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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논란으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먹구름

내년 4공장 증설 계획 불투명.. 글로벌 바이오기업 유치 주춤
안정적 원부자재 조달 차질 우려

삼바 논란으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먹구름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사장(왼쪽 네번째)과 생고뱅 로홍기욤 최고경영자(왼쪽 다섯번째)가 지난 4일 인천 송도에서 진행된 생고뱅코리아 송도 생산 공장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바이오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자 인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 투자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바라보고 송도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OM)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논란으로 추가 투자계획을 미루고 있어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성장에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기업, 잇따른 송도 '입성'

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생고뱅 이전에 독일 머크와 GE헬스케어가 송도에 자리를 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사업 초기단계부터 SCM 관계를 구축한 독일 머크는 지난 2016년 10월 30억원을 투자해 송도에 바이오 교육센터인 'M랩 콜라보레이션센터'를 설립했다. 이는 미국, 유럽 등에 이어 9번째다. 특히 머크는 올해 260억원을 추가 투자해 제조공장을 건립 중이다. 이는 2019년 5월 완공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원부자재 공급업체인 GE헬스케어도 지난 2016년 10월 87억원을 들여 송도에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트레이닝센터인 '아시아·태평양 패스트트랙 센터'를 만들었다. 또 지난 7월에는 국내 기업인 바이옥스와 공급계약을 하는 등 현재 국내에는 미흡한 바이오 원부자재 및 기자재 생산기업을 창출하기 위해 글로벌 GMP 규제 대응 컨설팅을 제공, 국내기업 육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송도에 입성하는 이유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 두 회사가 위치한 송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36만2000L, 셀트리온 14만L, 기타기업 등 총 56만L의 생산 규모를 갖추고 있다. 단일도시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44만L), 싱가포르 (27만L)를 제치고 세계 1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직접 공장을 짓는 것뿐만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을 송도로 유치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 바이오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바이오클러스터'가 송도에 형성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이 송도에 트레이닝센터, 물품보관 창고 등을 잇따라 건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의약품산업 특성상 대부분의 원부자재를 해외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품 수입기간이 오래 걸리므로 긴급한 원부자재는 수급을 대비해 많은 양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안정적 자재 공급을 위해서는 인천 송도에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을 육성해 원부자재 조달을 안정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며 "생고뱅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급협약 체결을 위해 송도에 공장 설립을 강하게 요청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성장 불투명

하지만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외적인 문제로 추가 투자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19년 4공장 건립과 관련, 투자 시기 및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증권선물위원회의 분식회계 결론으로 인해 검찰 조사와 행정소송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로 공장 추가 건설계획을 발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공장 건설 시 약 400~500명의 신규고용 창출이 가능하고, 최대 하루 3000여명의 건설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추가 공장 건설이 지연될 경우 투자·인력 채용에 따른 효과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이제 막 탄력을 받기 시작한 글로벌 바이오기업의 송도 유치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슈로 인해 주춤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는 싱가포르, 아일랜드처럼 클러스터를 만들어 연관산업 전체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며 "우리는 정부 대신 기업이 나서 송도에 해외 바이오기업을 유치하며 산업 발전에 노력하고 있는데 정부는 규제가 아닌 지원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시는 최근 11공구 18만4588㎡ 규모의 매립지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해 2023년까지 바이오융합산단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