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면허로 의사 행세를 하며 여성 환자를 성폭행한 중국의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2016년 가짜 의사 면허로 쓰촨성 청두시에 병원을 개업한 뤄모씨가 성폭행 및 신분 위조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뤄씨는 지난해 5월 체취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한 여성에게 진정제를 주사한 후 성폭행했다. 피해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그는 협상을 시도했다. 여성이 이를 거절하자 뤄씨는 소지품을 모두 버리고 도주했다. 경찰은 이틀 후 230km가량 떨어진 쓰촨성 이룽에서 그를 체포했다. 법원은 뤄씨에게 6년4개월의 징역형과 4000위안(약 66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의 여론이 들끓었다. 중국 SNS 이용자들은 "동물보다 못한 놈. 종신형이 적당하다", "성폭행에 고작 6년이라니"라며 판결에 항의했다. #가짜의사 #범죄 #성폭행 sunset@fnnews.com 이혜진 인턴기자
2019-01-29 14:36:57[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오는 13일로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가 다가오면서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결과에 따라 대만에 대한 주도권을 빼앗길 수 밖에 없고 특히 박빙 승부가 예상되면서 날 선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대만을 대중 견제를 위한 전략적 기지로 판단하고 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 통일을 중화민족의 부흥의 중요한 고리로 앞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을 향해 대만 총통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미 국무부는 “중국에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는 근본적으로 평화, 안정의 목표에 위배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만 유권자들은 외부 간섭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차기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 성명은 '평화와 전쟁, 번영과 파멸'이란 구호 아래 군사적 압박 등 전방위적인 수단으로 대만을 압박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 성격이 강하다. 미국이 지난 5일 미 워싱턴에서 한국, 일본과 함께 인도·태평양 대화(인태 대화)를 열고 해당 지역에 대한 공동 입장을 발표한 것도 대중 견제의 포석이 깔려있다. 회의 후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인도·태평양 수역 내 힘이나 강요에 의한 어떠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대해 반대" 등의 내용에 합의한 것도 대만 선거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이에 대해 중국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관련 부당한 내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라며 "이는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을 먹칠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국과 중국이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날을 세운 것은 총통 선거의 승패가 5%p 이내의 박빙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은 "대만이 독립을 시도할 경우, 무력도 불사하겠다"라는 입장이고 미국은 "무력을 사용한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라면서도 군사 개입 의사를 경고하고 있다. 조 바이든 정부는 이전 정부들과는 달리 모호한 정책에서 벗어나 "대만 해협에서 충돌이 생기면 군사적으로 대만을 돕겠다"라고 공식 천명하는 등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BBC는 중국이 홍콩 언론과 대만 내 친중 언론 등을 활용해 "미국은 믿을 수 없는 국가", "문제가 생기면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손을 떼고 철수할 의리 없는 나라"라는 주장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안 갈등 속에서 "미국은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심리전이라는 설명이다. 또, (미국 정부의) 불량 미국산 돼지고기의 수입 강요 등 가짜 뉴스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1-09 15:06:16[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중국 명나라 때 포강(浦江)이란 곳에는 대원례(戴原禮)라는 의원이 있었다. 원례는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나서 <시경>과 <예기> 등을 많이 읽었고, 심성이 곧으면서 항상 남에게 베푸는 일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다. 원례는 의학에도 뜻을 두어 멀리 오양(烏陽)까지 걸어가서 주진형(朱震亨)을 스승 삼아 의학을 배웠다. 