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계양산의 운명이 서울고법의 판단에 달렸다. 고법의 재판 결과에 따라 계양산이 시민휴양공원 또는 골프장으로 개발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의 '계양산 골프장 사업시행자 지정신청 반려 처분 취소' 판결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했다.
인천지법은 지난달 19일 계양산 골프장 건설사업과 관련, 롯데건설 등이 인천시를 상대로 낸 사업시행자 지정신청 반려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바 있다.
재판부는 국토계획법령상 사업대상 토지를 소유하지 않은 자와 소유자와의 공동사업 시행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고 국토해양부도 다수인이 공동사업시행자가 될 수 있다고 회신해왔다며 롯데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앞서 롯데건설과 롯데상사 등은 계양산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며 지난해 인천시에 공동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을 냈다.
인천시는 사업대상 토지의 3분의 2 이상을 소유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신청을 반려했다.
롯데는 계양산에 총 사업비 1100억원을 들여 12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반면 인천시는 오는 2018년까지 롯데건설이 골프장 건설을 추진했던 부지를 포함한 계양산과 주변 마을 90만㎡ 부지에 수목원과 산림욕장, 휴양림, 생태탐방로, 습지 등을 갖춘 산림휴양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인천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도시관리계획(체육시설) 폐지안을 의결하면서 롯데의 골프장 건립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현재 인천시는 '2025년 인천도시기본계획'에 계양산 골프장사업 부지의 용도를 체육시설에서 공원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마친 상태다.
롯데건설은 도시계획시설 폐지 고시 행정심판과 사업시행자 지정 반려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인천시는 사업부지 안에 땅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롯데건설과 롯데상사가 87%의 땅을 갖고 있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함께 공동사업시행자로 지정될 수 있다고 본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부당하다고 보고 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6월 관련법의 취지는 일정비율 이상의 소유권을 갖춘 자에 한해 사업시행자 자격을 부여한다는 것으로 판단, 1심 재판부의 판결과 반대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인천시는 항소심 재판에 대비해 변호인단을 강화하는 등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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