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처럼 혁신적이고 강력한 기술은 모두에게 개방되고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매트 라이트 가이아넷(GaiaNet)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그는 가이아넷 공동창업자로 블록체인 기반 웹3(Web3) 플랫폼과 AI를 결합해 누구나 참여하고 보상받는 탈중앙화 AI 생태계를 구축했다.개발자는 회사나 별도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지 않고도 가이아넷에 자신이 만든 AI 에이전트를 올려 배포할 수 있고, 사용량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다. 가이아넷이 특히 강조하는 개념은 '지식의 인터넷(Internet of Knowledge)'이다. 사용자는 사이트에 올라온 AI 에이전트를 골라 쓸 수 있고, 향후 사용자가 자신의 특정 업무에 여러개의 AI 에이전트를 고용해 하나의 팀처럼 활용할 수도 있게 된다. 매트 라이트 CEO는 "누구나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운영하며 수익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2년 안에 AI 에이전트가 인류 인구보다 더 많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AI와 웹3의 결합이라는 아이디어는 생소하다. 어떻게 시작됐나. ▲지난 2023년부터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인 가이아넷 설계를 시작했다. 당시 LLM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자 데이터, 거버넌스, 경제적 가치가 소수의 기업에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근본적 문제는 분명했다. 지식재산과 사용자 데이터의 소유권이 그것을 만들어낸 개인에게 돌아가야 했지만 현실에서는 몇 개의 대기업이 이를 독점한 것이다. 우리의 비전은 자유시장, 오픈소스 협업 개발, 데이터 주권이라는 핵심 원칙에 기반한다. AI처럼 혁신적이고 강력한 기술이 몇몇 대기업의 폐쇄적인 통제 아래 놓이는 것이 아니라, 개방적이고 분산된 생태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믿는다. 가이아넷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 목표는 혁신이 개방적으로 유지되고, 소유권이 분산되며, 가치를 창출하는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AI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웹3 AI플랫폼은 기존 플랫폼과 어떻게 다른가. ▲가이아넷의 오픈소스 추론 프레임워크는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공개된 150만개 이상의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는 누구나 여기서 AI 추론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다. 기존 플랫폼에선 사용자가 단순한 소비자에 머무르지만 가이아넷에서는 누구나 AI 서비스 제공자가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직접 수익도 낼 수 있다. 개발자가 단 5분 만에 AI 서비스를 배포할 수 있고 모델 개발자, 연산 자원 제공자, 지식 기여자 등 생태계 참여자 모두가 공정하게 보상을 받는 구조다. 즉 AI 서비스 운영의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다. 이는 기존 중앙집중형 AI 서비스가 주로 기업의 주주 이익을 우선시하는 구조와 본질적으로 차별화된다. ―작년에 2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바이트트레이드(ByteTrade)와 미라나 벤처스가 주도한 시드 및 시리즈 A 라운드를 통해 총 2000만달러(약 27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현재는 개발자 시장 확장, 제품 고도화, 그리고 지식 제공자 생태계 확장 강화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웹3 생태계에서 많은 파트너와 협력 중이며 메타마스크, 컨센시스, ENS, 문페이, 한국의 팩트블록 등 100곳 이상의 파트너와도 협업을 진행 중이다.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는 최근 '탈중앙화 AI'에 대한 다양한 투자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가이아는 그 중심에서 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하려 한다. 특히 탈중앙화 AI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개방성과 협업의 힘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 주권 시스템(Sovereign Knowledge System)과 집단 지성을 강조했는데, 중앙집중 AI와 경쟁이 가능할까. ▲좋은 질문이다. 성능 측면에서 보면 특정 맥락에 특화되어 훈련된 소형 LLM 모델들이 오히려 대형 모델보다 더 나은 성능을 낼 수 있다. 대형 모델은 전체 인터넷을 뒤져야 특정 결과를 도출할 수 있지만, 특화된 모델은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로 이 점에서 오픈소스 기반 소형 모델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가이아넷은 '지식의 인터넷'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생태계를 지향한다. 지식을 제공한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인정받고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더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은 '스웜(Swarms)' '집단 지성'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우리는 이를 '살아 있는 지식 시스템'으로 부르고 있다. 소비자들이 AI에 의해 데이터 상품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AI가 준비된 무한한 지식 도서관에 접근함으로써 인간 지능이 오히려 수익화되는 구조를 지향한다. 미래에는 인간이 AI에 데이터를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자산화해 AI 생태계 안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널리 퍼질 것으로 본다. ―AI 에이전트가 인간보다 많아진다면 사회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앞으로 1~2년 안에 AI 에이전트 수가 전 세계 인구를 넘어설 것이다. 지금도 이미 약 1억개의 에이전트가 기업이나 개인을 위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 중이다. 이전에는 이 같은 자동화가 블루칼라 직무를 대체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화이트칼라 영역인 코딩, 데이터 입력, 기사 작성, 소셜미디어 콘텐츠 업로드, 뉴스레터 발송, 마케팅 등 다양한 사무직이 먼저 대체되고 있다. 