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금융권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은행권은 새 정부에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등 가상자산업 진출을 요청했고, 신탁회사·증권사·자산운용사 등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을 보관하거나 발행 주체로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정례화했다. ■은행권, 가상자산업 진출 건의 3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새로 출범할 정부에 가상자산업 진출을 요청할 예정이다. 전국은행연합회 중심으로 마련된 '은행권 주요 건의사항' 초안에 가상자산업을 은행업무 범위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즉 은행이 원화 기반 가상자산거래소(원화마켓)에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을 발급해주는 것을 넘어 가상자산 커스터디 등 관련 서비스를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최근 법인계좌로 가상자산을 소유·매매할 수 있게 됐다는 점과 새 정부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이 같은 논의를 뒷받침한다. 오픈블록체인·DID협회가 IBK기업·KB국민·NH농협·수협·신한·우리은행과 금융결제원이 참여하는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신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테이블코인 분과는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은행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한편 신뢰할 수 있는 실증데이터도 축적할 예정이다. 또 하나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들도 스테이블코인 분과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IBK기업·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은 한은이 주도하는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기반 예금토큰을 발행해 실생활 결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등 정책당국자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는 "원화는 자본거래가 엄격히 통제된 통화이기 때문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설계는 외환시장 안정성, 국채 수급, 통화정책 경로까지 함께 고려하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이 핵심적인 정책 조율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사, JV 설립 검토 증권 및 자산운용사 등 자본시장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체 디지털자산솔루션팀을 확대·개편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일부 증권사는 가상자산업계와 함께 조인트벤처(JV)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업계에서는 금융그룹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의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처럼 은행, 증권, 자산운용, 카드사 등 복수의 계열사를 보유한 금융그룹이 내부적으로 기능 분리형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시너지가 높다는 설명이다. 최근 해시드오픈리서치(HOR)와 '디지털 G2를 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도' 보고서를 공동작업한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파트너 변호사와 정수현 신한투자증권 선임은 "자산운용사, 증권사, 은행, 신탁사, 커스터디사, 회계법인, 핀테크·블록체인기업 등이 각자의 인허가와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로 참여하면 규제 수용성과 기술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일례로 자산운용사는 단기국채와 머니마켓펀드(MMF) 등 원화자산을 운용해 스테이블코인 담보자산을 관리하고, 증권사는 국채·MMF 매수에 필요한 거래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운용계좌 개설과 결제 등 실무 집행을 지원하는 형태다. 이에 금융감독원도 증권 및 자산운용사 관계자, 법률 전문가들과 스테이블코인을 주제로 비공개 미팅을 진행 중이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이란 새로운 금융자산에 어떤 법적지위와 규율체계를 부여하는지에 따라 시장의 안정성과 산업성장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면서 "특히 핵심쟁점인 발행 주체를 중앙은행으로 한정할 것인지 또는 금융기관까지 확대할 것인지 등에 따라 제도적 성격과 시장의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박소현 기자
2025-06-03 19:21:01[파이낸셜뉴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금융권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은행권은 새 정부에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등 가상자산업 진출을 요청했고, 신탁회사·증권사·자산운용사 등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을 보관하거나 발행 주체로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정례화했다. ■은행권, 새 정부에 가상자산업 진출 건의 3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새로 출범할 정부에 가상자산업 진출을 요청할 예정이다. 전국은행연합회 중심으로 마련된 ‘은행권 주요 건의사항’ 초안에 가상자산업을 은행업무 범위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즉 은행이 원화 기반 가상자산거래소(원화마켓)에게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을 발급해주는 것을 넘어 가상자산 커스터디 등 관련 서비스를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최근 법인계좌로 가상자산을 소유·매매할 수 있게 됐다는 점과 새 정부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이 같은 논의를 뒷받침한다. 오픈블록체인·DID협회가 IBK기업·KB국민·NH농협·수협·신한·우리은행과 금융결제원이 참여하는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신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테이블코인 분과는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은행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한편 신뢰할 수 있는 실증데이터도 축적할 예정이다. 또 하나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들도 스테이블코인 분과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IBK기업·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은 한은이 주도하는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기반 예금토큰을 발행해 실생활 결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등 정책당국자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는 “원화는 자본거래가 엄격히 통제된 통화이기 때문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설계는 외환시장 안정성, 국채 수급, 통화정책 경로까지 함께 고려하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이 핵심적인 정책 조율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사, JV 설립 검토 등 참여방안 모색 증권 및 자산운용사 등 자본시장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체 디지털자산솔루션팀을 확대·개편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일부 증권사들은 가상자산업계와 함께 조인트벤처(JV)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업계에서는 금융그룹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주체의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처럼 은행, 증권, 자산운용, 카드사 등 복수의 계열사를 보유한 금융그룹이 내부적으로 기능 분리형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시너지가 높다는 설명이다. 최근 해시드오픈리서치(HOR)와 ‘디지털 G2를 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도’ 보고서를 공동작업한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파트너 변호사와 정수현 신한투자증권 선임은 “자산운용사, 증권사, 은행, 신탁사, 커스터디사, 회계법인, 핀테크·블록체인기업 등이 각자의 인허가와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로 참여하면 규제 수용성과 기술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일례로 자산운용사는 단기국채와 머니마켓펀드(MMF) 등 원화자산을 운용해 스테이블코인 담보자산을 관리하고, 증권사는 국채·MMF 매수에 필요한 거래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운용계좌 개설과 결제 등 실무 집행을 지원하는 형태다. 이에 금융감독원도 증권 및 자산운용사 관계자, 법률 전문가들과 스테이블코인을 주제로 비공개 미팅을 진행 중이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이란 새로운 금융자산에 어떤 법적지위와 규율체계를 부여하는지에 따라 시장의 안정성과 산업성장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면서 “특히 핵심쟁점인 발행주체를 중앙은행으로 한정할 것인지 또는 금융기관까지 확대할 것인지 등에 따라 제도적 성격과 시장의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박소현 기자