주진형은 호가 단계(丹溪)로 주단계로도 불리며 금원사대가의 최고 명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주진형은 원례가 남들에 비해서 심성이 착하고 영특하다는 것을 알고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의술을 전수했다. 이로써 원례는 의학에 대한 식견이 넓어지고 두터워졌으며 환자들에게 처방을 하면 탁월한 효과를 봤다. 어느 날 원례의 아버지쪽의 사촌인 중장(仲章)이란 자가 음력 6월 한여름에 심한 열병이 났다. 중장은 얼굴이 붉고 헛소리를 했으며 몸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 이때 한 의원이 대승기탕(大承氣湯)을 투여했다. 대승기탕은 상한(傷寒)에 열이 심하게 나고 실증이면서 속이 매우 더부룩하면서 변비가 있을 때 설사를 시켜서 열을 내리는 처방이다. 그런데 오히려 열이 더욱 극심해졌다. 원례는 진맥을 해보더니 “양쪽 손의 맥이 모두 부(浮)하면서 허(虛)하고 무력(無力)하니, 이것은 진짜 열이 아니고 가짜 열입니다. 장자화(張子和)는 ‘이런 경우에 마땅히 피부를 풀어야지 속을 공격해서는 안된다’고 했는데. 바로 이 증이 그에 해당합니다.”라고 했다. 그러고서는 곧 부자(附子), 건강(乾薑), 인삼(人參), 백출(白朮) 등이 들어간 처방을 했다. 원례의 진단은 진한가열증(眞寒假熱症)으로 속은 차면서도 곁으로는 열이 나는 증을 말한다. 이때 한(寒)이 진짜이기 때문에 곁으로는 열이 나더라도 온열(溫熱)한 약을 처방해야 한다. 이것을 지켜보던 가족이나 의원들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었다. 부자나 인삼은 열증에 사용하면 독이 되기 때문이다. 중장은 원례의 처방대로 해서 차갑게 식혀 마셨다. 뜨거운 기운의 약재를 다려서 차갑게 식혀서 마시면 자칫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중장은 땀이 많이 나더니 열이 떨어졌다. 원예는 곁에서 지켜보던 의원과 가족들에게 “이것은 바로 이열치열(以熱治熱)입니다. <내경>에서는 ‘열인열용(熱因熱用)’이라고 했는데, 열인열용은 이열치열과 같은 의미입니다. 중요한 것은 겉으로는 열이 나더라도 반드시 맥을 살펴서 속이 열(熱)한지 냉(冷)한 지를 살펴야 합니다. 만약 속이 냉한데도 불구하고 열을 식힌다고 찬 약을 쓰면 병세는 오히려 심해질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곁으로 열이 나면 보통 이한치열(以寒治熱)한다. 하지만 이열치열(以熱治熱)은 곁으로는 열이 나지만 속이 냉한 경우를 치료하는 치법으로 곁과 속이 다른 아주 특별한 경우에 해당하는 난치법이다. 따라서 이열치열을 잘못 활용하면 자칫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어느 날은 옆 마을에 사는 방씨(方氏)네 며느리가 학질을 앓았다. 그 며느리는 열이 후끈하고 나더니 이후 땀을 많이 흘려서 옷이 모두 젖었다. 그래서 하녀를 불러 옷을 갈아입으려 했다. “게 누구 없느냐? 내 새 옷을 가져오도록 하거라~!!! 게 아무도 없느냐?”라고 소리를 질렀으나 아무도 오지 않았다. 며느리는 심하게 노(怒)한 기색이 역력하더니 곧 혼궐(昏厥)하여 죽은 듯한 모습으로 기절했다. 일종의 히스테리 발작이었다. 다행스럽게 가족 중에 한 명이 쓰러진 며느리를 발견하고서는 집에 비상약으로 가지고 있던 소합향환(蘇合香丸)을 입에 흘려 넣어주자 깨어났다. 소합향환은 심적인 원인으로 인해 기절했을 때, 즉 기병(氣病)에 쓰는 명약이다. 중풍 응급약인 우황청심환과 대비되는 약이다. 그런데 며느리는 그 이후로 기운이 없어 하며 식은땀을 많이 흘렸다. 게다가 대청마루에 사람들의 발소리가 크게 나거나 닭 울음소리, 개 짖는 소리가 들리면 번번이 처음처럼 혼절(昏絶)하였다. 원례는 진맥을 해 보더니 “맥이 몹시 허(虛)하여 무겁게 누르면 흩어지니, 이는 한다망양(汗多亡陽)이라는 것으로 <내경>의 내용과 꼭 들어맞습니다. 급히 보양(補陽), 보기(補氣)를 해야 합니다.”라 하였다. 한다망양(汗多亡陽)이란 땀을 많이 흘려서 양의 기운이 부족해지는 증을 말한다. 땀을 내면 안되는 상황에서 약을 잘못 써서 땀을 내거나, 땀을 내야 하는 상황일지라도 너무 과도하게 땀을 내도 생긴다. 그렇게 되면 뒷목이 뻣뻣해지면서 눈을 치켜뜨고 각궁반장을 일으키다가 실신하기도 한다. 원례는 급하게 황기(黃芪)와 인삼(人參)으로 날마다 보(補)해 주었다. 그러자 며느리는 식은땀이 멎고 놀라는 증상이 점차 줄어들더니 열흘 정도 되자 제반 증상이 사라졌다. 한번은 마을에 주중문(朱仲文)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여름철에도 추위를 몹시 타서 항상 두툼한 솜옷을 껴입고, 음식은 반드시 뜨겁게 해야만 목구멍으로 넘어갔으며 미지근하면 구토를 하였다. 그런데 한 의원이 “씨암탉에 호초(胡椒)를 넣고 삶아 먹으면 냉이 사라질 것이요.”라고 알려주었다. 주중문은 의원이 알려준 방법대로 닭 한마리에 호초 한주먹을 넣어 끓여 하루에 세 번씩 먹었다. 그러나 병은 더욱 심해졌다. 이에 원례가 진찰을 해 보더니 “맥이 삭(數)하면서 대(大)하니 허약하지 않습니다. 고서에서도 ‘화(火)가 극심하면 이는 수(水)와 비슷하다’고 했으니 이를 두고 한 말입니다. 열이 심해지면 마치 추운 듯 오한(惡寒)이 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열이 극심한데 호초는 음경(陰經)의 화(火)를 발동시키고 닭고기는 담(痰)을 조장하므로 기혈의 순환이 막혀서 병을 심하게 만들 뿐입니다.”라고 하였다. 원례는 추워 죽겠다는 주중문에게 오히려 속 열을 치는 대승기탕(大承氣湯)을 처방했다. 그랬더니 밤낮으로 20여 차례나 심하게 설사를 하더니 곧 솜옷이 반으로 줄었다. 이에 다시 황련도담탕(黃連導痰湯)에 죽력(竹瀝)을 더하여 다려 마시게 하자 남들처럼 얇은 여름옷을 입고도 편해졌다. 주중문이 보인 병증은 곁으로 보기에는 마치 냉증과 한증으로 보이지만, 맥은 빠르면서 큰 것을 보면 속은 열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 병증은 진열가한증(眞熱假寒症)으로 속은 실제로 열(熱)한데 곁으로는 한증(寒症)이 나타난 것 뿐이다. 이때는 이한치한(以寒治寒)해야 한다. 만약 겉으로 나타나는 한증만 보고서 열약(熱藥)을 썼더라면 병세는 금세 활활 더 타올랐을 것이다. 약을 잘 쓰려면 외증(外證)보다 맥을 따라야 한다. 