노동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앞으로는 기계들이 대규모 작업을 대신 수행하고, 인간은 그 기계를 관리하거나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인간이 완전히 대체되지는 않을거다. 사람을 잘 다루고, 아이디어를 기획하거나, 전략을 세우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그 역할은 AI와 협업하면서 더 강화될 수도 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AI 에이전트가 특정 업무 수행을 위해 인간의 '맥락'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에이전트가 인간을 고용하거나 소규모 업무를 의뢰하는 구조도 생길 수 있고, 이는 곧 '인간이 AI에 보고하는 시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AI와 웹3의 결합에서 가장 주목하는 미래 활용 사례는.▲가장 강력한 변화는 '자율 경제 에이전트(Autonomous Economic Agents)'의 등장이다. AI가 사람을 대신해 블록체인상에서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를 진행하며, 거래까지 수행한다는 얘기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신원증명 등의 블록체인 기술이 꼭 필요하다. 이더리움처럼 이미 신뢰 기반 인프라가 구축된 블록체인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스마트월렛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다. 가이아넷은 스마트 계약을 통해 에이전트의 추론 과정이 검증 가능하도록 만드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코인베이스의 에이전트 키트, 마더 DAO 등의 플랫폼들과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다중 에이전트 집단은 개별 인간이 처리할 수 없는 복잡한 작업을 협력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그 결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경제 모델이 등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좀 더 재미있는 개념 중 하나는 '디지털 트윈'이다. 인간 전문가의 지식을 대규모로 재현한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고,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노동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다. 즉, 인간 전문가의 지식을 대규모로 복제한 AI 에이전트 팀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분야·언어를 가로질러 연산과 논리를 수행하는 시대가 곧 열릴 것이다. ―파트너사와는 어떤 방식의 협업이 이루어지나. ▲우리의 파트너십은 단순한 마케팅 협력이 아니라 기술적 통합과 오픈소스 생태계에 대한 공동 기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베이스(BASE)와는 마더 DAO 및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함께 구축 중이며, 이를 통해 탈중앙화된 AI 거버넌스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리트 프로토콜(Lit Protocol)과는 탈중앙화 신원인증과 접근 제어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기능은 AI 에이전트가 보안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면서 작동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또 와즘엣지(WasmEdge)를 통해 리눅스 파운데이션과도 협업한다. 이를 통해 기업 수준의 보안성과 다양한 플랫폼 간의 호환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가이아넷의 파트너십은 기술적 실체를 중심으로 움직이며, 공동 개발과 생태계 공동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을 AI로 운영할 때, 신뢰성과 안정성은 어떻게 확보하나. ▲다층 검증 시스템을 통해 AI 기반 DAO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우리는 암호학적 방식으로 에이전트의 행동을 검증하고, 모든 과정이 블록체인상에서 투명하게 관리되도록 설계했다. 또 계산의 무결성을 보장하기 위한 증명 시스템과 함께 이더리움 기반 프로코톨인 아이겐 레이어(EigenLayer)의 검증 서비스까지 거친다.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경제적 장치도 마련했다. 검증자는 일정량의 가상자산을 스테이킹해야 하고, 잘못된 검증을 하면 자산이 소각되는 '슬래싱(slashing)' 시스템이 작동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점진적 탈중앙화라고 부른다. 초기에는 인간의 감독을 유지하면서 시스템을 운영하고, 에이전트의 신뢰성이 확보되면 자동화 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처럼 가이아넷은 기술, 경제, 거버넌스 설계를 모두 활용해 신뢰 기반의 AI DAO를 실현하려 하고 있다.■매트 라이트 가이아 넷(Gaia Net) CEO △카네기멜론대학교 기계공학 박사 △오픈AI 연구원 △구글의 미래 기술 연구조직이자 현재는 알파벳 산하의 독립 연구소로 운영되는 'X(전 구글X)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 로보틱스 엔지니어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5-03-25 18:46:24[파이낸셜뉴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25일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내 컴퓨팅 능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수 CEO는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과기정통부 주최로 열린 '글로벌 인공지능(AI) 컨퍼런스'에 보낸 영상 축사를 통해 "한국의 AI 시대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한국이)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설립하고,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비판적인 대화를 나누는 데 있어 과기정통부의 리더십을 칭찬한다"면서 "AMD는 한국과 협력해 국가 인공지능(AI) 계획을 수립하고, 개방형 생태계, 협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이 중요한 이니셔티브에 반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수 CEO는 "AI 혁신의 속도는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으며 사고와 추론 모델을 넘어 에이전트 AI로 발전함에 따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과학자들이 더 빠르게 발견할 수 있도록 도우며 정부가 시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돕는 놀라운 새로운 기회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5-03-25 14:38:25[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처럼 혁신적이고 강력한 기술은 모두에게 개방되고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매트 라이트 가이아 넷(Gaia Net)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그는 가이아넷 공동창업자로 블록체인 기반 웹3(Web3) 플랫폼과 AI를 결합해 누구나 참여하고 보상받는 탈중앙화 AI 생태계를 구축했다. 