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보선 처참한 득표율에 지도부 교체론 확산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의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득표율 1.83%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든 가운데 당내에서 이정미 대표 체제 교체론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정의당 ‘대안신당 당원모임’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서 보궐선거는 정의당에 대한 시민들의 마지막 경고”라며 “이정미 지도부 총사퇴가 전면적 노선 전환의 출발”이라고 밝혔다. 대안신당 당원모임은 정의당 기반 제3 지대 확장을 모색하는 당내 모임이다. 배복주 전 부대표 등이 공동운영위원장을, 김종대·박원석 전 의원이 고문 격인 서포터즈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의당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83%를 얻어 원내 1석에 불과한 진보당과 비슷한 득표율을 보였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 지도부 사퇴론이 제기됐지만 정의당은 이 대표 체제를 다음 달 19일 예정된 재창당 당대회까지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내 여러 계파 차원에서 거듭 경고 메시지를 발산한 것이다. 대안신당 당원모임은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겠다는 지도부에 더는 당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전국위 권한까지 위임받는 전권 비상 지도부를 구성해 혁신·재편·확장으로 나아가는 노선 전환과 총선 지휘 책임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는 18일에 정의당의 길을 모색하는 긴급 토론회를 개최한다”며 “아울러 전국 각지에서 고군분투하는 지역위원장들에게 '전국 지역위원장 비상 회의'를 제안드린다”고 했다.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도 사퇴하며 이정미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가장 큰 책임은 이정미 지도부에 있다”며 “이정미표 자강론이 실패한 것이다. 이정미 지도부는 총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대표는 제3 지대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온 당력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반윤 정치’에 매몰되는 것은 정의당의 길이 아니다”라며 “양당 정치를 무너뜨리고 87년 체제를 넘어선 새로운 시대로 가기 위한 제3 지대 신당 창당에 정의당이 밀알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정의당 내 분열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이 밖에도 류호정·장혜영 의원 등이 주도하는 정치 유니온 ‘세번째권력’은 탈이념·탈진보·정의당 해체를 주장하며 새로운선택(창당준비위원회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 중도 지향 제3 지대 세력과 교감하고 있고, 천호선 전 대표 등 탈당파는 정의당 대체를 목표로 사회민주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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