원례는 이처럼 <내경>과 같은 의서를 열심히 탐독해서 치료법의 원칙대로 처방을 해 왔다. 그러나 당시 일반 의원들은 방서에 나와 있는 처방만으로 써 내려갈 뿐이었다. 어느 날 한 의원이 “나는 그냥 방서에 나와 있는 처방만 써도 충분하고 남거늘 무엇하러 <내경>과 같은 경전을 공부한다는 말이요?”라고 반문했다. 원례는 탄식을 하면서 “의학에는 지극한 도(道)가 있습니다. 지금 한 의원이라도 옛날의 의도(醫道)에 능히 부합할 수 있다면 빈 골짜기의 발소리처럼 반가울 것입니다.”라고 했다. 의원이 다시 물었다. “옛날의 의에 도가 있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그러자 원례는 “대게 의도(醫道)는 <내경>에 근본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세속의 의원들은 의서를 읽지 않아 깊고 묘한 이치를 깊이 탐구할 줄은 전혀 모르니 안타깝습니다. 오직 방서(方書)에 나와 있는 처방만을 고집한다면 각주구검(刻舟求劍)하는 격입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의원은 “각주구검이라니요? 지금 날 보고 어리석다고 말하는 것이요?”하고 대들 듯이 물었다. 각주구검(刻舟求劍)은 옛날 초나라 사람이 강에서 배를 타고 가다가 칼을 물속에 떨어뜨렸는데, 그 위치를 뱃전에 표시해 놓고서 나중에 그 표시를 보고서 칼을 찾으려고 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 그러나 배가 움직여서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표시한 곳은 이미 칼이 떨어진 곳이 아닌 것이다. 각주구검은 어리석음을 이르는 의미로 쓰인다. 원례는 차분하게 “지금의 사람들은 태고적 살았던 사람들과는 체질적으로 다릅니다. 그때와 환경도 다르고 먹는 것이 달라졌으니 어찌 같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어찌 한 처방만 고집할 수 있겠습니까? 예전의 방서 그대로 처방을 하나 떠올리면 이미 환자는 저만치 도망가 있을 뿐입니다. 처방(處方)은 버리되 치법(治法)을 고수한다면 그 어떤 병도 두려울 것이 없을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의원은 원례의 이야기를 듣고 깊게 깨달은 바가 있었다. ‘의자(醫者)는 의야(意也)라’하는 말을 오늘에서야 어떤 의미인 줄을 알게 되었다. 의원은 원례에게 고개를 숙이고 되돌아갔다. 원례는 후에 증치요결(証治要訣)을 지어 후세에 자신의 치료경험을 전했다. * 제목의 ○○은 ‘치법’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의부전록> 醫術名流列傳. 明. 戴思恭. 原禮生儒家, 習聞詩禮之訓, 惓惓有志於澤物, 乃徒步至烏陽, 從朱先生彥修學醫. 先生見其穎悟倍常, 傾心授之. 原禮自是識日廣, 學日篤, 出而治疾, 往往多奇驗. 予請得而詳道之. 原禮從叔仲章, 六月患大熱, 面赤口譫語, 身發紅斑, 他醫投以大承氣湯而熱愈極. 原禮脈之, 曰: 左右手皆浮虛無力, 非真熱也. 張子和云: 當解表而勿攻裏. 此證似之, 法當汗. 遂用附子, 乾薑, 人參, 白朮爲劑, 烹液冷飲之, 大汗而愈. 諸暨方氏子婦, 瘧後多汗, 呼媵人易衣不至, 怒形於色, 遂昏厥若死狀, 灌以蘇合香丸而甦. 自後聞人步之重, 鷄犬之聲, 輒厥逆如初. 原禮曰: 脈虛甚, 重取則散, 是謂汗多亡陽, 正合經意. 以黃芪, 人參日補之, 其驚漸減, 至浹旬而安. 松江朱仲文, 長夏畏寒, 身常挾重纊, 食飲必熱如火方下咽, 微溫則嘔. 他醫授以胡椒煮伏雌之法, 日啖鷄者三, 病愈亟. 原禮曰: 脈數而大, 且不弱. 劉守真云: 火極似水. 此之謂矣. 椒發陰經之火, 鷄能助痰, 只以益其病爾. 以大承氣湯下之, 晝夜行二十餘, 頓減纊之半; 復以黃連導痰湯益竹瀝飲之, 竟瘳. (의학명류열전, 명나라, 대사공 편. 원례는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시경과 예기의 가르침을 익숙히 들었으며 남에게 베푸는 뜻을 마음 깊이 간직하였다. 마침내 오양까지 걸어가서 주선생 언수에게 의학을 배웠다. 선생은 그가 남보다 배나 영특한 것을 알고 마음을 기울여 그에게 전수했다. 원례는 이때부터 식견이 날로 넓어지고 학문이 날로 두터워져, 나와서 병을 치료하면 종종 탁월한 효과를 보는 일이 많았다. 내가 상세히 이야기해 보겠다. 원례의 종숙인 중장은 6월에 심하게 열이 나서 얼굴이 붉고 입으로는 헛소리를 했으며 몸에 붉은 반점이 생겼는데, 다른 의사가 대승기탕을 투여하자 열이 더욱 극심해졌다. 원례는 진맥하더니 “양쪽 손의 맥이 모두 부허무력하니, 진열이 아닙니다. 장자화는 ‘마땅히 해표해야지, 공리해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이 증이 그것과 비슷하니 마땅히 땀을 내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곧 부자, 건강, 인삼, 백출로 약을 지어, 달인 탕액을 차갑게 식혀 마시게 하자 땀이 크게 나고는 나았다. 제기의 방씨네 며느리는 학질을 앓은 후에 땀을 많이 흘려서 하녀를 불러 옷을 갈아입으려 했으나 오지 않자 노한 기색이 드러나더니, 곧 혼궐하여 죽은 듯한 모습이 되었다가, 소합향환을 입에 흘려 넣어주자 깨어났다. 그 후로 사람들의 발소리가 크거나 닭 울음소리, 개 짖는 소리가 들리면 번번이 처음처럼 궐역하였다. 원례는 “맥이 몹시 허하여 무겁게 누르면 흩어지니, 이는 한다망양이라는 것으로 경의 내용과 꼭 들어맞습니다.”라 하였다. 황기, 인삼으로 날마다 보하니 그 경증이 점점 줄어들고, 열흘이 되자 안정되었다. 송강의 주중문은 여름철에도 추위를 몹시 타서 몸에 항상 두툼한 솜옷을 껴입고, 음식은 반드시 불처럼 뜨거워야만 목구멍으로 넘어갔으며 미지근하면 구토를 하였다. 다른 의사가 씨암탉에 호초를 넣고 삶아 먹는 방법을 알려주어 날마다 세 번씩 닭을 먹었으나 병은 더욱 심해졌다. 원례는 “맥이 삭하면서 크니, 허약하지 않습니다. 유수진은 ‘화가 극심하면 수와 비슷하다’고 했으니 이를 두고 한 말입니다. 호초는 음경의 화를 발동시키고 닭고기는 담을 조장하므로 단지 병을 심하게 만들 뿐입니다.”라 하였다. 