개발자는 회사나 별도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지 않고도 가이아넷에 자신이 만든 AI 에이전트를 올려 배포할 수 있고, 사용량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다. 가이아넷이 특히 강조하는 개념은 '지식의 인터넷(Internet of Knowledge)'이다. 사용자는 사이트에 올라온 AI 에이전트를 골라 쓸 수 있고, 향후 사용자가 자신의 특정 업무에 여러개의 AI 에이전트를 고용해 하나의 팀 처럼 활용할 수도 있게 된다. 매트 라이트 CEO는 "누구나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운영하며 수익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2년 안에 AI 에이전트가 인류 인구보다 더 많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AI와 웹3의 결합이라는 아이디어는 생소하다. 어떻게 시작됐나. ▲지난 2023년부터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인 가이아넷 설계를 시작했다. 당시 LLM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자 데이터, 거버넌스, 경제적 가치가 소수의 기업에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근본적 문제는 분명했다. 지식재산과 사용자 데이터의 소유권이 그것을 만들어낸 개인에게 돌아가야 했지만 현실에서는 몇개의 대기업이 이를 독점한 것이다. 우리의 비전은 자유 시장, 오픈소스 협업 개발, 데이터 주권이라는 핵심 원칙에 기반한다. AI처럼 혁신적이고 강력한 기술이 몇몇 대기업의 폐쇄적인 통제 아래 놓이는 것이 아니라, 개방적이고 분산된 생태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믿는다. 가이아넷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 목표는 혁신이 개방적으로 유지되고, 소유권이 분산되며, 가치를 창출하는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AI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 웹3 AI플랫폼은 기존 플랫폼과 어떻게 다른가. ▲가이아넷의 오픈소스 추론 프레임워크는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공개된 150만 개 이상의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는 누구나 여기서 AI 추론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다. 기존 플랫폼에선 사용자가 단순한 소비자에 머무르지만, 가이아넷에서는 누구나 AI 서비스 제공자가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직접 수익도 낼 수 있다. 개발자가 단 5분 만에 AI 서비스를 배포할 수 있고 모델 개발자, 연산 자원 제공자, 지식 기여자 등 생태계 참여자 모두가 공정하게 보상을 받는 구조다. 즉, AI 서비스 운영의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춘거다. 이는 기존 중앙집중형 AI 서비스가 주로 기업의 주주 이익을 우선시하는 구조와 본질적으로 차별화된다. - 작년에 2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바이트트레이드(ByteTrade)와 미라나 벤처스가 주도한 시드 및 시리즈 A 라운드를 통해 총 2000만 달러(약 27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현재는 개발자 시장 확장, 제품 고도화, 그리고 지식 제공자 생태계 확장 강화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웹3 생태계에서 많은 파트너와 협력 중이며, 메타마스크, 컨센시스, ENS, 문페이, 한국의 팩트블록 등 100곳 이상의 파트너들과도 협업을 진행 중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는 최근 ‘탈중앙화 AI’에 대한 다양한 투자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가이아는 그 중심에서 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하려 한다. 특히 탈중앙화 AI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개방성과 협업의 힘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 주권 시스템(Sovereign Knowledge System)과 집단 지성을 강조했는데, 중앙집중 AI와 경쟁이 가능할까. ▲좋은 질문이다. 성능 측면에서 보면, 특정 맥락에 특화되어 훈련된 소형 LLM 모델들이 오히려 대형 모델보다 더 나은 성능을 낼 수 있다. 대형 모델은 전체 인터넷을 뒤져야 특정 결과를 도출할 수 있지만, 특화된 모델은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로 이 점에서 오픈소스 기반 소형 모델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가이아넷은 ‘지식의 인터넷’이라 부를 수 있는 생태계를 지향한다. 지식을 제공한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인정받고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더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은 ‘스웜(Swarms)', ‘집단 지성’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우리는 이를 ‘살아 있는 지식 시스템’이라 부르고 있다. 소비자들이 AI에 의해 데이터 상품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AI가 준비된 무한한 지식 도서관에 접근함으로써 인간 지능이 오히려 수익화되는 구조를 지향한다. 미래에는 인간이 AI에 데이터를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자산화해 AI 생태계 안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널리 퍼질 것으로 본다. - AI 에이전트가 인간보다 많아진다면 사회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앞으로 1~2년 안에 AI 에이전트 수가 전 세계 인구를 넘어설 것이다. 