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갈대밭에 움막을 짓고 살면서 주변 식당에 침입해 식료품 등을 훔쳐 달아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광주 서부경찰서는 30대 초반 A씨를 특수절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광주 서구 소재의 한 음식점에 침입해 식료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훔친 식료품은 총 70여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식당이 영업을 마치고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늦은 밤 시간대를 노려 허술하게 잠긴 미닫이문을 손으로 열고 들어가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범행 당시 A씨가 현장 주변에서 흘린 유류품을 토대로 지문을 채취해 인적 사항을 확보하고, 동선을 파악해 수색 끝에 A씨가 생활하고 있는 움막에서 검거했다. 동종 전과로 징역형을 살다 출소한 A씨는 지난해 4월 지내던 원룸에서 쫓겨난 뒤 식당 주변 갈대밭에서 움막을 지어놓고 생활해온 것으로도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에 식료품을 훔쳐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누범 기간이고 도주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3-18 11:07:58[파이낸셜뉴스] 미제사건으로 남은 ‘낙동강변 살인사건’ 진범이 13년만에 자수했다. 경찰서에 제 발로 찾아와 범행 일체를 자백한 남자는 다름 아닌 피해자의 동생으로, 10여 년간을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자수를 결심했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21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2010년 8월 초 부산 강서구 대저동 낙동강 인근의 한 농막에서 친형에게 둔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50대 A씨를 지난 8월 19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지난 8월 18일 자신이 2010년 8월에 발생한 낙동강 움막 살인사건의 범인이라며 부산진경찰서에 자수했다. 당시 움막에선 머리에 둔기를 맞아 숨진 40대 남성이 시민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벌였지만, 움막이 외딴곳에 있는 데다 폐쇄회로(CC)TV도 없어 범인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경찰서에 찾아온 A씨는 당시 현장 모습이나 피해 부위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했고, 경찰은 A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 수사한 끝에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자수한 A씨는 “친형이 움막을 짓고 사는 것이 못마땅했고, 다른 곳으로 옮겨 살라고 권유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죄책감 때문에 견딜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거쳐 지난 9월 재판에 기소했다. A씨 사건 재판은 지난달 6일부터 부산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1-22 06:15:49[안양=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안양시가 30일 안양예술공원 삼성산 일대 불법시설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전격 실시했다. 이종근 안양시 만안구청장은 “이번 대집행으로 삼성산이 건강한 시민 휴식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 속에 불법행위를 근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산 일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시설물 설치와 형질변경 등을 할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임시거처나 기도장소로 사용하는 움막 등 불법시설물이 늘어나는 실정이다. 