대승기탕으로 사하하여 밤낮으로 20여 차례나 설사를 하자 곧 솜옷이 반으로 줄었으며, 다시 황련도담탕에 죽력을 더하여 마시게 하자 완전히 나았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3-12-20 16:47:16【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이 호주와 관계 회복 수순에 들어가면서 중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도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아직 CPTPP 가입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보기는 이르다. 다른 기존 회원국이 반대할 여지는 남아 있는 데다, CPTPP 개방 수준 자체가 중국이 감내하기 힘든 만큼 높기 때문이다. 12일 중국 외교부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달 초 베이징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호주와 함께 더 많은 3자와 다자 협력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면서 사실상 중국의 CPTPP 가입에 호주가 지지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앨버니지 총리 역시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이 CPTPP에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확인했다. 호주가 중국의 CPTPP 가입을 지지할지 여부는 현재 미지수다. 다만 호주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 장벽이 완전히 해소되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은 고려해 볼 필요는 있다. 중국은 호주의 반중국 정책에 호주산 와인과 소고기, 보리, 석탄 등 10여 개 제품에 고율 관세를 물리는 방법으로 맞불을 놓으며 보복했었다. 이후 상당 부분의 관세가 풀렸지만 예전으로 완전하게 돌아가진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외교는 상호주의라는 점을 감안하면, 호주가 중국의 CPTPP 가입을 지지하거나 최소한 반대하지 않는 대가로 중국은 호주에게 관세 철폐 혹은 무역 선물 보따리를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중국이 넘어서야 할 산은 수두룩하다. CPTPP에 들어가려면 기존 12개 가입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한다. 호주 외에 일본, 캐나다, 브루나이, 싱가포르, 멕시코, 베트남, 뉴질랜드,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 영국 중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우선 캐나다와 멕시코가 걸림돌이다. 이들 국가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이 막강해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994년 발효됐던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3개국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24년 만인 2018년 재협상해 USMCA로 바꿨다. 그러면서 USMCA 32조 10항에 ‘비시장경제 국가 조항’을 신설했다. 어느 당사국이 비시장경제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다른 국가들이 이 협정을 종료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비시장경제국은 ‘중국’을 지칭한다. 만약 캐나다나 멕시코가 중국과 어떤 형태의 FTA를 체결할 경우 미국은 USMCA를 파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캐나다와 멕시코의 미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는 각각 76%, 83%로 알려져 있어 USMCA 취소는 막대한 타격이 된다. 즉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장을 저지하려는 목적이 USMCA 신설 조항이다. CPTPP는 2018년 12월 발효됐는데, 미국은 이보다 3개월 전에 USMCA 합의를 마무리했다. 바꿔 말하면 미국이 CPTPP 이전 버전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2017년 탈퇴하면서 향후 중국 위주로 CPTPP 경제 동맹이 돌아가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둔 셈이 된다. 여기다 캐나다는 중국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양국은 캐나다가 2018년 12월 미국의 요청으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하자 중국이 캐나다인 2명을 잇따라 구금해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또 캐나다는 지난달 말 “보안상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정부 소유 기기에서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사용을 금지했다. 이어 캐나다 외교부는 중국 정부가 캐나다 총리와 야당 대표를 포함한 하원의원 수십 명을 겨냥해 온라인에 가짜 정보를 유포하는 방식으로 정치 개입 공작을 벌였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지난달 29일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와 캐나다 헬리콥터가 충돌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지난 7일 발표한 중국 관세청인 해관총서의 수출입상품 주요 국가(지역) 총액표를 보면 올해 10월까지 캐나다와 교역은 725억5400만달러에 불과했다. 1899억달러의 호주와 비교된다. 일본도 장담할 수 없다. 