지금도 이미 약 1억 개 이상의 에이전트가 기업이나 개인을 위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 중이다. 이전에는 이같은 자동화가 블루칼라 직무를 대체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화이트칼라 영역인 코딩, 데이터 입력, 기사 작성, 소셜 미디어 콘텐츠 업로드, 뉴스레터 발송, 마케팅 등 다양한 사무직이 먼저 대체되고 있다. 노동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앞으로는 기계들이 대규모 작업을 대신 수행하고, 인간은 그 기계를 관리하거나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인간이 완전히 대체되지는 않을거다. 사람을 잘 다루고, 아이디어를 기획하거나, 전략을 세우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그 역할은 AI와 협업하면서 더 강화될 수도 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AI 에이전트가 특정 업무 수행을 위해 인간의 ‘맥락’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에이전트가 인간을 고용하거나 소규모 업무를 의뢰하는 구조도 생길 수 있고, 이는 곧 ‘인간이 AI에 보고하는 시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 AI와 웹3의 결합에서 가장 주목하는 미래 활용 사례는 무엇인지 ▲가장 강력한 변화는 ‘자율 경제 에이전트(Autonomous Economic Agents)'의 등장이다. AI가 사람을 대신해 블록체인 상에서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를 진행하며, 거래까지 수행한다는 얘기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신원 증명 등의 블록체인 기술이 꼭 필요하다. 이더리움처럼 이미 신뢰 기반 인프라가 구축된 블록체인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스마트월렛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다. 가이아넷은 스마트 계약을 통해 에이전트의 추론 과정이 검증 가능하도록 만드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코인베이스의 에이전트 키트, 마더 DAO 등의 플랫폼들과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다중 에이전트 집단은 개별 인간이 처리할 수 없는 복잡한 작업을 협력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그 결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경제 모델이 등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좀 더 재미있는 개념 중 하나는 '디지털 트윈'이다. 인간 전문가의 지식을 대규모로 재현한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고,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노동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다. 즉, 인간 전문가의 지식을 대규모로 복제한 AI 에이전트 팀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분야·언어를 가로질러 연산과 논리를 수행하는 시대가 곧 열릴 것이다. - 파트너사와는 어떤 방식의 협업이 이루어지나 ▲우리의 파트너십은 단순한 마케팅 협력이 아니라, 기술적 통합과 오픈소스 생태계에 대한 공동 기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베이스(BASE)와는 마더 DAO 및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함께 구축 중이며, 이를 통해 탈중앙화된 AI 거버넌스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리트 프로토콜(Lit Protocol)과는 탈중앙화 신원 인증과 접근 제어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기능은 AI 에이전트가 보안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면서 작동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또 와즘엣지(WasmEdge)를 통해 리눅스 파운데이션과도 협업한다. 이를 통해 기업 수준의 보안성과 다양한 플랫폼 간의 호환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가이아넷의 파트너십은 기술적 실체를 중심으로 움직이며, 공동 개발과 생태계 공동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을 AI로 운영할 때, 신뢰성과 안정성은 어떻게 확보하나. ▲다층 검증 시스템을 통해 AI 기반 DAO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우리는 암호학적 방식으로 에이전트의 행동을 검증하고, 모든 과정이 블록체인 상에서 투명하게 관리되도록 설계했다. 또 계산의 무결성을 보장하기 위한 증명 시스템과 함께, 이더리움 기반 프로코톨인 아이겐 레이어(EigenLayer)의 검증 서비스까지 거친다.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경제적 장치도 마련했다. 검증자는 일정량의 가상자산을 스테이킹해야 하고, 잘못된 검증을 하면 자산이 소각되는 ‘슬래싱(slashing)' 시스템이 작동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점진적 탈중앙화라고 부른다. 초기에는 인간의 감독을 유지하면서 시스템을 운영하고, 에이전트의 신뢰성이 확보되면 자동화 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처럼 가이아넷은 기술, 경제, 거버넌스 설계를 모두 활용해 신뢰 기반의 AI DAO를 실현하려 하고 있다. ■가이아 넷(Gaia Net) 매트 라이트 CEO △카네기멜론대학교 기계공학 박사 학위 △오픈AI 연구원 △구글의 미래 기술 연구 조직이자 현재는 알파벳 산하의 독립 연구소로 운영되는 ’X(전 구글X)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 로보틱스 엔지니어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5-03-24 14:14:38[파이낸셜뉴스] 수면 부족이나 불면증 등으로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사람은 음모론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팅엄대 연구팀, 1000명 대상 실험 12일 영국 노팅엄대 대니얼 졸리 교수팀이 국제 학술지 건강심리학 저널(Journal of Health Psychology)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거 한 달간 수면의 질이 나쁜 사람은 음모론적 콘텐츠에 노출된 후 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540명의 수면의 질을 평가한 뒤 이들에게 2019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 관한 음모론적 내용이 담긴 기사와 화재 사고를 사실적으로 설명한 기사 등 두 건의 기사를 보여줬다. 