안양시 만안구청 직원 40여명은 이날 합동으로 움막 등 총 14개 불법시설물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이로 인해 그동안 등산객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던 모습이 자취를 감춰 쾌적한 산림 풍광을 되찾았다. 한편 관할 관청인 만안구는 행정대집행 이후 불법시설물 설치 등 불법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순찰 및 점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19-08-30 21:16:52싸인 (사진=채널A) ‘싸인’ 산 속 노부부의 숨겨진 이야기가 공개된다. 22일 오후 방송되는 채널A 모큐 드라마 ‘싸인’에서는 서로의 팔을 줄로 묶은 노부부, 김일구 할아버지(78세)-정삼순 할머니(74세)의 이야기가 전파를 탄다. 이날 방송에서는 외딴 산 속 움막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부부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들이 서로를 줄로 묶은 이유는 눈이 보이지 않는 할머니를 위한 할아버지의 배려라고. 주변 사람들은 자식들이 몸이 불편한 노부부를 버린 것 같다고 얘기했지만 노부부는 자식이 없고 단지 위암에 걸린 할아버지와 녹내장에 걸린 할머니의 요양을 위해 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 설명한다. 그러던 중 산나물로 식사를 하던 노부부가 복통을 호소하고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노부부에게 1남 1녀의 자식들이 있음이 밝혀지고 자식들은 작년에 노부부를 요양원에 모셨다고 말한다. 또한 치료를 받던 도중 의문의 남성들이 노부부를 모셔가는 모습이 포착되고 사라진 노부부는 요양원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요양원에서 벌어지는 한 요양보호사의 충격적인 노인 학대 모습까지 드러나게 될 예정이다. 한편 산 속 노부부의 숨겨진 이야기가 담긴 ‘싸인’은 22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hyein4027@starnnews.com김혜인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4-04-22 22:05:08서로의 팔을 줄로 묶고 다니는 노부부의 애틋한 사연이 전파를 탄다. 4월22일 밤 11시 방송되는 채널A ‘싸인’에서는 외출할때마다 서로 팔을 줄로 묶는 김일구 할아버지(78세)와 정삼순 할머니(74세)의 사연이 공개된다. 노부부는 외딴 산속 움막에서 생활하고 있다. 자식이 없는 두 사람은 각각 위암과 녹내장과 싸우고 있다. 요양을 위해 살아가는 두 사람은 어떤 도움도 필요없다며 조용한 삶을 원했다. 제작진이 확인한 결과 노부부는 1남1녀의 자식이 있었다. 자식들은 노부부를 요양원에 모셨다고 말한다. 이후 의문의 남성들이 노부부를 요양원에 모셔가고 충격적인 노인학대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채널 A 모큐드라마 ‘싸인’은 사건 발생 현장부터 숨막히는 범인 검거 과정 그리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이다. 실제 있었던 사건을 소재로 허구의 상황을 실제처럼 가공해서 방송하고 있다. /황인성 기자 news@fnnews.com
2014-04-22 10:50:36【파이낸셜뉴스 군산=강인 기자】 전북 군산시 해신동 해망굴(국가등록문화유산)이 슬픈 역사를 간직한 기억의 장소로 변신한다. 군산시는 도시재생사업으로 2023년 10월부터 추진한 해망굴 주변에 군산 역사 상징물을 설치하는 명소화 사업을 이달 말 준공한다고 13일 밝혔다. 상징물은 일제 수탈과 한국전쟁 등 기억해야할 역사를 중심으로 한다. 해망굴 주변에는 일제강점기에 건축된 부교(뜬다리) 부두, 군산세관, 조선은행과 한국전쟁 때 피란민이 거주하던 움막촌 등을 표현한 부조물과 스토리텔링 상징물이 설치된다. 해망굴은 중앙동 도심과 수산물 집합소인 해망동을 연결하는 길이 131m, 높이 4.5m의 터널로, 일제가 군산시 내항을 통해 호남평야 쌀을 수탈하기 위해 1926년 개통했다. 한국전쟁 중에는 북한군 지휘소가 있어 미군 공군기 폭격을 받기도 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일제강점기부터 군산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한 해망굴이 과거를 기억하는 역사 스토리텔링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06-13 14:53:26동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의 단골 메뉴가 누 떼 사이를 휘젓는 사자 모습이다. 