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국조특위 자료 제출.. 상세 장비 품목 첫 확인
유탄 발사기 장착 고폭탄에 섬광폭음 수류탄까지 불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4일 새벽 무장 계엄군이 국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군이 동원한 총 20만여발의 탄약 중엔 유탄 발사기에 장착되는 40㎜ 고폭탄 200여발도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육군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에서 비인도적 무기로 알려진 ‘슬러그탄’ 등이 불출됐다는 사실도 파악됐다.
14만발은 주둔지 내부서 준비… 비인도적 무기도 포함
국방부가 13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위원장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서울신문이 보도했다.
자료를 보면 특전사, 수방사, 정보사령부 등 계엄군이 동원한 탄약은 실탄을 포함해 20만4329발이다. 특정 부대를 포함해 계엄군 전체의 상세한 장비들 품목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계엄군이 출동할 때 주둔지 외부로 반출한 탄약은 총 6만5230발이었고 이 중 실탄은 5만1935발이었다. 5.56㎜ 보통탄 3만8155발, 9㎜탄 1만1260발과 12.7㎜탄 20발 등 5종이 포함됐다.
또 시야와 청각을 교란하는 섬광폭음 수류탄 82개도 있었다. 수방사에서는 중요 시설과 장비를 파괴하는 군용 콤포지션(C-4) 폭약 2개도 불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27종 13만9099발은 경계 태세 2급 발령에 따라 주둔지 내부에 보관하거나 차량에 적재해 뒀다. 실탄은 11만9768발이다. 이중 40㎜ 고폭탄 288발, 세열수류탄 280개, 최전방 철책선 등에서 북한군 침투를 막는 대인지뢰인 크레모아 18개가 있었다.
野 "탄약은 ‘사용’ 전제로 꺼내져… 경고성 계엄 불성립"
산탄총용 슬러그탄 할로 포인트(HP)형도 특전사와 수방사에서 각각 불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탄환은 인체 내에서 팽창해 큰 상처를 내도록 설계된 비인도적 무기다. 국제조약은 HP탄 사용을 ‘전쟁범죄’로 규정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안 의원은 “탄약은 ‘사용’을 전제로 꺼내지기 때문에 경고성 계엄 자체가 어불성설임을 방증한다. 단 한 발의 총성이라도 울렸다면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상의 참극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불출은 개별적으로 분배된 탄약을 가지고 출동할 때 쓰는 표현”이라며 “차에만 실어 놓는 건 불출이 아니라 적재”라고 설명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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