그 결과 각 기사에 대한 믿음 등을 조사한 결과 과거 한 달 동안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수면의 질이 좋은 사람들보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 고의적인 은폐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음모론을 믿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연구에 참가한 575명에 대해서는 수면의 질 저하와 음모론적 신념 증가를 연결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과 불면증이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에 대해 조사했다. 수면의 질 낮을수록 음모론적 사고방식과 연관성 그 결과 수면의 질 저하와 불면증은 모두 음모론적 사고방식, 특정 음모론에 대한 믿음 등 음모론적 신념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분노와 편집증도 음모론적 신념에 영향을 미쳤지만 일관성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면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오해 소지가 있는 이야기에 저항할 능력을 더 잘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연구는 음모론 확산 방지를 위해 수면에 초점을 맞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또 연구팀은 음모론은 강력하고 비밀스러운 집단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며 사회에 해를 끼친다고 주장한다며 이런 믿음은 백신 접종 반대, 기후 변화 회의론, 정치 불신 등 사회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졸리 교수는 "수면은 정신 건강과 인지 기능이 매우 중요하고 수면 부족은 음모론적 사고의 원인이 되는 우울증, 불안, 편집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연구는 수면의 질을 개선하면 음모론에 대한 취약성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3-13 09:06:48【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인공지능의 책임감 있고 올바른 사용을 위해 올해부터 중학교 교육과정에 '인공지능 윤리교육 과목'을 개설하고, 교과서와 지도서를 개발해 보급한다고 20일 밝혔다. '슬기로운 인공지능 윤리 생활'이라는 이름의 교과서는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판단으로 인공지능을 현재와 미래의 삶 속에서 올바르게 활용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윤리적 쟁점을 학습하고 바른 판단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인공지능과 일상생활, 사회, 과학, 미래 4개의 단원으로 구성된다. 인공지능과 우리 생활 단원은 인공지능의 기본 개념, 인공지능의 양면성, 인공지능과의 건강한 소통 구성되며, 인공지능으로 변화된 일상 속 윤리적 고민을 인식한다. 이어 인공지능과 사회 생활은 인권을 존중하는 인공지능 사용, 사회적 갈등 해결에 인공지능 활용, 미디어와 인공지능의 관계, 사회적 약자를 돕는 기술로 공정하고 포용적인 가치를 학습한다. 인공지능과 과학 생활은 재난·재해에 대처 인공지능 기술, 의료 인공지능 프로그램, 인공지능으로 만드는 안전한 생활 등 과학 분야에서의 활용 방법을 이해한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과 미래 생활은 지속 가능한 환경 보호, 지역 사회 문제 해결, 그리고 공정하고 책임감 있는 인공지능 개발의 중요성을 다룬다. '주제열기', '생각열기', '전개 및 활동', '스스로 정리하기'의 체계적 단계 학습으로 학생들은 생활 속 문제를 스스로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교과서는 인공지능 윤리교육 과목을 개설하는 학교에 보급하며 '하이러닝 플랫폼'을 통해 전자책으로도 제공한다. 교사 수업 지원을 위한 인공지능 윤리기준 도입 영상도 교사용 지도서와 함께 보급할 예정이다. 도교육청 김태석 미래교육담당관은 "이번 인공지능 윤리교육 과목 도입으로 학생들이 인간 중심 윤리적 가치를 실현하는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디지털 시민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5-02-20 09:35:36[파이낸셜뉴스] 편리하면서도 강력한 작업 도구인 인공지능(AI)을 비판적 사고 없이 무턱대고 사용할 경우 인간의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카네기멜론대학이 공동 연구한 '비판적 사고에 대한 생성형 AI의 영향 : 지식 노동자 설문 조사에서 보고된 인지 노력 및 자신감 효과 감소'라는 긴 제목의 보고서가 내린 결론이다. 해당 보고서는 오는 4월 26일부터 5월 1일까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컴퓨터공학 학회 'ACM CHI'에서 발표된다. 기즈모도 등 미국 현지 IT전문매체는 10일(현지시간) 이 보고서가 "인간이 업무 중 생성형 AI에 의존하는 빈도가 높아질수록 비판적 사고를 덜 사용하게 됐다. 이는 인간의 인지적 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AI를 사용했을 때와 사용하지 않았을 때 이번 연구는 데이터나 정보 처리 업무를 하는 319명의 전문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자신의 업무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한 936개 사례를 중심으로 질문을 주고 답을 받았다. 우선 작업에 사용한 AI 프로그램과 방법, AI 도구의 작업 수행 능력에 대한 신뢰 여부, AI의 도움 없이 자신의 능력만으로 동일한 작업을 완료할 수 있는지 등에 답변을 요청했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업무에 활용한 사례 중에는 챗GPT로 '신규 진단된 당뇨병 환자를 위한 교육 자료'를 검증한 간호사, AI 이미지 생성기인 달리(DALL-E)를 이용해 '학생들에게 손 씻기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한 시청각 자료'를 만든 교사 등이 있었다. 보고서를 보면 AI가 작업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일수록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빈도는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요도가 낮은 업무일 수록 AI의 작업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고서는 "이 같은 과정이 장기화되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AI가 내놓는 답변에 확신이 적은 사용자는 비판적 사고를 사용해 AI가 출력한 품질을 평가하는가 하면 개선의 과정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내놓는 데 노력했다. 이를 통해 인간이 독립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서는 해석했다. 특히 보고서가 주목한 부분은 업무에 AI를 사용했을 때와 사용하지 않았을 때 동일 작업에서 내놓은 결과였다. 