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후보 전원 사전투표 첫날 투표
-황교안 대표 시절 본투표일 투표 후
'부정선거 의혹 제기' 모습과 대비
-22대 수개표 도입 강조하며 보수층 결집 총력
-전문가 "사전투표율, 선거 결과와 관련 없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오전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 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4.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사전투표를 대하는 태도는 지난 21대 총선과 극명히 다르다.
제22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지휘 아래 당 후보 254명 전원은 물론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후보 모두 사전투표에 참여할 방침이다.
반면 4년 전인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서 당 차원의 사전투표 독려는 없었다. 당시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과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사전투표에 참여했지만, 미래통합당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21대 선거 당일인 2020년 4월 15일에 투표했다.
이는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이 사전 투표에 대부분 참여한 모습과도 대비된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 차원에서 사전투표를 직접 독려했으며,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우희종 더불어시민당(민주당 비례정당) 대표도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사전투표율 목표치를 31.3%로 설정하고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당 지도부가 사전투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에 국민의힘이 야권과 마찬가지로 사전투표를 강조하고 나선 건 총선 막바지 단계에서 보수층의 표를 최대치로 모으기 위해서다.
국민의힘은 대외적으로 정부 지원론과 정부 견제론이 대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정양석 국민의힘 선대위 부위원장은 NBS 조사를 인용해 "총선에 대한 인식도 '정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가 46%, '견제해야 한다'는 47%로 팽팽했다. 결국 투표하는 쪽이 이긴다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응답률은 18.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부 보수층이 가진 부정선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투표를 최대한 독려한다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이 연일 유세현장에서 손으로 투표용지를 일일히 확인하고 세는 '수개표 절차'가 도입됐다는 걸 강조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여권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은 황교안 대표의 미래통합당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황 전 대표는 21대 총선 당일에 "기표소에 가림막이 없다"고 항의하면서 "만약 저것이 비공개 투표 원칙, 헌법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면 관리 직원뿐만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의 문제다. 이것은 정말 심각한 부정선거 의혹이 아닐까"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에도 황 전 대표는 민경욱 전 의원과 함께 국민의힘 21대 총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했으며, 국민의힘 20대 대선 경선에서도 비슷한 음모론을 펼친 바 있다.
국민의힘은 그간 황 전 대표의 주장에 선을 그으며 음모론이 확산되는 걸 경계했지만, 일부 핵심 지지층에 여전히 부정선거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는 '후보 전원 사전투표 참여'를 앞세워 이같은 우려를 확실히 불식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홍석준 선대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존 보수층 일부에서 투표에 대한 불신이 있었지만 당에서 강력 주장해서 수개표 병행하며 신뢰성이 해소돼서 사전투표 참여하자는 결집의 분위기 감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중 대구에서 사전투표율이 가장 낮은 데 대해 홍 부실장은 "일부 보수층에서 문제(우려)가 있어서 그런데 종합적으로 봤을 때는 달리 투표율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구시당에서도 사전투표 제고를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대선과 지선의 선거 데이터도 국민의힘이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20대 대선과 여권에 승리를 안겨준 8회 지방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높은 투표율은 민주당에게 유리하다'는 공식이 깨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는 국민의힘이 선택적으로 데이터를 취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전투표율 자체는 선거 결과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데도 기세 몰이를 위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사전투표율이 높으니 우리가 이기고 있다'는 분석은 크게 의미 없다"며 "다만 정권 심판론이 높은 상황에서 전체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게 당연히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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