문명의 눈요기를 위한 '자연'이란 이름의 동물원인 셈이다. 그 땅은 사바나기후대(반사막)에 속해 있고, 주민들은 마사이. 마사이 마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식수를 어떻게 구할까. 낮에는 뜨거운 햇볕으로 달궈진 초원의 수분이 모두 증발할밖에. 밤에는 기온이 급강하한다.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발생하는 나뭇잎과 풀잎에 대롱거리는 이슬 걷기 작업이 동 트기 전의 새벽에 날마다 이루어진다. 공기는 차다. 소가죽을 둘러쓴 일군의 부인과 아이들이 줄을 지어서 초원으로 들어간다. 물론 맨발이고, 모두 한 개씩 바구니나 통을 들었다. 소의 위장이나 염소 한 마리 통가죽을 말린 주머니들이다. 염소 가죽을 벗겨 말려서 네 발 끝을 잘 묶으면 완벽한 물통 역할을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염소를 도살할 때부터 계산된 절차가 있다. 간혹 말린 풀줄기로 촘촘하게 짠 바구니들도 사용한다. 벌집으로부터 얻은 밀랍을 바구니의 안팎으로 잘 바르면 훌륭한 물통이 된다. 밧줄 끝에 염소뼈들을 서너 개 달고 공중에서 돌리는 건장한 청년이 맨 앞줄의 저만치에서 성큼성큼 걸어간다. "윙윙" 소리가 요란하다. 초원의 바닥을 기어다니는 독사들과 전갈들을 쫓기 위함이다. 그래야 초원 속에서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안전통로가 확보된다. 한 집에서 하루에 5리터의 물은 길어야 살아간다. 마사이는 수천년 아니 수만년 동안 마사이 마라에서 그렇게 살아왔다. 건조지대의 자연이 주는 마실 물의 원천은 강이나 우물이 아니라 나뭇잎에 맺힌 이슬이다. 19세기 말까지의 모습을 담은 고전적인 인류학 교과서에 실린 내용을 간추린 것인데, 이제 이 교과서도 수명을 다한 지 오래되었다. 마사이 마라에는 이슬로 목을 축이던 마사이가 없다. 대부분 나이로비나 몸바사 교외 빈민촌의 우글거리는 폐비닐과 깡통 집 골목에서, 불소 냄새 풀풀 풍기는 수돗물을 퍼나르는 급수차를 향해서, 깡통들의 줄을 지어서 기다린다. 깡통 골목 사이로 구불구불 흐르는 배수구의 악취 풍기는 폐수만이 흔한 물이 되었다. 산업화와 도시화의 끝자락에서 초원의 생명수인 이슬은 신화로 증발해 버렸다. 1995년 마사이 촌락을 찾았던 나는 가까스로 마사이의 살림살이를 만날 수 있었다. 소똥과 진흙을 섞어서 지붕과 벽을 채운 나즈막한 움막 안에서는 오래된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재즈 음악을 발산한다. 지붕 높이가 나의 어깨에도 미치지 못한다. 벽체는 바싹 마른 딴딴한 관목 가지들을 가지런히 세워서 타원형으로 조성했고, 천장은 잔가지들을 좀 더 촘촘히 배열했다. 소똥을 물에 푼 걸쭉한 마감재로 벽면을 칠하여 반질거리는 효과를 낸다. 소똥벽 캔버스에는 별도 그리고 새들도 그렸다. 세 칸으로 나뉜 움막에는 소가죽이 바닥으로 깔렸고, 한쪽 구석에 불을 지피는 화덕에 새카맣게 그을은 낡은 알루미늄 주전자가 있고, 움막 안은 온통 그을음으로 반짝거릴 지경이다. 입구로부터 들어가면서 몸을 구부리고 왼쪽으로 몸을 돌려 곧바로 한 칸에 '완샷'으로 몸을 눕혀 본다. 새끼염소 한 마리가 그늘을 찾아서 움막 안으로 들어와 졸고 있다. 스물두 살의 사뮤엘 청년은 소를 키운다. 45마리의 소가 있어야 장가를 들 수 있다고. 자신은 20마리밖에 없기 때문에, 외삼촌이 지원해주면 신부대를 마련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몇 년간 도시로 나가서 품팔이를 해야 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서 나이로비로 나갔다가 품팔이와 구걸에 지쳐서 귀향했건만, 다시 나가야 할 생각을 하니 진저리가 났다. 결심하고, 처녀들이 아름다운 마사이 마라의 사바나로 돌아왔다. 사뮤엘은 가끔 초원으로 나가서 귀중한 풀을 채취한다. 사자가 싫어하는 냄새를 피우는 '치투라'라는 풀이다. 이 풀이 없으면 울타리 속에서 소를 키울 수가 없다. 야간에 사자가 습격하기 때문이다. 그날 아침에도 사자가 울타리 속에 들어와서 똥을 누고 간 흔적을 발견했다. 들판으로 나갈 때는 자신도 그 풀을 찧어서 몸에 액즙을 바른다. 냄새가 자신을 보호한다. 1960년대 말, 한국인 선교사 한 분이 들어와서 마사이 사람들을 구제한답시고 지하수 굴착기를 설치해 물 공급을 원활히 해주었다. 사바나의 들판에 흩어져 살던 사람들이 식수가 나오는 곳으로 모여들면서 커다란 마을이 형성되었고, 선교사의 교회는 성황을 이뤘다. 급기야 백인들의 습성인 샤워라는 것을 배운 마사이들이 몸을 씻기 시작했다. 