중국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명분으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으며,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대만도 CPTPP 가입을 원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중국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까지 돌고 있다. CPTPP 내용 자체도 중국에겐 장벽이다. △데이터 거래 활성화와 데이터 서버 현지 설치 △디지털 콘텐츠 관세 부과 금지 등 디지털 보호주의 경계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 금지 등은 중국이 받아들이기 힘든 높은 수준의 개방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데이터를 핵심 국가 안보 중 하나로 규정했으며, 유튜브, 트위터 등 외국 콘텐츠 이용을 금지시키고 있다. 중국의 국유기업 보조금은 자주 관세 분쟁 배경이 된다. 다만 오는 15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얻으면 캐나다, 멕시코, 일본 문제는 해결될 여지가 있다. 3개국 모두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4억 인구 거대 내수시장도 중국이 갖고 있는 무기라는 게 중국 안팎의 진단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1-11 23:25:15[파이낸셜뉴스] 의사 면허 없는 상습 불법 성형수술로 10억여원의 수술비를 챙기고 보험사기까지 벌인 병원 대표와 간호조무사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보험사기, 의료법 위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사무장 병원 대표 50대 A씨와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간호조무사 50대 B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환자를 알선해준 브로커 7명과 부정한 방법으로 실손보험료를 챙긴 환자 305명도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10월 경남 양산에서 의사면허를 빌려 운영하는 소위 사무장 병원을 개설한 뒤 B씨를 강남에서 유명 연예인들을 수술한 성형 전문의로 둔갑시켜 홍보했다. 그런 뒤 A씨는 브로커를 통해 돈을 들이지 않고 성형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며 환자를 모집했다. 1989년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딴 B씨는 그동안 병원에서 어깨 너머로 성형수술을 본 적은 있지만 면허가 없는 가짜 의사였다. 그런데도 의사 행세를 하며 올해 2월까지 16개월가량 눈·코 성형, 지방제거술 등 무면허 불법 수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확인한 불법 성형수술 횟수만 72차례에 달했다. 특히 B씨는 의사 2명에게 성형수술법을 가르쳐 주기도 했고 코로나19 유행 이전 중국으로 원정 수술을 가기도 했다. 의학 전문성이 없는 B씨로부터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 중 4명은 눈이 감기지 않는 영구 장애가 발생했고 수술 부위가 곪거나 비정상적인 모양이 남는 등 부작용도 속출했다. A, B씨는 성형 수술 대가로 환자들에게 총 10억원이 넘는 수술비를 챙겼다. 그러면서 적게는 10회에서 20회까지 무좀·도수 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진료기록까지 만들어줬다. 환자들은 이 허위 서류를 보험사에 제출해 평균 300만원의 실손보험료를 받아 수술비를 보전했다. 사실상 환자 대부분은 이 병원에서 공짜로 성형수술을 받은 셈이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억2000만원 상당의 요양 급여비를 챙기기까지 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진료 사실과 다른 서류로 보험금을 받으면 보험사기로 처벌될 수 있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1-07 13:23:18[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잘못된 시술로 유방암 환자를 죽게 만든 ‘가짜 의사’가 경찰에 체포됐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 유방암 환자에게 사혈침을 놓고 겨드랑이에 시멘트를 주사해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가 붙잡혔다. 지난 2021년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은 A씨는 지인에게서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서 암 치료를 전문으로 한다는 한의사 B씨를 소개받았다.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찾아온 A씨에게 B씨는 자신이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약을 발명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럴듯해 보이는 특허 문서와 수상 증명서, 여러 의료인 면허증 등을 모녀에게 보여줬다. B씨는 A씨에게 주기적으로 사혈침을 놓고 한약을 복용하게 했으며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비방”이라며 “겨드랑이에 석회를 섞은 시멘트 넣으면 암 덩어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치료비로 총 20만 위안(약 3700만원)을 지불했으나 얼마 되지 않아 부작용으로 시술 부위가 곪아 터지는 등 고생하다가 지난 6월 사망했다. A씨의 딸은 “어머니는 그 지시를 따랐지만 두 달 동안 그렇게 하고 나니 피부가 곪아서 터졌다”며 “내가 따지자 A씨는 ‘자신은 의료 자격이 없다’고 인정하며 보여줬던 증명서와 서류는 온라인에서 수천 위안에 구매했다고 고백했다”고 분노했다. 