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회원 꾸준히 늘어
업계 1위 듀오 月 15% 성장
코로나 블루(우울감) 장기화로 결혼정보업체 가입자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경기침체 우려 등 불확실성이 오랜기간이 이어지면서 정서적,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찾으려는 싱글남녀들이 결혼정보업체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코로나19가 시작된 올해 1~4월까지는 소비심리가 얼어 붙어 결혼정보업체 가입 회원수가 줄었지만, 지난 5월부터 늘기 시작해 현재 정점에 이르고 있다.
26일 결혼정보업체에 따르면 업계 1위인 듀오에 가입한 회원수는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으로 진입한 지난 5월이후 월평균 15%이상의 꾸준한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월까지 가입 회원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데다 한국도 확진자수가 급격히 늘어 소비심리가 얼어붙은게 영향이 컸다.
5월이후 상황이 급반전한 배경에 대해 듀오는 코로나 블루와 불경기 등으로 불안해진 싱글들이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싶어하는 심리가 극대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입자수가 증가세를 타고 있지만, 주선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신중을 기하고 있다. 예년에 인기를 끌었던 각종 파티를 중단한 게 대표적이다.
듀오 관계자는 "과거에 금융위기 등 경기불황기에도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하는 회원수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며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인연을 만날 기회인 회식, 친목 모임이 줄자 다급해진 미혼남녀들이 결혼정보업체를 찾고 있다"고 풀이했다.
가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1~4월 가연에 가입하는 회원수는 전년대비 평균 16% 줄었지만 5월이후 현재까지 월평균 9%이상 증가했다. 추석을 한달여 앞둔 이달 말에는 특히 남성 회원수 증가세가 뚜렷하다. 여름 휴가시즌이 마무리되고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서 짝을 찾으려는 회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가연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재확산과 비대면(언택트) 상담 등으로 당분간 가입자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외로움이 배우자 및 결혼의 필요성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같은기간 재혼을 하려는 이른바 돌싱들의 수요는 초혼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혼전문업체 온리유는 1~4월까지 회원 가입이 전년 대비 20% 급감한 반면, 5월부터 8월까지는 30%이상 성장했다. 50~60대에 재혼을 원하는 남녀는 남은 여생을 외롭게 보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코로나19 등으로 더 높아졌다는 게 온리유측의 분석이다.
코로나 블루로 인한 이러한 상황은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한 결혼정보업체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4월 이후 가입 문의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등 재난이 닥칠때마다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하는 회원수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일본에서 혼인률이 감소하는 추세에도 지난 2011년 지진·쓰나미,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결혼정보 업체의 회원수는 빠르게 늘었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