어느 날 들에 나갔던 마사이 청년이 사자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고인물이 썩으면서 전염병이 발생했고, 문제의 본질이 인지된 때에는 돌이킬 수 없는 편리 중독의 덫에 걸리고 말았다. 사회진화론이란 '선진적' 서구사상의 제품인 문명에 의해서 조작된 야만은 문명의 카니발리즘 대상일 뿐이고, 문명의 끝은 '혜택'이란 이름으로 장식된 허상이었다는 것도 백일하에 드러났다. 문명도 야만도 모두 황금과 권력에 야욕 찬 '백인종' 제국주의가 만든 소설이었다. 야만이란 먹이를 바닥낸 문명의 허구적 인류사가 이제 종말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그 끝에서 마사이 마라에 마사이는 사라졌고, 헐떡거리는 사자들이 문명의 울타리 속에서 눈요기로 달리는 장면이 21세기를 장식하는 인류문화의 모습이다. 문명이 인류에게 남긴 유산의 하나가 눈요기라는 편리임을 알았다. 스와힐리어로 사파리라는 이름의 편리도 결국은 눈요기를 위함이다. 문명질곡의 탈출구는 진정으로 편리를 내던지는 용기일 것이다. 염주 들고 산으로 들어간 후배의 뒤태가 존경스럽다. 문명이 앗아간 사람이 사는 모습, 그것이 공동체일 것이다. 자연에 순응된 공동체는 생태계의 다양성만큼이나 다양하였다. 아파트로 획일화되면서 사라진 공동체 회복만이 문명질곡의 타파를 보장한다. 편리란 무엇인가. 심오한 철학과 사상의 차원에서 도전하지 않으면 결코 해결할 수 없는 과제다. 그것을 어떻게 내던질 수 있을까. 인류가 살아남기 위하여 주어진 최후의 사명일지 모른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6-10 18:12:02사단법인 한국춤협회(이사장 윤수미, 동덕여자대학교 교수)가 주최한 2024년 제 38회 한국무용제전 <Ecology 춤, 연대의 몸짓>이 지난 4월 12일부터 24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과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개·폐막초청공연을 포함하여 총 25개의 작품이 선보여진 이번 한국무용제전은 개막초청공연으로 국가무형유산 제21호로 지정된 승전무 중 통영북춤을 (사)국가무형유산 승전무 보존회 서울지부에서 선보였고, 부채산조 춤에서 느껴지는 단아함과 활기참을 창작작품으로 표현한 판댄스컴퍼니 이미영의 작품 <숲의 노래(Song of the Forest)>이 공연되었다. 이어 2023년 제37회 한국무용제전 대극장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임지애의 ‘이토록, 비(雨)’가 공연되어 흡입력있는 현시대의 한국창작춤을 보여주었다.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진행된 본공연 대극장부문은 여덟 개의 신작들이 4일에 걸쳐 공연되었다. 4월 14일(일)에는 (사)무용단 Altimeets 김병화의 ‘존재적 반향’, 김지성풍경무용단 김지성의 ‘그럼에도, 바람은’, 17일(수)에는 정길무용단 김현태의 ‘한그루나무가 아닌 숲이되는 방법’, 사단법인무트댄스 김정아의 ‘Query’가 선보여졌으며, 19일(금)에는 Alive motion 남기희의 ‘THE BLUE’, 움아트컴퍼니 유승관의 ‘당신은 당신입니까?’, 21일(일)에는 99아트컴퍼니 장혜림의 ‘이야기의 탄생’, 컴퍼니 SUM 전도현의 ‘부디, 울게 하소서’가 공연되었다. 이번 작품들은 한국창작춤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안무가들의 신작으로 다양한 관점에서의 연대와 사유를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본공연 소극장부문은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진행되었으며, 16일(화)에 이혜인 ‘초호흡’, 정도이 ‘여기서 ㅁ해요?’, 임해진 ‘해이(海涖)’, 박진경 ‘그 끝엔 머물지 못한다.’ 18일(목)에 신수현 ‘검은 항해’, 임지우 ‘균’, 한지원 ‘꾸벅놀음’, 추세령 ‘돼지 움막’, 20일(토)에 박철우 ‘merry에게 온 편지’, 윤혜진 ‘물질과 물질이 아닌 것’, 차은주 ‘한강 漢江’, 조한진 ‘벗’이 공연되었다. 이번 축제에서 발표된 소극장 12개의 작품에는 한국창작춤 안무가들의 번뜩이는 시선과 다채로운 감각이 녹아있었다. 폐막초청공연에서는 2023년 제37회 한국무용제전 소극장부문 최우수안무상 수상작인 보연 ‘균형을 위한 변주’가 대극장 무대에서 다시 한번 공연되었으며, 마지막 작품으로는 2023년 제37회 한국무용제전 대극장부문 우수작품상 수상작인 Bnp dance company 배강원의 ‘어디서 멈출 지(止’)가 공연되었다. 