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민 특파원】 "트럼프의 관세는 개인의 독주가 아니다. 미국 사회 전체의 방향 전환이다." 일본 최대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7일 칼럼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 가까이 유지돼 온 자유무역 체제가 미국발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닛케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화를 되돌린 장본인'으로 지목받고 있지만, 미국의 무역 기조 변화는 구조적 배경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칼럼은 크게 3가지 요인을 들었다. △중국 주도의 국가자본주의 체제 급부상 △미국 제조업의 공동화와 그로 인한 포퓰리즘 확산 △글로벌 자유무역 협상의 교착 상태 등이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미국이 주도했지만 그 결과는 미국 산업 공동화와 지식재산 침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중국의 제조업 비중은 전 세계의 28%에 달하지만 소비 비중은 12%에 불과해 여전히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 '왜곡된 수출경제'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미국 내 하위 20%의 소득은 2007년 이후 정체된 반면 상위 20%는 1.6배 증가해 사회 불평등이 극심해졌다. 닛케이는 "노동정책의 부실이 자유무역 기반을 허물었다"고 비판했다. 자유무역 다자협의체의 교착도 미국의 불만을 자극했다. 우루과이 라운드 등 과거 체제에서는 실질적인 관세 인하 성과가 있었지만, WTO 체제에서 시작된 도하 라운드는 농산물 개방 문제로 좌초됐다. 일본과 유럽은 정치적 이유로 농업 개방을 피했고, 신흥국들도 관세 인하를 거부하면서 글로벌 피로감이 누적됐다. 특히 닛케이는 일본과 독일에 대해서도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1985년 플라자합의 당시 미국은 자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일본과 유럽에 내수 중심의 경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40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과 독일은 여전히 수출 의존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9000억달러)는 달러화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2008년 리먼사태 역시 이러한 불균형이 촉매가 됐다는 것이 닛케이의 해석이다. 이에 대해 칼럼은 "지금 필요한 건 트럼프의 미국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 유럽, 중국이 함께 글로벌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구조개혁과 통화 자유화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5-07-27 14:08:16[파이낸셜뉴스]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2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만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EU에 제시한 30% 상호관세율이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되는 가운데 EU 수장이 27일 스코틀랜드에서 트럼프를 만나 무역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양측이 이미 초안을 작성했다면서 미국에 수출하는 거의 대부분 EU 제품에 약 15% 관세율이 적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폰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25일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좋게 통화했다면서 “우리는 일요일(27일)에 스코틀랜드에서 만나 대서양 양안 교역관계, 또 이를 어떻게 계속 강화할지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폰데어 라이엔이 트럼프 ‘초청’으로 스코틀랜드를 방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주말 동안 스코틀랜드에 머물며 골프를 하고, 영국 관리들도 만난다. 영국은 이 자리에서 철강과 위스키 관세 인하를 타진할 전망이다. 지난 넉 달을 끌어온 미국 최대 교역 상대 가운데 한 곳인 EU와 무역협상과 관련해 트럼프는 이날 오전 백악관을 떠나면서 EU와 무역합의 가능성에 대해 “반반, 또는 이보다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EU가 관세율을 낮추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면서 현재 30% 관세가 제시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EU가 미국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30%가 적용되겠지만 EU는 이를 끌어내리려 안달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7-26 04:17:28[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필리핀과 무역 협상을 “끝냈다”라고 선언했다. 필리핀에는 19% 관세율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대신 필리핀은 미국 제품에 관세를 물리지 않는다고 트럼프는 설명했다. 그는 필리핀이 “미국에 시장을 개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미국이 필리핀과 군사협력에도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필리핀이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는 것 외에 군사협력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게재는 마르코스 주니어가 백악관을 떠난 직후 이뤄졌다. 필리핀은 아직 양국 무역합의를 확인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는 이날 오전 미국과 필리핀이 무역합의에 매우 근접했다면서 “실제로 큰 무역합의”라고 말했다. 필리핀 독재자 마르코스 전 대통령 아들인 마르코스는 백악관에서 트럼프에게 필리핀이 중국의 남중국해 공세 속에 군 현대화 압박을 받고 있다며 미국이 도움을 주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미국이 필리핀의 자주국방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필리핀이 두 발로 중국에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실상 더 많은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필리핀 역시 최근 8월 1일부터 일방적으로 상호관세율을 적용한다는 트럼프의 무역서한을 받은 나라 가운데 하나지만 마감 시한 전에 협상을 끝냈다. 