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부산 금정구 부엉산 정상에서 바라본 회동지의 모습. 녹조는 계륜장을 중심으로 넓겨 펴져 있었다.
[파이낸셜뉴스] 10월 말 부산 취수원인 금정구 회동수원지(면적 2.17㎢·저수용량 1850만 t)에서 때아닌 녹조가 발생했다. 여름철 수온 20도 이상에서 주로 포착됐던 것이 이제 가을에도 상시적으로 발생하면서 취수원 오염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7일 오륜동 부엉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회동지는 초록빛이 가득하다. 이날 녹조는 명장정수사업소 오륜계류장 주변으로 넓게 퍼지다 수문 방향으로 서서히 쓸려 갔다.
인근 주민에게 녹조에 대해 묻자, 대수롭지 않은 듯 “자주 있는 일”이라고 대꾸했다.
■ 사계절 ‘녹조시대‘
흔히 녹조라 불리는 조류는 △느린 유속 △일조량 △영양분(질소·인) 이 세 가지 조건이 갖춰질 때 발생한다. 이중 저수지나 담수호에서 주로 서식하는 조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다. 그 종류도 다양한데 봄과 여름에는 최적 수온 10도~20도에서 녹조류가,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수온 20~30도에는 남조류, 또 늦겨울부터 봄까지 수온 10도 이하에선 갈색을 띠는 규조류가 있다.
이들은 늘 존재하지만, 그 양과 체류시간이 늘어날수록 수가 우리 눈에 잘 보인다.
동래·금정·해운대·수영구 일대의 식수원인 회동수원지는 그동안 녹조로 인해 몸살을 앓아 왔다. 한때 수질급수 6등급까지 떨어지면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때문에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황토를 살포하거나, 공기공급·살수 시설을 설치하면서 매년 녹조의 번식을 잡아 왔다. 하지만 이러한 일은 대부분 수온이 높은 여름철에 발생했다.
▲ 가까이서 본 모습. 금정구 오륜동 회동지는 부산시 '갈맷길 8코스'의 시작점이다.
■ 유해성 남조류 포함됐지만.. “지장없다”
상수원사업본부에 따르면 28일 회동수원지 명장정수사업소에서 생산한 수돗물은 총 12만 3000㎡다. 수온 17.3°C 원수에 대한 수소이온농도는(pH) 7.5, 산소소모량(BOD)은 0.8ppm을 보였다.
특히 회동수원지 원수에선 유해성 남조류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가 포함됐다. 세포 수는 물 1㎖당 1만 5000 cells/mL로 조류 경보 가운데 ‘경계’ 단계에 해당된다.
그러나 사업본부 측은 유해성 남조류가 시각적으로 ‘해로운 느낌’을 주지만,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는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조류는 수심 1~5m에 서식한다. 명장정수사업소의 원수는 취수탑을 통해 수심 27m에서 물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조류의 유입은 소량이라고 전했다. 소량으로 유입된 조류는 고도정수처리를 통해 적정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사업본부의 설명이다.
사업본부는 수돗물 생산에 지장이 없는 한 녹조 제거 작업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낙동강 덕산정수장에서 사상 최악의 녹조가 발생하면서 회동수원지에 투입할 비용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류태영 상수원사업본부 수질팀 팀장은 “해당 모습은 녹조가 맞다.
가을이라도 계절에 맞는 조류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회동지의 남조류는 마이크로시티스가 다소 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수치는 정수처리과정에 큰 어려움이 없다. 일부 유입된 조류는 고도정수처리 과정을 통해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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