폐막초청공연 이후에 진행된 시상식은 안덕기(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사회로 시작되어 윤수미 (사)한국춤협회 이사장의 인사말, 그리고 제38회 한국무용제전 운영위원장을 맡은 이애현(前 경북도립무용단 상임안무가)의 경과보고로 이어졌다. 이후 소극장부문의 전문심사위원장을 맡은 김호연(무용평론가)과 대극장부문의 전문심사위원장을 맡은 윤덕경(서원대학교 명예교수)의 심사총평이 있었다. ‘무대를 잘 활용한 밀도 있고 구성력이 뛰어난 작품들이 많았으며 세련된 안무능력이 돋보였다.’는 심사평을 발표하였다. 이어 발표된 제38회 한국무용제전의 수상자는 대극장부문 최우수작품상 99아트컴퍼니 ‘이야기의 탄생’의 장혜림, 우수작품상은 사단법인무트댄스 ‘Query’의 김정아였다. 일반관객평가단이 선정한 작품인 관객특별상은 컴퍼니 SUM 전도현의 ‘부디, 울게 하소서’가 선정되었고 Best Dance 춤연기상은 김지성풍경무용단 ‘그럼에도, 바람은’의 김지성이 수상하였다. 소극장부문에서의 최우수안무상은 조한진의 ‘벗’, 우수안무상은 한지원의 ‘꾸벅놀음’과 차은주의 ‘한강 漢江’이 수상하였고, 심사위원특별상은 윤혜진 ‘물질과 물질이 아닌 것’이 수상하였다. 이번 2024 제38회 한국무용제전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오는 ‘Ecology 춤’의 두번째 해로써 ‘Ecology 춤, 연대의 몸짓’이라는 주제를 통해 무용예술계에서의 생태학적 의식과 실천, 시도들이 정착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윤수미 (사)한국춤협회 이사장은 “우리 춤계에서 한국무용제전이 지닌 역사성과 상징성은 그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연예술계의 선순환을 실천해나가는 한국무용제전, (사)한국춤협회가 되겠다"고 전했다.
2024-04-30 13:17:47[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 은(殷)나라 탕왕(湯王) 때 제후국 중에는 고죽국(孤竹國)이 있었다. 고죽국을 다스리는 군주에게는 3형제가 있었는데, 맏형인 백이(伯夷)와 둘째 아빙(亞凭), 그리고 막내 동생인 숙제(叔齊)였다. 그런데 고주국 군주는 막내인 숙제를 영주로 세우고자 했다. 숙제는 맏형을 대신해서 자신을 군주로 앉히려는 아버지가 못마땅했지만 아버지 면전에서는 거역하지 못했다. 숙제는 아버지가 죽고 나자 맏형에게 군주의 자리를 양보했다. “형님이 모름지기 장손이니 후사를 이으셔야 합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형은 이미 왕위에 뜻이 없었고, 아버지의 유지에 마음이 상한 터라 거절했다. 백이는 “이미 아버지의 명이고 유언이다.”하고 말하고서는 궁을 떠나 버렸다. 사실 신하들에게도 면목이 없었다. 숙제 또한 왕위에 욕심이 없었다. 그래서 형인 백이를 찾아 궁을 떠났다. 결국 둘째인 아빙이 군주가 되었다. 백이와 숙제는 왕위를 이을 왕자들이었지만 궁과 자국을 등진 떠돌이 신세가 되어 이곳저곳을 전전했다. 당시 인접국으로 주나라가 있었다. 그런데 주문왕(周文王) 서백창(西伯昌)이 노인을 잘 모신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래서 그에게 의탁하고자 백의와 숙제는 주문왕을 알현하고자 했다. 백이와 숙제는 주나라에 도착했다. 그런데 궁에서 곡소리가 들렸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며칠 전 주문왕이 서거한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장례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주문왕의 뒤를 이어 왕이 된 아들 무왕(武王)은 아버지 장례를 치르지도 않고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무왕은 나무로 만든 위패를 실어 문왕으로 추존하고 동쪽에 있는 종속관계의 상(商)나라의 주(紂)왕을 칠 요량으로 말을 타고 출정 채비를 했다. 당시 주나라는 상나라에게 공을 바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는 반역과 다름없었다. 상나라는 은(殷)나라라고도 불렀다. 백이와 숙제는 무왕의 말고삐를 붙잡고 간언하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장례도 지내지 않고 창칼을 들다니 효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신하로써 주국의 왕을 치는 것을 어진 사람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무왕은 어이가 없었다. 사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은 아버지인 문왕의 유지 때문이었던 것이다. 