필리핀은 9일 서한에서 20% 상호관세율이 제시됐지만 이보다 1%p 낮은 19%로 관세율을 낮추는 데는 성공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7-23 04:19:01[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정부 출범이 6개월이 지난 가운데 미국 내에서 그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에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 CBS 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지난 16∼18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23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0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 ±2.5%포인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2%로 조사됐다. 이는 취임 직후인 지난 2월 9일 조사에서 53%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10%p 이상 떨어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51%(3월 2일), 47%(4월 13일), 45%(6월 8일) 등 그동안 계속 하락해왔다. 다만, 이 수치는 응답자의 소속 정당과 정치 성향에 따라 큰 차이로 갈렸다. 공화당원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89%였지만, 민주당원의 경우 11%에 그쳤다. 보수 성향 응답자의 86%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지지한 반면, 진보 성향 응답자의 지지율은 5%밖에 되지 않았다. 직무수행 분야별로 보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분야 지지율은 36%밖에 되지 않았고, 경제 분야 지지율도 40%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점을 보인 이민 정책 지지율도 44%로 나타나 지난 3월 지지율 54%에서 뚝 떨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40%였고, 반대는 60%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에 명확한 계획을 가졌는지'에 대해서 응답자의 57%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61%는 '트럼프 정부가 관세 정책에 지나치게 많이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고, '적당하게 집중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3%였다. 아울러, 최근 들어 쟁점이 된 '제프리 엡스타인' 의혹에 대해선 응답자의 75%가 이 문제를 다루는 트럼프 정부에 대해 '불만족한다'고 답했고, 응답자의 89%는 '연방 법무부가 해당 의혹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혹은 억만장자 금융인이자 아동 인신매매 혐의로 2019년 수감 도중 자살한 성범죄자 엡스타인이 작성한 '성 접대 고객 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돼 있다는 소문이나, 엡스타인의 사인이 '타살'이었다는 음모론 등이 얽힌 것으로, 현재 미국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다만, 이 이슈에서도 소속 정당에 따라 극명하게 의견이 갈렸다. '트럼프 정부가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루고 있는지'를 묻자 공화당원 50%가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민주당원의 92%는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2025-07-21 08:53:45【도쿄=김경민 특파원】 닛산자동차가 미국에서 생산할 예정이던 전기차(EV) 2종의 출시 시기를 최대 1년 연기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감세·지출법을 통과시키며 EV 구매 시 제공하던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하기로 하면서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닛산은 당초 2028년부터 미국 미시시피주 공장에서 EV 스포츠유틸리티차(SUV) 2종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2028년 말~2029년 초로 늦추기로 했다. 출시 시점이 최대 1년가량 늦어지는 셈이다. 대상 차량은 닛산 브랜드와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에서 각각 1종씩 출시 예정이었다. 미국 시장에서 EV 수요가 둔화된 점이 결정 배경으로 풀이된다. 도요타와 혼다도 잇따라 EV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도요타는 미국 인디애나주 공장에서 EV 생산 계획을 중단하는 대신 대형 SUV '그랜드하이랜더' 하이브리드 및 가솔린 모델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혼다도 EV 전략 차종으로 개발하던 대형 SUV 프로젝트를 철회했다. EV 시장 위축은 미국 감세·지출법의 영향이 크다. 지난 4일 통과된 이 법안으로 인해 조 바이든 정부 시절 도입된 EV 구매 지원책이 9월 말 종료된다. 당초보다 3개월 조기 종료되는 것이다. 이 지원은 북미산 EV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차량당 최대 7500달러(약 1030만원)의 세액공제가 가능했다. 바이든 정부는 2023년 1월부터 리스 구매에 한해 북미산 외 차량에도 세제 혜택을 적용했으나 이번 법 개정으로 리스를 포함한 모든 지원이 폐지된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업체들은 북미 생산이 적은 만큼 리스를 통한 세제 혜택에 크게 의존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을 전환하기 전부터 미국 내 EV 수요는 기대에 못 미쳤다. 바이든 전 행정부는 2030년까지 EV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는 7%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업체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섰지만 수요는 늘지 않고 있다. 4월 기준 미국 EV의 평균 할인율은 신차 가격 대비 14.2%로 가솔린차의 2배 수준이다. EV 완성차 생산 위축은 배터리 등 부품 산업 전반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공장 투자의 세제 혜택은 유지될 예정이다. 