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하루전 미국에서 방영된 영국 해리 왕자와 부인 매건 마클의 인터뷰 방영을 보도한 영국 일간지들이 런던의 한 상점에 진열돼있다.AP뉴시스
해리 왕자 부부의 TV 인터뷰가 방영된후 영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해리 왕자와 부인인 미국 출신 매건 마클의 사전에 녹화된 인터뷰는 지난 7일과 8일(현지시간) 각각 미국과 영국에서 방영돼 주목을 받았다.
영국 언론 중 데일리 미러는 이번 인터뷰로 영국 왕실이 지난 1936년 에드워드 8세가 미국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스스로 왕에서 물러난 이후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 메일는 지난 8일자 전면에 “그들은 무슨 일을 저질렀는가?”라는 제목과 함께 “영국 왕가의 심장을 무자비하게 찔렀다”라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인터뷰가 “매우 거칠고 계산된 행동”이라며 “더 나은 세계를 위해 한걸음씩 연민을 추구한다”는 해리 왕자의 평소 정신과는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반면 더 가디언은 부부의 발언 내용은 영국 사회의 문제를 지적한 충격적인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매일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과거 노예와 제국주의가 부인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사회에는 스스로 돌이켜 볼 줄 모르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대서양 건너 미국 언론들은 매건 마클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은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해리 왕자가 그동안 자유롭게 인종문제를 언급할 수 없었으나 앞으로 인종차별 철폐에 전념할 것이라며 영국 왕가에도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해리 왕자 부부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유력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매건 마클과 왕실 모두를 비판했다.
이 신문은 마클이 1450만달러(약 166억원)를 받고 모테시토에 7에이커(2.8ha) 규모의 저택에 거주하면서 넷플릭스와도 대형 계약을 맺고 있는 공인이 정신 치료를 왜 받지 못했냐는 식으로 비꼬았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엔은 전면에 “전쟁이 선포됐다”며 이번 사태로 엘리자베스 여왕에 대한 호감은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녀의 후계자들이 쓸 왕관이 무거워지게 됐다”라고 보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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