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 대만 위산 전망대. /사진=SNS 캡처, 중앙일보
[파이낸셜뉴스] 북극발 한파가 아열대인 대만까지 내려오면서 올해에만 500명 가까운 '병원 밖 심정지'(OHCA)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대만 연합보 등 현지 언론들은 각 지자체 소방국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에만 OHCA 환자가 492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심정지는 예측하지 못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OHCA는 병원 밖에서 발생하는 심정지를 말한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비외상성 OHCA 환자가 55명이 발생했으며,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OHCA 환자는 10일과 11일 양일간 각각 54명과 55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 중에는 중장년층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에 지난 10일 동안 두 개의 대륙성 한랭 기단이 덮쳤다. 하나는 지난 6일에 도착했고, 다른 하나는 9일 내려와 모든 시와 군의 수은주가 10도 이하로 떨어졌다.
대만 중앙기상서(CWA·기상청)는 12일 대만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해발 3952m인 위산의 새벽 기온이 영하 8.2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대만 기상청은 오전 10시31분께 이날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저온 특보를 발령하고, 노인과 취약 계층의 저온으로 인한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북회귀선에 걸쳐있는 대만은 한국보다 기온은 높지만 매우 습해 주거시설에 온돌과 같은 난방시설이 적용되어 있지 않다.
이에 국립대만병원은 심혈관 질환이나 관련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들, 특히 나이 든 사람들은 아침 이른 시간에 심혈관 응급 상황이 쉽게 발생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병원 측은 "60대 이상뿐만 아니라 40, 50대도 주의해야 한다"며 "40~50대는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급성 반응이 나오기 전까지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 등의 위험인자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40~50대 희생자는 전혀 이번 OHCA에 대비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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