이어 B씨는 “나는 의료 행위를 한 게 아니라 건강 기능 식품을 판매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A씨의 딸은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경찰이 그를 체포하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의료 사기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월 베이징 경찰은 노인들에게 소위 ‘초기능성 약물’을 구매하도록 설득한 뒤 1인당 수천 위안을 사취한 혐의로 41명을 체포한 바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쓰촨성 의료인 1200여명이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6 인민병원의 장화산 서기는 약품과 장비에 대해 600만 위안(약 11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겼다. 제5 인민병원의 스쥔 전 서기는 리베이트 등으로 쌓은 재산으로 고급 차량 8대를 소유하고, 하이난 등에 부동산 7채를 장만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네이장시 쯔중현의 공립 중의원 류샤오핑 전 원장은 재임 기간 총 2000만 위안(37억 원)의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1-03 07:32:02[파이낸셜뉴스] 최근 파킨슨병, 췌장암, 치매 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건강 이상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번에는 푸틴 대통령이 침실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는 ‘심정지설’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전직 크렘린궁 내부 인사가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텔레그램 채널 ‘제너럴 SVR’은 푸틴 대통령이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돼 특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이 채널은 “모스크바 시간으로 오후 9시쯤 관저에서 근무 중이던 푸틴 대통령의 보안 요원들이 대통령의 침실에서 무언가가 쓰러지는 소리를 들었다”며 “요원 2명이 곧바로 침실로 들어갔고 침대 옆 바닥에 쓰러져 있는 푸틴 대통령과 테이블이 넘어져 음식과 음료가 엎질러진 장면을 목격했다. 아마 대통령이 쓰러질 때 테이블과 접시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소음이 났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푸틴 대통령은 눈이 뒤집힌 채 바닥에 쓰러져 경련하고 있었고, 관저의 가까운 방에서 근무하던 의료진이 즉시 호출됐다”며 “의사들이 푸틴 대통령이 심정지 상태라고 결론짓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며, 제시간에 처치를 받은 푸틴 대통령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고 그가 의식을 되찾았다”고 주장했다. 크렘린궁은 확인되지 않은 이번 위독설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유력 외신들 역시 해당 채널을 인용한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 해당 주장을 펼친 텔레그램 계정 제너럴 SVR은 크렘린궁의 내부자였던 러시아의 전직 육군 중장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정은 푸틴 대통령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할 당시 대역 배우를 기용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한편 푸틴 대통령에 대한 ‘건강이상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푸틴 대통령이 심장마비로 쓰러졌다는 루머가 소셜미디어(SNS)에 퍼졌으며, 그가 바닥을 짚고 쓰러지는 가짜 이미지가 함께 나돌기도 했다. 또 공개석상에서 조금만 불편한 표정이나 몸짓을 보여도 췌장암이나 파킨슨병, 조현병 등의 증상이란 주장이 제기됐는데,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로는 이런 주장이 더욱 자주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식 석상에서의 잦은 말실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치매설이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다만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며 건강 이상설을 일축해 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10-24 09:51:33[파이낸셜뉴스] 내년에 실시되는 미국 대선이 첫 인공지능(AI) 선거가 될까?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내년 미 대선에서 AI가 유권자들의 투표를 크게 좌우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동영상을 통해 재출마 의사를 발표하자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30초짜리 동영상으로 맞섰다. 광고에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금융 시장이 붕괴되는 장면,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의 동영상이 담겨있다. 