문왕은 죽기 전 아들에게 “내가 죽거든 상나라를 쳐서 멸망시켜라.”라고 유지를 남긴 것이다. 이를 몰랐던 백이와 숙제는 곁으로 보기에 반역이라 여긴 것이다. 무왕 옆의 신하들은 감히 왕에게 건방진 소리를 한다고 칼을 꺼내 백이와 숙제의 목을 치려고 했다. 그때 무왕의 공신인 강태공이 나셨다. “멈추거라. 이분들은 의로운 분들이시다.”라고 하면서 백이와 숙제를 피신시켰다. 무왕은 이러한 상황을 아랑곳하지 않고 상나라를 쳐서 어지러움을 평정했다. 결국 천하는 주나라를 종주국으로 삼게 되었다. 백이와 숙제는 강태공 때문에 목숨을 건사했지만, 이 소식을 듣고서 한탄했다. 이들은 신하로서 군주에 대한 신의(信義)를 져버린 것을 개탄하고 부끄럽게 여겨 절개를 지키고자 “배신자 나라의 곡식은 먹지 않겠다.”라고 말하고서는 수양산의 작은 움막집으로 숨어 들어갔다. 다행스럽게도 봄철이긴 했지만 수양산에는 먹을 것들이 없었다. 산에는 단지 생고사리들만 빼곡하게 나 있었다. 백이와 숙제는 어쩔 수 없이 고사리를 캐서 먹었다. 많이 뜯어서 훗날 먹으려고 말려 놓기도 했다. 봄철의 생고사리는 연해서 먹기에 부드러웠다. 끈적거리면서 맛도 좋았다. 백이와 숙제는 고사리뿐만 아니라 고비도 뜯어 먹었다. 고사리와 고비는 비슷하게 생겼다. 먹을 것이 없었기 때문에 이들에게 고사리인지 고비인지 구분할 이유가 없었다. 이렇게 3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이상하게 고사리를 먹으면 먹을수록 다리에 힘이 빠졌다. 게다가 양기가 떨어지면서 양위(陽痿)가 생겼다. 양위는 남성의 발기불능을 말한다. 눈은 점차 침침해지고 머리카락이 줄었으며 배가 불러 복창(腹脹)이 생겼다. 그러나 얼굴만은 축나지 않았다. 궁에서 주나라 무왕이 신하에게 물었다. “그때 그 무엄한 자들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느냐?” 그러자 신하는 “수양산에 숨어 들어가 고사린지 고빈지를 뜯어 먹으면서 산다고 합니다.” 무왕은 “수양산의 고사리라. 배신자 주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겠다고 하고서 산속으로 들어가서는 수양산의 고사리를 먹는다? 수양산에 난 풀도 주나라 것이 아니더냐?”하고 반문했다. 사람들은 백이와 숙제가 주나라의 고사리를 먹는다고 수군거렸다. “백이와 숙제는 이율배반적이다.”라는 말이 산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듯했다. 백이와 숙제는 억울한 마음에 고사리마저 끊어야겠다고 작정했다. 그리고 죽기 전에 전쟁과 복수로 얼룩진 세태를 원망하며 시 한 수를 지었다. 바로 채미가(采薇歌)다. “저 서산에 올라 고사리를 뜯네[登彼西山兮 采其薇矣]. 포악함으로 포악함을 바꾸면서도[以暴易暴兮], 그 잘못을 알지 못하는구나.[不知其非矣]. 신농(神農)과 우(虞), 하(夏)의 시대가 몰망하니[神農虞夏 忽然沒兮], 나는 장차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我安適歸矣] 아! 이제는 죽음 뿐이니[于嗟徂兮], 쇠잔한 우리의 운명이여[命之衰矣]!” 백이와 숙제는 고사리마저 끊고서 굶어 죽었다. 그래서 후세에서는 백이와 숙제를 청절지사(淸節之士)로 불렀다. 훗날 공자는 “백이와 숙제는 부정과 불의를 혐오하고 일을 미워했지 사람을 미워하지는 않았다. 또 지난 잘못을 생각하지 않았고, 원망을 품은 일이 드물었다. 그들은 인을 구하여 인을 얻었으니 또 무엇을 원망하랴?”라고 평하였다. 백이와 숙제는 고사리 때문에 죽은 것일까 아니면 굶어 죽은 것일까. 그러나 백이와 숙제가 요절한 것이 어찌 고사리 때문이었겠는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흉년으로 인해 굶주린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고사리에 힘입어 살아나기도 했으니 또한 고사리에 세상을 구제하는 공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어찌 되었든지 백이와 숙제 고사로 인해 사람들은 고사리를 생으로 먹는 것을 꺼렸다. 게다가 의서에서조차 <수신기>에 기록된 ‘어떤 사냥꾼이 고사리 한 줄기를 꺾어 먹었는데 가슴 속이 좋지 못하더니 병이 났다. 후에 작은 뱀 같은 것을 토했고 이것을 처마에 걸어두자 점차 마르더니 고사리가 되었다. 마침내 이것은 고사리를 생으로 먹을 수 없음이 밝혀졌다.’라는 이야기 등이 덧붙여지면서 생고사리 섭취에 대한 두려움을 상기시켜왔다. 의서에서는 ‘고사리는 그 줄기가 여릴 때는 채취하여 잿물에 삶아 끈적이는 즙을 제거하고 햇볕에 말려 나물로 만들어 먹으면 안전하다.’하고 기록해 놓고 있다. 생고사리로는 먹지 말라는 것이다. 실제로 생고사리는 각기병을 유발한다. 생고사리에는 티아민(비타민B1) 분해효소가 있어서 생으로 오랫동안 많은 양을 먹으면 티아민 결핍증으로 각기병이 생긴다. 