그러나 완성차 수요가 줄면 부품업계는 투자 회수를 위한 실적 확보가 어려워진다. 닛산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AESC'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계획 중이던 공장 건설을 중단한 상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5-07-09 13:56:04【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경기도는 미국 트럼프발 관세에 대해 도내 수출 중소기업의 단기 피해 최소화와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104억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이를 위해 도는 △관세 리스크 긴급 대응 △수출 경제영토 확장 △수출기업 글로벌 경쟁력 제고 등 수출지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또 기존 미국 중심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유망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도는 우선, 급변하는 통상환경 리스크에 대한 신속 대응을 위해 총 76억원을 지원한다. 이 가운데 70억원은 무역위기 대응 패키지 지원사업에 투입되며, 자동차, 의약품, 반도체, 철강, 알루미늄 등 미국 관세정책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공급망 기반 중소기업 900개사를 대상으로 수출컨설팅, 해외 전시회 참가, 해외규격 인증, 물류비 등 단계별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어 통상환경조사단 파견, 비관세장벽 대응 등 FTA통상지원 사업에 4억5900만원을 지원한다. 상반기 자동차부품 통상환경조사단을 미국에 파견한 도는 하반기 전기전자 및 반도체 통상환경조사단을 추가 파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화장품 기업을 대상으로 필수 인증 비용을 지원하는 등 전문 컨설팅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수출시장의 지역적 다변화 사업에 19억원을 지원해 해외 수출거점 확대와 유망 신흥시장 진출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도는 먼저 무역리스크가 높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경기도 주요 수출국인 베트남과 인도를 대상으로 한 수출유망지역 유통망 진출 지원사업에 10억원을 투입, 총 100개 기업의 온·오프라인 유통망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통상촉진단을 2회 추가로 파견해 일본, 중동 등 현지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대한민국우수상품전시회(G-FAIR KOREA)의 해외바이어 초청 규모도 200명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도는 도내 중소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9억원을 지원한다. 이 예산은 해외규격인증획득 지원과 수출기업 물류비 지원에 집중 투자되며, 중소기업들이 비관세장벽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구체적으로 해외규격인증획득 지원 5억200만원, 수출기업 물류비 지원에 3억8200만원이 투입돼 도내 수출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도는 수출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현지에서 밀착 지원하기 위해 경기비즈니스센터(GBC)를 확대, 미국 댈러스와 호주, 대만 등을 추가해 21개국에 27개를 운영할 예정이다. 도는 GBC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중소기업들이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시장 밀착형 수출 전략을 수립하고, 자생적 글로벌 진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실질적 기반을 제공할 계획이다. 박근균 경기도 국제협력국장은 "2025년 하반기는 미국 관세정책의 향방을 가늠할 중대한 분기점으로 경기도는 단기적인 응급조치에 그치지 않고, 보다 정밀하고 지속 가능한 수출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도내 수출기업들이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속에서도 성장잠재력을 확보하는 전환점을 맞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5-07-09 07:41:56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에 상호 관세율을 명시한 서한을 발송한 가운데, 서한을 받아든 국가와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가의 대응이 각각 분주해졌다. 이 국가들은 미국산 상품의 관세율을 대폭 인하하고 보잉 여객기, 농산품 등 미국산 제품의 대량 구매를 제의하면서 협상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통보를 받은 태국 등 6개 동남아 국가들은 미국 측에 중국산 제품이 자국산으로 '둔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원산지 표시 강화 등 중국산의 환적 등에 각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EU,'항공기·주류 예외 인정' 제안미국은 그간 수차례 경고를 내려온 유럽연합(EU)에 대해선 별도의 서한을 발송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EU가 트럼프 정부에 10%의 기본관세를 유지하되 일부 상품군을 예외로 해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3대 경제체의 한 곳인 EU는 미국에 부분 타결을 제의하면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올로프 길 EU 무역담당 대변인은 "전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좋은 의견을 나눴다"면서 "우리는 이제 최소한 원칙적인 수준의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EU는 미국에 일부 민감한 분야(항공기·와인 등)에 대한 예외를 두고 모든 EU 상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유지하는 협정을 제안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EU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철강·알루미늄에 부과된 품목관세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협상 최대 쟁점 된 농업이날 인도 매체 NDTV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인도에 대해 유전자변형작물(GMO)에 대한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으며, 농업 및 유제품 부문에 대한 시장 접근성 확대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 측은 자국 농민의 생계와 식품 안전 문제를 이유로 해당 부문의 협상에 보수적인 입장이다. 