자막에는 이 동영상은 완전히 AI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처럼 공화당은 AI를 이용해 2024년에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의 모습이 어떠할지를 상상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공화당의 광고가 내년 미국 대선의 양상을 보여주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술이 점차 복잡해지고 강력해지면서 생활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지만 규제는 미흡하다. 공화당의 광고에 민주당 소속 이베트 클라크 뉴욕 상원의원은 모든 정치 광고는 AI를 사용해 영상을 만들었는지를 표기하도록 하는 법안을 공개했다. 클라크는 2024년 선거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AI도구로 제작된 정치 광고가 사용될 것이라며 “유권자들을 대거 속이고 조작이 가능하다면 국가 안보 뿐만 아니라 선거 안전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 네이선 샌더스 하버드대 데이터 과학 교수와 브루스 슈나이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구원은 정치권에서 정치헌금 요청 e메일 배포에서 투표 권장 챗봇에 이르기까지 AI를 실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시사잡지 더애틀랜틱에 기고한 글에서 철도와 라디오, TV, 인터넷 같은 기존의 기술혁명이 후보들과 지지자들을 연결시키는 것을 바꿔놨듯이 AI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AI가 유권자들의 참여를 더 늘리고 양극화를 막는 것인 반면 최악으로 예상되는 것은 유권자를 오도하거나 조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USA투데이는 AI가 사진이나 동영상의 디지털 조작으로 특정 인물이 하지도 않은 말을 마치 발언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딥페이크’가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기술혁신센터 연구원 데럴 웨스트는 "부정확한 정보가 확산돼 유권자들이 가짜 내용을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정보에 노출되는 것이 우려된다”며 “집단 조작은 유권자들의 결정을 왜곡 시킬 수 있어 민주주의에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관련 내용들이 AI로 만들어졌는지 의무적으로 공개를 하지않아도 된다며 “유권자들은 동영상이 가짜인지도 모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슈워츠는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기 전에 선거 조작을 통한 피해부터 입힐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5-04 14:01:30[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정부 인사에 대한 감청 의혹을 놓고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제3국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둔 상황에서 대통령실은 대응 수위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감청 의혹에 대한 대응은 여당에서 보다 유연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선 사실 확인이 필요한데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자체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이 사안이 불거지면 누가 이익이 될지 잘 살펴봐야 한다. 그런만큼 제3국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까지 진상조사가 안되기 때문에 어디까지 사실인지 파악하는게 선행돼야 한다"며 "러시아와 미국 간 여러가지 갈등이 있는 것을 보면 이 문제에 대해 국익에 부합할 조치가 무엇인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군 기밀 문건이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사건과 관련,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들을 감청해온 정황이 드러났다고 지난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미국 기밀 문건에는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 외교안보 라인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탄 지원 여부를 놓고 대화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보도 이후 미국 당국은 적극적인 부인을 하기 보다 조사에 나서겠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해당 기밀 문건이 가짜뉴스일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여당에선 반발 보다 러시아 등 '제3국 개입' 이슈로 논란을 희석시키려 하고 있다. 