보고서는 "AI 도구를 사용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동일한 작업에 대해 내놓은 결과가 다양하지 못했다. AI가 제공하는 답변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데 따른 것"이라며 "비판적 사고를 활용할 기회가 줄어들면 장기적으로 문제해결 능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고 분석했다. 다만 조사 결과를 토대로 AI를 무조건 배제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부정적 입장을 전했다. 보고서는 "AI 도구는 추론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개선해야 할 부분을 제안하는 등 사용자 학습을 용이하게 하는 기능을 제공했다"며 "이런 기능을 제대로 사용한다면 비판적 사고와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업무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챗GPT "내 생각엔…" 연구 결과에 대해 대표적인 생성형 AI인 챗GPT에 의견을 물었다. 챗GPT는 "해당 연구는 AI 도구를 사용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AI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도구지만, 인간이 비판적 사고 없이 맹목적으로 의존하면 오히려 역량이 저하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AI의 장점을 살리면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챗GPT는 "AI가 제공한 답변을 그대로 수용하지 말고 항상 '이것이 최선의 해결책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고, 단순 반복 작업은 AI를 활용하더라도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작업은 직접 사고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했다. 또 "AI가 제공하는 정보 외에도 다양한 출처를 참고해 비판적 사고를 활성화하 창의적 접근을 유지하라"고 권했다. AI를 사용하는 인간에게 경고를 담은 조언도 잊지 않았다. 챗GPT는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사람과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질 것"이라며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능동적으로 검토하고 수정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2-11 16:08:33"인공지능(AI) 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사람과 기계가 협업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AI가 제공하는 결과물의 비판적 사고와 인문적 소양이 더해진 '휴먼 엔지니어링'이 중요하다." 취임 후 공단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했던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사진)은 올해 경영방침의 화두로 AI를 강조했다. 다양하고 복잡한 공단의 모든 업무 분야에 인공지능과 협업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21일 이 이사장은 파이낸셜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간과 기계가 협업하며 조화로운 업무처리 방식을 찾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의 역량을 갖춰야한다"면서 "지난해 개원한 미래교육원을 통해 전 직원 역량강화의 해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조직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혁신을 위해서는 긍정적이고 열정적이고 몰입할 수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취임 후 조직 내에 조직행복문화 최고 실행자인 'CHO'를 신설한 것도 대표적인 예다. AI를 강조하는 것도 결국 직원들의 행복과 이와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공단이 하는 업무가 굉장히 복잡하고 많은데, 인공지능과 협업을 하면 생산성이 높아질수 있다"면서 "직원들이 열심히 많은 시간을 들여서 일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워라밸을 추구하고 삶의 여유를 가져가기 위해 AI를 활용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이사장이 취임한 후 산업인력공단의 모든 업무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530개 종목의 국가기술자격과 국가전문자격 시험에서 적용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시험의 일련과정들이 사람의 손을 거쳐서 했다면, 디지털화된 프로세스인 컴퓨터기반시험(CBT)로 가겠다는 것으로, 이미 국가기술자격시험에서 사지선다형 필기시험의 50%는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접수부터 손쉽게 바꿨다. 지난해 큐넷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한 것이 이 일환이다. 그동안 시험 접수 첫날에 인기 많은 시험장에 접수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 접속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 플랫폼 개선을 통해 이러한 점이 해소됐다는 것. 이 이사장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어디서나 시험을 보고 정답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합격 여부까지 현장에서 즉시 확인할 수 있게 되면 과거의 시험지를 배부하고 답안지를 회수해 채점하는 모든 과정이 생략돼 편의성과 시간과 인력, 예산절감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이러한 시스템이 가능한 디지털 시험장을 현재 12곳에서 2027년까지 32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문제 출제는 물론 채점까지도 AI와 협업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편차를 가능한 줄이면서 정확성을 높여가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재택시험까지도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AI시대의 노동시장은 큰 변화가 불가피하며, 일자리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이사장은 향후 숙련기술을 가진 블루컬러가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이미 그런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는데, 숙련 기술자들의 몸값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숙련기술의 르네상스가 다가오고 있는데, 공단에서 전국민을 고숙련 인재로 키울 수 있도록 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근로자 누구나 일학습을 병행하며, 생애 전주기에 거쳐서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고숙련 사회로 가는 길이란 것이다. 