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강대금 국립국악원장 직무대리는 "국악기 제작 아카데미는 수학, 과학, 음악을 함께 배우며 창의력과 국악에 대한 흥미를 동시에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단소를 만들고 연주하면서 국악과 더욱 가까워지고 자연스럽게 국악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악기 제작 아카데미는 내달 8~9일 양일간 운영되며 오전 10시, 오후 2시로 나눠 총 4회 진행한다. 1회에 10팀씩(1팀당 어린이 1명·보호자 1명) 진행하며 총 모집 인원은 초등학교 4~6학년 40팀 80명이다. 신청 접수는 오는 14일 오전 10시부터 18일 오후 5시까지 국립국악원 e-국악 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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