그래서 생고사리를 많이 먹으면 다리에 힘이 빠지고 활력이 떨어진다. 특히 옛말에 어린아이들의 고사리를 많이 먹으면 다리가 약해져 걸을 수 없다고 했다. 항간에 고사리를 먹으면 정력이 약해진다는 말도 괜한 말이 아니다. 다만, 역시 고사리는 생으로 먹으면 안되는 것으로 여겨질 뿐이었다. 생고사리는 요절하게 하지만 익힌 고사리는 연명하게 한다. * 제목의 ○○○○는 ‘생고사리’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사기열전(史記列傳)> 伯夷列傳. 전략. 孔子曰 “伯夷, 叔齊, 不念舊惡, 怨是用希.” “求仁得仁, 又何怨乎?” 余悲伯夷之意, 睹軼詩可異焉. 其傳曰 伯夷, 叔齊, 孤竹君之二子也. 父欲立叔齊, 及父卒, 叔齊讓伯夷. 伯夷曰 “父命也.” 遂逃去. 叔齊亦不肯立而逃之. 國人立其中子. 於是伯夷, 叔齊聞西伯昌善養老, 盍往歸焉. 及至, 西伯卒, 武王載木主, 號為文王, 東伐紂. 伯夷, 叔齊叩馬而諫曰 “父死不葬,爰及干戈,可謂孝乎? 以臣弒君, 可謂仁乎?” 左右欲兵之. 太公曰 “此義人也.” 扶而去之. 武王已平殷亂, 天下宗周, 而伯夷, 叔齊恥之, 義不食周粟, 隱於首陽山, 采薇而食之. 及餓且死, 作歌. 其辭曰 “登彼西山兮, 采其薇矣. 以暴易暴兮, 不知其非矣. 神農, 虞, 夏忽焉沒兮, 我安適歸矣? 于嗟徂兮, 命之衰矣!” 遂餓死於首陽山. 由此觀之, 怨邪非邪? (백이열전. 전략. 공자가 말하였다. “백이와 숙제는 지난날의 과오를 생각하지 않았기에 사람을 원망하는 일이 적었다.” “어짊을 구하면 어짊을 얻어지니 또 무엇을 원망하겠는가?” 나는 백이의 뜻을 슬퍼하며, 그의 시, 채미가를 보면 정말로 이상했다. 그들의 전기는 다음과 같다. 백이와 숙제는 고죽군의 두 아들이다. 아버지가 숙제를 영주로 세우려 하였는데 아버지가 죽자 숙제는 백이에게 양보했다. 백이가 말하기를 “아버지의 명이다.”하고는 곧 달아나 버렸다. 숙제 또한 자리에 오르려하지 않고 달아났다. 나라 사람들이 그 둘째 아들을 영주로 세웠다. 이 무렵 백이와 숙제는 주나라 서백창이 노인을 잘 모신다는 말을 듣고, ‘어찌 가서 의탁하지 않는가’ 하였다. 주나라에 이르자 서백은 죽고 아들 무왕이 나무로 만든 위패를 실어 문왕으로 추존하고 동쪽으로 은나라의 주왕을 치려고 하였다. 백이와 숙제는 말고삐를 붙잡고 간언하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장례도 지내지 않고 창칼을 들다니 효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신하로서 임금을 죽이는 것을 어진 사람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왕의 좌우 신하들이 죽이려 하였다. 강태공이 말하였다. “이 사람들은 의인이니라.”하고 모시고 갔다. 무왕이 이미 은나라의 어지러움을 평정하니 천하는 주나라를 종주국으로 삼았으나 백이와 숙제는 이를 부끄럽게 여겨 절개를 지켜 주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고 수양산에 숨어서 고사리를 캐어 먹었다. 굶어서 죽기에 앞서 노래를 지었는데 그 노랫말은 이렇다. “저 서산에 오름이여 고사리를 캐노라. 폭력으로서 폭력을 바꿈이여, 그 그릇됨을 알지 못하도다. 신농, 우. 하가 이미 사라졌으니 우리는 어디로 돌아갈까나? 아, 우리는 죽음의 길로 간다. 우리의 목숨이 쇠하였도다!” 마침내 수양산에서 굶어죽었다. 이렇게 볼 때 원망했는가, 그렇지 않은가?) <본초강목> 蕨. ○ 藏器曰多食消陽氣, 故令人睡, 弱人脚. 四皓食芝而壽, 夷齊食蕨而夭, 固非良物. 干寶搜神記云, 郗鑑鎭丹徒, 二月出獵. 有甲士折蕨一枝, 食之, 覺心中淡淡成疾. 後吐一小蛇, 懸屋前, 漸乾成蕨. 遂明此物不可生食也. (고사리. 진장기는 ‘고사리를 많이 먹으면 양기를 소모시키므로 잠이 오게 하거나 다리가 약해지게 한다. 상산사호는 영지를 먹고 오래 살았고, 백이와 숙제는 고사리를 먹고 요절하였으니, 참으로 좋은 것은 아니다. 간보의 수신기에서는 희감이 단도를 진압하고 2월에 사냥을 나갔다. 어떤 갑사가 고사리 한 줄기를 꺾어 먹었는데 가슴 속이 좋지 못하더니 병이 났다. 후에 작은 뱀 하나를 토해냈고 이것을 처마에 걸어두자 점차 마르더니 고사리가 되었다. 마침내 이것은 생으로 먹을 수 없음이 밝혀졌다고 하였다’라고 했다.) ○ 時珍曰蕨之無益, 爲其性冷而滑, 能利水道, 泄陽氣, 降而不升, 耗人眞元也. 四皓采芝而心逸, 夷齊采蕨而心憂, 其壽其夭, 於蕨何與焉? 陳公之言, 可謂迂哉. 然飢人瀕死, 賴蕨延活, 又不無濟世之功. (이시진은 ‘고사리가 무익한 것은 그 성질이 차면서 매끄러워 소변을 잘 빠져 나가게 하거나 양기를 빠져나가게 하거나, 기가 내려가서 올라오지 못하게 하거나, 사람의 진원을 소모시키기 때문이다. 상산사호는 영지를 채취해 먹을 때 마음이 편안하였고, 백이와 숙제는 고사리를 채취해 먹을 때 마음속에 근심이 가득하였으니, 사호는 장수하고 백이숙제는 요절한 것이 어찌 고사리 때문이겠는가. 