당 최고위원인 태영호 의원은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가짜뉴스를 퍼트릴 가능성은 없는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한미 양국 사이가 벌어지면 가장 득 보는 나라는 다름 아닌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대척점에 선 국가들"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의 이같은 움직임과 달리, 대통령실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사실 확인이 먼저라는 것으로, 외신 보도에 흔들리기 보다 사실 확인부터 먼저하는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미국의 감청 의혹 이슈가 거론됐으나 관련 언급은 자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당장 이달 하순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예정된 상황에서 감청 이슈가 한미동맹 강화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통령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은 미국 정보당국의 감청 이슈에 대한 대응 수위를 어느 정도로 조절할 지를 놓고 고민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미 정보당국에게 감청당한 것으로 보도된 당사자들에 대해 진상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며 "보도 내용도 사실인지 알아보는게 먼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 대한 감청이 이뤄진 의혹 자체를 놓고 대통령실 일각에선 불쾌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또 다른 핵심관계자는 "미국이 감청 의혹을 인정하지도 않겠지만. 감청 논란으로 동맹국들만 망신당한 모양새가 됐다"며 "감청이 한두번 있던 일도 아니라 해도 의혹이 드러난 것에 대해 적어도 우리가 불쾌하다는 의사표현은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내에서도 향후 감청 이슈로 논란이 일파만파 확대될 수 밖에 없어, 미국도 자신들의 미숙한 업무처리로 인해 한국정부가 받을 부담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정경수 기자
2023-04-10 14:11:27[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민주주의를 확고히 지키기 위한 연대를 강력히 지지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연대·법치를 강조하며 온라인 상 가짜뉴스를 자유 민주주의 위협 요소로 지적한 윤 대통령은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그리고 법치, 대의민주주의로 대표되는 의회민주주의가 더욱 공고해지도록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모두연설을 통해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 국가들과의 연대를 재차 강조했다. 지정학 갈등과 이익경쟁으로 국제사회가 분절된 것은 물론, 다자간 협력이 크게 위축된 것을 지적한 윤 대통령은 이외에도 "온라인을 타고 전방위로 확산되는 가짜뉴스는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잘못된 허위정보와 선동은 국민의 의사결정을 왜곡하고 선거와 같은 민주주의의 본질적 시스템을 와해시킨다"며 민주주의를 작동하는 요체인 자유·연대·법치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게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경제성장과 공동번영을 달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우리가 함께한다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며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제사회가 직면한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민주주의 국가들 간 더욱 강력한 연대와 협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회의에 앞서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동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이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은 공동의 민주적 가치와 인권 존중을 기반으로 깊은 유대를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견고한 정치·경제·안보와 인적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120여개국 민주주의 국가들간 연대 강화를 위해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도해온 미국이 차기 정상회의를 한국에 맡긴 것은 민주주의 연대에서 한국의 높은 위상이 확인됐다는 평가다.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들을 견제하고 민주주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기획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한국이 주최하면서 한미는 물론, 한미일 등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연대 범위도 한창 넓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차기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 곧 기획단을 꾸려 개최 방식과 공동 주최국 선정 등에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120여개 민주주의 정상들이 참여해 온 회의라는 점에서, 기존 회의 방식 대로 3차 정상회의도 화상으로 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03-29 16:5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