이 이사장은 "늘 학습하는 사람은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디지털 기술혁신은 개개인의 성장을 돕는 '초개인화 서비스'가 확대될 것이고 이를 통해 국민 개개인의 역량이 커진다면, 국민 역량의 총합인 '국민총역량'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대한민국은 저력이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제47회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10개, 은메달 13개, 동메달 9개, 우수상 11개 등 역대최다 메달을 획득해 중국에 이어 종합 2위의 성적을 거둔 것이 그 방증이라는 것. 한편 취임 2년차로 접어든 이 이사장은 "지난 1년동안 시속 100km로 달려왔지만 2년차 접어드는 해는 조직문화의 개선과 사업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시속 200km로 혁신의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면서 "더많은 청년, 경력보유여성, 근로자, 구직자 등의 직업능력을 새로고침 할 수 있는 을사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5-01-21 18:08:42[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의 이도윤 감독이 주연배우 주지훈에게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좋은 친구들'에서 알게 된 후 지난 10년여간 영화 제목처럼 좋은 친구로 지내왔다. 이 감독은 최근 '중증외상센터' 오프라인 시사회 후 취재진과 만나 "주지훈은 아내 빼고, 제게 사랑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로를 정말 잘 알고 감독, 배우로서 서로의 활용법도 잘 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아주 두텁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차기작이 나오는데 10년이 걸린 셈인데 그 사이 준비하다 엎어진 작품들도 다 주지훈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8부작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병원 중증외상팀에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활약상을 그렸다. 극중 주지훈은 의사로서 뛰어난 실력과 사명감을 갖췄으면서도 잘난 척도 하고 할말도 다하는 '신의 손' 백강혁을 연기했다. 주지훈의 매력이 잘 살아있어 '킹덤' 시리즈 이후 주지훈의 대표작으로 손꼽힐 만하다. 안전한 의사의 길을 가려던 중 백강혁에게 반해 그의 뒤를 따르게 된 엘리트 펠로우 '항문 양재원'은 라이징 스타 추영우가 맡았다. 깡다구 좋은 5년차 중증외상팀 시니어 간호사 '천장미'는 하영이 맡아 환상의 팀을 이룬다.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며, '아다마스'의 최태강 작가가 대본을 썼다. 이 감독은 주지훈에 대해 "연기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배우라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도 다 설득이 된다"며 "내 머릿속에 완벽한 그림이 있었는데 주지훈이 딱 그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추켜세웠다. 추영우에 대해선 "이 작품은 백강현이 화자지만, 양재원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이름이 오간 배우들이 많았는데, 극중 캐릭터처럼 경험은 적지만 가능성은 많은 신인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추영우는 최근 드라마 '옥씨부인전'으로 스타덤에 올랐는데, 이 작품은 그 전에 찍었다. 이 감독은 공개 시점이 좋다는 말에 "추영우에게 네 덕분이다. 고맙다고 했다"며 "굉장히 열심히 하고, 앞으로도 잘될 배우"라고 칭찬했다. 지난해 의사 정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의사가 주인공인 드라마 '슬기로운 전공의생활'은 편성이 미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사들의 사적 생활도 중요하게 다뤄지던 '슬의생' 시리즈와 달리 이 작품은 직무태만 의사를 대놓고 비난하고, 환자의 생명보다 경영을 우선시하는 병원의 경영방식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등 오히려 속시원함을 안긴다. 사명감이 투철한 이상적인 의사가 필요한 시점이라 백강혁은 대중의 바람이 투영된 히어로나 다름없다. 이 감독도 이 작품에 대해 "일종의 판타지 히어로물"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메디컬 드라마로만 규정하기 힘들다"며 "장르적으로 여러 가지 맛을 넣고자 했다. 인간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도 있고, 원작의 코믹 터치도 살렸다"고 말했다. 환자를 살리는 게 의사, 그게 가장 중요 드라마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동의 어느 격전지에서 포탄을 뚫고 달려가는 백강혁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마치 영화 '비공식작전'의 주지훈이 떠오르는 이 장면은 백강혁이 얼마나 열악한 곳에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는지를 설명한다. 이어 서울로 장소가 바뀌면서 중증의료팀에 새로 부임한 백강혁의 활약상이 펼쳐진다. 환자를 구하는 순서에 이 드라마가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가 녹아있다. 첫 환자는 바로 조직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조직 폭력배다. "나같은 사람을 살려줘서 고맙다"는 환자의 대사에서 의사란 직업의 기본 소명을 드러낸다. 이어 산에서 실족한 환자를 구하러 직접 헬기를 타고 가는 에피소드를 통해 백강혁의 적극성뿐만 아니라 환자를 찾아가는 의사의 면모를 보인다. 또 내 가족이 당한 사고를 통해 장기기증과 중증외상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메디컬 드라마의 장기인 감동도 챙긴다. 기본적으로 코믹함을 장착한 이 드라마는 웃으면서 볼 수 있어 설 연휴 시청자를 넷플릭스에 묶어두는데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공개.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1-21 16:38:27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은 단순한 드라마 이상의 현실감으로 세계를 강타했다. 3년 만에 돌아온 시즌2는 더욱 정교한 시선으로 양극화와 불평등의 현실을 고발한다. 거액 상금을 위한 생존투쟁과 자중지란(自中之亂)은 단순한 설정이 아닌, 엄연한 실태의 명징한 은유다. "이러다간 다 죽어"라는 대사는 일상적 공포를 간결히 드러낸다.