진장기의 말은 물정 모르고 한 소리라고 할 만하다. 그리하여 굶주린 사람들이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고사리에 힘입어 살아나니 또한 세상을 구제하는 공이 없다고 할 수 없다’라고 하였다.) ○ 薇. 生水旁, 葉似萍, 蒸食利人. 三秦記云, 夷齊食之三年, 顔多不異. 武王誡之, 不食而死. (고비. 물가에서 나고 잎은 개구리밥과 유사한데, 쪄 먹으면 사람에게 이롭다. 삼진기에서는 ‘백이와 숙제가 이것을 3년 동안 먹었는데, 얼굴이 전혀 축나지 않았다. 무왕이 의아해 여기자 급기야 이마저 끓고 죽었다고 하였다. <향약집성방> 蕨. 食療云 寒. 補五臟不足, 氣壅經絡, 筋骨間毒氣, 令人脚弱, 不能行. 消陽事, 令眼暗, 鼻中塞, 髮落, 不可食. 又冷氣人食之多腹脹. 詩云 陟彼南山, 言釆其蕨. 又曰 言采其薇. 是蕨薇俱可食. 伯夷叔齊採薇而食, 恐蕨非薇也. 蕨處處山中多有之. 今永康道江居民多以醋淹而食之. (고사리. 식료본초에서 이르길, ‘고사리는 약성이 차갑다. 오장의 부족함을 보한다. 기가 경락을 막고 근골 사이 독기로 사람의 종아리가 약해져서 걷지 못하게 한다. 성관계가 적어지고 눈이 어두워지며 콧 속이 막히고 머리털이 떨어지므로 먹으면 안 된다. 또 기가 차가운 사람이 먹으면 배가 많이 차오른다. 시경에서 이르기를 저 남산에 올라서 고사리를 채취한다고 말했고 또 고비를 채취한다고 하였다. 고사리와 고비는 다 먹을 수 있다. 백이와 숙제가 고비를 채취해서 먹었다고 하는데, 아마 고사리지 고비가 아닐 것이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3-10-11 15:28:13[파이낸셜뉴스] 해군작전사령부와 미(美) 항모강습단 장병들이 한미 해군과 70여년의 인연을 맺고 있는 복지시설 ‘애광원’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美 항모강습단과 한측 호스트십인 소양함과 최영함 장병 등 한미 해군 장병 50명은 29일 경남 거제시 장애인 복지시설인 애광원에서 연합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날 한미 해군 장병들이 함께 찾은 애광원은 한미동맹의 역사만큼이나 양국 해군과 깊은 인연이 있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움막에서 시작된 애광원은 아픈 아이들의 진료를 보기 위해 하루에 두 번 있는 배를 타고 3시간이 넘는 거리를 가야 했다. 이에 진해에 있는 미 해군을 직접 찾아가 거제도를 방문해 진료해 줄 것을 요청했고, 미 해군은 거제도를 찾아 각종 먹을거리를 나누고 아이들의 진료를 도왔다. 이후에도 미 해군의 군의관을 포함한 장병들은 수시로 애광원을 찾아와 진료와 시설보수 등 봉사활동과 시설유지에 필요한 위문품을 전달했다. 지금도 매년 주한미해군사령부 장병들이 애광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실시하며 70여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또 당시 한국 해군의 진해 해군통제부는 1958년 애광원 직업보도관 건물을 짓기 위한 설계와 자재운송 도왔으며, 지금도 부대와 자매결연을 통해 정기적 시설을 방문하고 일손 돕기와 후원금 전달 등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봉사활동을 참가한 한미 장병들은 애광원 원생들과 함께 축구 등 체육활동을 실시하고, 수변공원 등 산책로를 걷고 이야기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호스트십(Host Ship)은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 함정의 자매함을 지정하고 문화탐방 등 외국함정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와 편의를 돌보며 우정을 다지는 해군의 독특한 군사외교 관습이다. 봉사활동에 참가한 美 니미츠함 소속 메리얼 메레질도 이병은 “미 해군과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애광원 원생들을 만나고 한국 장병들과 함께 실시한 봉사활동은 이번 한국 방문의 가장 멋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오늘 봉사활동에 참가한 소양함 소속 원종은 중위(진)는 “이번 연합 봉사활동은 혈맹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한미 해군이 함께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3-03-29 17:2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