인도의 농업은 14억 인구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인구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주요 산업이기 때문에 값싼 미국산 농산물 수입이 확대될 경우 현지 가격이 하락하고, 이는 정부에 대한 정치적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인도가 미국에 농업 시장을 개방할 경우 다른 무역 파트너에게도 유사한 양보를 해야 할 가능성이 있어 더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분석한다. ■인도네시아, 미국산 농산물 수입 불사반면 인도네시아는 향후 5년간 총 약 1조7000억원어치의 미국산 밀을 수입하기로 했다. 프란시스쿠스 웰리랑 인도네시아 제분업협회 회장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100만t의 미국산 밀을 구매하기로 미국밀협회와 이미 합의했다"며 "7일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관세 협상이라는 맥락에서 양국의 민간 기업이 함께 자발적으로 협력해 합의를 도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도 "미국의 추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태국, 대폭 양보한 제안 내놔한편 태국은 10% 상호관세율을 목표로 하되 20%까지는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태국은 대미 무역흑자를 5년 내 70% 줄이고 7~8년 내 무역균형을 맞추기 위해 미국산 농산물과 에탄, 액화천연가스(LNG), 보잉사의 여객기 80대 등을 구매하겠다고 통 큰 제안을 하기도 했다. 태국은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차단을 위한 원산지 관리 강화 등도 함께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6일 피차이 춘하바지라 재무장관은 "관세를 피하기 위한 '최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2025-07-08 18:41:13[파이낸셜뉴스] 전기차(EV)의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미국 내 하이브리드 차량(HEV)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흐름에 맞춰 북미 전략을 조정하며 하이브리드 판매 및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7일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하이브리드 차량(플러그인 포함)의 미국 내 점유율은 14%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 판매 비중(약 8%)보다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대안으로 부각 전기차 판매가 둔화된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내연기관보다 뛰어난 연비로 소비자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에선 그동안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요가 낮았으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과 함께 하이브리드 차량의 전기 모터 성능 향상으로 내연기관과 전기차 사이 간극을 메울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이 떠오른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4일 서명한 대규모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ng Beautiful Bill Act·OBBBA)과 맞물리며 가속화될 전망이다. OBBBA에는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에 이르는 세액 공제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전기차의 세제 혜택이 축소되었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은 상대적으로 세제 변화에 따른 충격이 덜하다는 분석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전기차의 판매량은 정부의 보조금에 따라 결정되는데 보조금이 폐지되면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에 맞물려 하이브리드 차량의 품질과 안정성이 입증돼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 북미 HEV 판매 급증… 현지 생산도 확대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13만6000대를 판매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수치이며,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가 28%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모델별로는 투싼 하이브리드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고,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56% 증가했다. 이에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생산도 확대하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에선 지난해 3만7000대를 생산한 싼타페 하이브리드 생산량을 1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며,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도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완공한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와 개발 중인 제네시스 하이브리드의 생산 기지로 삼기로 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2025-07-07 11:02:32[파이낸셜뉴스]캐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두 손 들었다. 