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초유의 상황에 직면했다. 계엄령과 대통령 탄핵, 권한대행의 연쇄라는 정치적 격동 속에서 가슴 아픈 항공기 참사까지 발생했다. 법적 판결은 이뤄질 것이고 사고 진상도 밝혀지겠지만, 더 큰 재난과 위기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대내외 사방을 둘러보면 두렵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현대사는 도전과 극복의 연속이었다. 군사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화를 이루며,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주는 국가로 도약했다.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한 대한민국의 성취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롤 모델로 평가받는다. 이념과 노선의 차이가 있었지만, 국가발전이라는 목표 아래 우리는 단결했고, 그 성과를 함께 누렸다. 물론 정치적 결정은 늘 국민의 몫이었다. 우리는 시대에 적합한 지도자를 스스로 선택해 왔다. 군사독재의 잔재를 청산하고 경제를 살리며, 국민통합을 위해 때로는 진보를, 때로는 보수를 세웠다. 필자 역시 선거 때마다 균형과 발전을 이뤄낼 일꾼을 가려내기 위해 깊게 숙고했고, 선택의 최종 기준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열망과 기대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의 정치는 소통과 협력은 뒷전이고, 극단적 대립과 진영 논리에 매몰된 모습이다. 갈등은 설득과 타협의 전제로서 민주주의의 근본적 기반이지만, 끝없는 정쟁 속에 날로 피폐해지는 국민의 삶은 추슬러질 희망을 찾기 어렵다. 무비판적인 정치적 확증편향이 친구와 이웃을 갈라놓는 사이, "이러다간 다 죽어"라는 드라마 대사가 귓속을 웅웅대며 절망의 벼랑으로 모두를 밀어내고 있다. 2025년의 엄중한 현실 앞에서, 그러므로 다시, 기업을 생각한다. 86 아시안게임과 88 서울올림픽은 동북아시아 작은 분단국의 일신된 면모를 세계에 선포했다. 식민의 굴레와 전쟁의 화마가 잦아든 지 반세기도 지나지 않은 시점, 기적이라는 말을 넘는 칭송이 가득했다. 이어진 월드컵, G20 정상회의,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와 그 모든 저변을 일궈낸 경제, 산업의 발전상은 세계의 청춘들을 뒤흔든 K컬처의 소프트파워를 품어내며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렸다. 이 과정은 온전히 강건한 국민의 저력에 의지했고, 앞에서 길을 열어 간 것은 단언컨대 수많은 기업의 헌신과 도전 덕분이었다. 1983년 '아! 대한민국'이 발표됐을 때, 가사가 좀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국민가요 타이틀도 시대착오적으로 보였다. 개인이 중요하고 개성이 제일인데, 난데없는 나라 타령이라니.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고, 저마다 누려야 할 행복이 언제나 자유로운 곳' 하지만 지금, 이 당연한 말들이 아프게 절실하다. 최근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아보하'가 회자되고 있다. '아주 보통의 하루'를 뜻하는 말로, 특별함보다는 평범한 일상 속 행복을 추구하는 태도를 반영한다. 경기 불황과 급격한 변화 속에서 소소한 안정과 평화를 찾으려는 마음의 움직임이다. 소비 트렌드를 설명하는 단어지만, 정치와 공동체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이자 목적에 대한 우화적 질문으로 읽힌다. 대립과 분열을 넘어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지향점이 될 수는 없을까. 당연하기에 소홀했던, 소중한 일상의 위대함을 깨닫는 순간 대한민국은 마침내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다간 다 죽어"라는 경고가 아닌, "이제는 함께 살자"라는 연약한 희망을 붙들며 새해를 맞이한다.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2025-01-09 19:15:17[파이낸셜뉴스] 국립현대미술관은 차세대 문화예술을 이끌 유망 창작자를 발굴하고 다학제간 협업을 지원하는 개방형 공모사업 '프로젝트 해시태그'의 5주년을 기념해 '프로젝트 해시태그 5주년: 경계 너머 마주한 것들'을 오는 8, 9, 11, 12일 등 총 4일간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2019년부터 매년 두 팀씩, 지금까지 총 10팀의 창작자들과 그들의 작업을 통해 오늘날 다학제적이고 융복합적인 예술에서 협업의 창발성에 주목하고 그 의미를 관람객과 공유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프로그램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다원공간 중층에서 진행되며 3회의 토크, 2회의 워크숍, 1회의 라운드테이블과 네트워킹 행사로 진행된다. 8일 토크 1 '서로 얽히게 하는 것들'에는 2022년 선발팀인 크립톤과 2023년 선발팀인 랩삐, 외부 패널 노고운 전남대 교수, 이광석 서울과기대 교수가 함께 인간중심적 사고 너머 기술과 생태의 교차점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태도를 점검한다. 12일 토크 2 '출몰하는 현재로부터'에는 2020년 선발팀 서울퀴어콜렉티브, 2022년 선발팀 로스트에어와 패널 신예슬 음악평론가, 오혜진 문학평론가가 도시 속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가시화하기 위해 지금 여기에 있음을 증명하는 다양한 방식의 발화들이 만들어내는 의미와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같은 날 토크 3 '다중 재난과 감각의 풍경'에서는 2021년 선발팀 더 덕 어몽 어스, 2024년 선발팀 소망사무국과 패널 오영진 서울과기대 교수, 심완선 SF 평론가가 실제 세계를 비판적으로 반영하는 가상 세계의 서사를 확인하고 이세계(異世界)가 오늘날 물질세계와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펴본다. 8일 워크숍 1 '종이를 사용해 일과 삶을 공유하는 33가지 방법'은 2021년 선발팀 새로운 질서 그 후와 함께 거대 플랫폼에 잠식된 오늘날의 웹 환경을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11일 워크숍 2 '묶어고리 RBSC 2025 공개모집'은 2023년 선발팀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의 새로운 멤버를 모으는 '오픈콜' 형식으로 진행된다. 9일 라운드테이블 '프로젝트 해시태그, 그리고 그 너머'에서는 2020년 선발팀 강남버그, 2024년 선발팀 플레잉 아트 메소드와 '프로젝트 해시태그'를 이끌었던 미술관 학예연구사들이 바라본 프로젝트 기간 5년의 의미와 역대 선발 작가들의 실험성, 콜렉티브의 가능성 등에 관해 논의한다. 모든 프로그램은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을 통해 선착순으로 사전 신청할 수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1-06 13: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