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日·대만 등 여행자도 통제
이화여대는 관광객 출입금지 조치
성균관대, 8억원 들여 온라인수업
동국대는 지난 11일, 코로나19 감염증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교내 야간 출입통제를 시작했다. 교내 곳곳에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김동호 기자
중국인 유학생들의 입국이 본격화 된 가운데 대학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 대응이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주요 대학들에 따르면 연세대는 기존 중국인 유학생에 국한됐던 관리 대상을 코로나19 발병국가 유학생까지 확대했다. 이화여대는 교내 외국인 관광객 출입을 제한했고, 성균관대는 교육부가 발표하기 전부터 온라인 강의를 마련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등교중지 대상이 중국(홍콩·마카오 포함) 유학생과 중국을 거쳐 입국한 유학생으로 제한돼 있다. 국내 재학생들과 여론이 "대상이 너무 제한적"이라고 성토를 하는 가운데 연세대학교가 먼저 움직였다.
연세대는 교육부 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 10일 이미 홈페이지에 긴급 조치를 공지했다. '기숙사 입사일로부터 2주 이내에 중국,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등 코로나19 감염증 발병지역 여행 이력이 있는 자는 입사 후 2주 동안 개인실에 거주, 외부출입 불허'라는 강력한 조치였다.
이화여대는 '관광객 출입 금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화여대 정문에는 '관광객의 캠퍼스 내 출입을 제한합니다'란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화여대 캠퍼스 복합단지(ECC)는 2008년 4월 준공된 국내 최대 지하캠퍼스로 계단식 강의실 등 학업 공간과 더불어 다목적홀, 예술영화관, 공연홀, 피트니스센터 등 교육과 문화시설이 한자리에 자리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았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명소로 꼽혔지만 이번 코로나19 영향으로 출입 금지를 한 것이다.
성균관대는 1주 개강연기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온라인 수업'을 미리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교육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가이드라인보다 일주일가량 앞선 것이다. 일부 수업을 온라인 강의로 대처하는 대학들과 달리 개강 이후 4100개나 되는 과목을 온라인으로 대체한다. 이럴 경우 개강 연기까지 합치면 총 3주간 코로나 대응 기간을 가질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성균관대는 온라인 수업 준비에 8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 기숙사 자율격리를 조속 시행한 중앙대학교는 지난 3일 일찌감치 학교 자비로 열화상 카메라를 구매하기도 했다. 공항 출입국 심사 때 쓰는 것과 동일한 기종으로 열이 37도를 넘어가면 경보음이 울린다. 중국인 유학생 기숙사 자율격리를 위해 기숙사 현관 등에 배치하고 있다. 중앙대 관계자는 "언론 보도에 중국인 유학생이 3000명이 넘는다고 나왔지만 실제 기숙사 자율격리 대상은 1000명도 안 된다"고 밝히며 "관리 학생 숫자보다는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카메라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자 빠른 대응을 보인 대학들도 눈에 띈다.
서울대는 30여년 만에 중앙도서관 야간 운영을 중단한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3층 열람실은 그동안 365일 연중무휴, 하루 24시간 상시 운영하며 서울대 면학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중앙도서관 모든 자료실과 열람실 이용 시간을 오전 9시~오후 9시로 축소하기로 했다.
동국대는 야간 건물통제를 시작했다. 코로나19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오는 3월 15일까지 도서관과 실험실·연구실을 제외한 모든 건물에 통제가 이뤄진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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