국내외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디지털세를 징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하면서 미국과 무역협상이 재개되게 됐다. 경제전문방송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JS) 등 외신은 29일(현지시간) 캐나다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다시 하기 위해 디지털서비스세(DSTA) 부과 시작 하루를 앞두고 계획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정부 대변인은 마크 카니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7월21일까지 두나라가 무역협정에 합의를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상호이익이 되는 포괄적인 무역 합의를 기대”한다며 디지털세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지난 16~17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와 카니 두 정상들이 30일안에 새로운 무역 협상 타결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의 디지털세 부과가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비관세 무역 장벽'이라고 반발하면서 캐나다와의 모든 무역 협상 중단을 통보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에 녹화방영된 폭스뉴스채널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캐나다의 디지털세를 비판했다. 캐나다의 DSTA는 지난 2019년 쥐스탱 트뤼도 당시 총리에 의해 처음 추진된 것으로 지난해 6월 법안이 통과됐다. 소셜미디어나 디지털 광고, 온라인 상거래 기업들이 대상으로 캐나다에서 1470만달러(약 200억원), 세계에서 8억2000만달러(약 1조1150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거두는 IT 기업이 캐나다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에 3% 세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었다.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판매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과세 대상으로 캐나다 정부의 방침에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미국 거대 IT기업과 로비단체들, 미 의회, 정부 관리들까지 반발해왔다. 일부 미국 의원들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캐나다가 DSTA를 폐지 또는 중단하도록 압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의 반대에도 프랑수아-필리페 샴페인 캐나다 재무장관은 디지털세 부과를 고집했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 중단을 선언했던 것이다. 캐나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카니 총리의 이번 디지털세 취소 결정을 환영했다. 캐나다에게 미국은 최대 교역국으로 수출의 80%를 미국 시장이 차지하면서 지난해에는 대미 무역흑자로 633억달러(약 86조원)을 기록했다. 캐나다 경제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 여파로 5월에 전월 대비 마이너스(-)0.1% 성장했을 것으로 캐나다 통계당국이 추정되는 등 회복력을 잃어왔다. 캐나다는 미국의 관세 대부분을 피했지만 미국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는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따라서 철폐를 위해 카니 총리는 미국과 무역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앞으로 약 3주의 협상 시간을 더 확보하게 됐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5-06-30 15:19:14[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의 이번 이란 공습은 대단한 군사적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미국은 이날 B2 스텔스 폭격기들을 동원해 이란 핵 시설 세 곳을 공습했다. 트럼프는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오늘 나는 전세계를 향해 이번 공습은 대단한 군사적 성공이라고 선언할 수 있다”면서 “이란의 핵심 핵 농축 시설들이 완전히, 그리고 통째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미국은 이란 추가 목표물들을 타격할 수 있다면서 이란에 평화를 위한 협상안을 가져오라고 압박했다. 이란 핵 시설 세 곳을 동시에 타격해 이란 핵 능력을 사실상 파괴했다고 주장하는 트럼프는 이제 이란에 남은 것은 외교 협상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을 ‘중동의 불량배’라면서 “이란은 이제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협상하지 않으면 미래의 공격은 훨씬 더 엄청날 것”이라면서 그 공격은 “훨씬 더 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상황은 지속할 수 없다”면서 “평화나 이란의 비극 두 가지 옵션밖에는 없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이란이 평화를 거부할 경우 마주하게 될 비극은 “지난 8일 동안 봤던 것보다 훨씬 참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이란에는 아직 많은 목표물들이 남아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다른 목표물들도 정확하고, 빠르면서 노련하게 추적할 수 있다”면서 이런 작전은 “수 분 안에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날 연설에는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석했다. 한편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공습 뒤 CNN 정치 분석가 바락 라비드와 통화에서 매우 기뻐했다. 라비드는 이란 공습 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대통령이 “그 결과에 매우, 매우 행복하고, 만족해하는” 것으로 들였다고 말했다. 라비드는 “트럼프가 내게 “오늘밤 우리는 위대한 성공을 거뒀고, 당신의 이스라엘은 이제 훨씬 더 안전해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라비드는 이스라엘 충신으로 이스라엘군 정보 장교로 복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6-22 11: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