2025-06-03 12:21:16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2일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을 비은행권에도 허용할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규제 우회 가능성 등 금융 안정성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큰 만큼 미국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2025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와의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자본규제가 있다"며 "비은행권에서 결제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허락하기 전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자본규제를 우회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약화할지 등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보다 스테이블코인에 더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자본규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비슷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월러 이사는 "미국은 결제수수료가 높은 편인데 민간의 결제수수료를 낮춰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호적일 수 있다"며 "은행은 좋아하지 않겠지만 공정한 기회의 장이 마련된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이 비은행 기관이 제공할 수 있는 하나의 결제도구라는 입장이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온도차를 보인 이 총재와 월러 이사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과 관련해서도 다른 의견을 내비쳤다. 월러 이사는 CBDC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의 지급결제 시스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논의 속도가 전보다 느려지고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한국은행이 지난 4월부터 '프로젝트 한강'이라는 CBDC 실거래 테스트를 추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5-06-02 18:25:58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해 지속적인 신중론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4분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된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57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 등 법정 화폐와 연동해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2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4분기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에서 거래된 USDT, USDC, USDS 등 3종의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총 56조9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테더로 불리는 USDT가 47조3311억원(83.1%), USDC가 9조6186억원(16.9%), USDS는 41억원(0.01%)으로 나타났다. 군소 스테이블코인들은 거래 규모가 미미하거나 거래지원 중단(상장폐지)이 잦아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은이 파악한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가 구체적으로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한은은 USDT, USDC, USDS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후 5대 거래소를 상대로 자료 요구권을 행사한 뒤 스테이블코인 관련 통계를 축적해왔다. 5대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지난해 3·4분기 17조598억원에서 4·4분기 60조2902억원으로 3배 넘게 늘어난 뒤 올해 1·4분기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초 가상자산산업 육성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당선한 것이 거래 급증의 변곡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9월 5조2314억원, 10월 9조4318억원, 11월 19조1451억원, 12월 31조7133억원 등으로 치솟았다가 올해 1월 24조7923억원, 2월 19조9968억원, 3월 12조1647억원 등으로 줄었다.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지난해 9월 1744억원에서 10월 3043억원, 11월 6382억원 등으로 늘어나다 12월 1조230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겼다. 이어 올해 1월 7998억원, 2월 7142억원, 3월 3924억원 등으로 점차 감소했다. 이는 전체 가상자산 시황과 비례한 흐름이다. 가상자산 정보제공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5대 거래소의 하루 평균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지난해 7~10월 20억달러대를 이어오다가 11월 약 106억달러, 12월 약 118억달러 등으로 급증했다. 이어 올해 1월 약 80억달러, 약 2월 52억달러, 3월 약 38억달러 등으로 점차 축소됐다. 한은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문제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은행권과 소통하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6일 티머시 애덤스 국제금융협회(IIF) 사장과 6대 시중은행장과의 회동 전에 은행장들을 직접 만나 스테이블코인이 무분별하게 발행되면 금융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은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 발행하는 방안을 실무 단위에서 검토하는 가운데 한은은 코인 발행이 법적으로 허용될 경우 발행 인가부터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이달 말에도 은행연합회 이사회에 참석해 은행장들과 만찬을 하며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 현안 관련 논의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 동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5-06-02 18:22:46[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을 비은행권에도 허용할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본 규제 우회 가능성 등 금융 안정성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큰 만큼 미국보다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는 태도다. 이 총재는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5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와 대담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그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자본규제가 있다"며 "비은행권에서 결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허락하기 전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자본 규제를 우회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약화할지 등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보다 스테이블코인에 더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자본 규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비슷한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월러 이사는 "미국은 결제 수수료가 높은 편인데, 민간에서 결제 수수료를 낮춰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호적일 수 있다"며 "은행은 좋아하지 않겠지만, 공정한 기회의 장이 마련된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봤다. 스테이블 코인이 비은행 기관이 제공할 수 있는 하나의 결제 도구라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대체재라 비은행 기관이 마음대로 발행하면 통화정책 유효성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그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거래가 손쉬워 자본 규제 회피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일단 감독이 가능한 은행권으로부터 (발행이)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담에서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과 관련한 논의도 이어졌다. 월러 이사는 "유럽중앙은행(ECB)를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관련 논의 속도가 늦춰지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결제은행(BIS)과 한국은행, 미국·영국·일본·프랑스·스위스·멕시코 중앙은행, 국제금융협회(IIF) 등이 추진하는 아고라 프로젝트와 관련해 '국제 지급 결제 시스템 플랫폼'을 만드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불결제 시스템 내 고객 확인(KYC), 자금세탁방지 등 절차를 거치면서 송금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게 되고, 비용도 발생하는데 이를 통합할 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며 프로토타입이 곧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달 26일 티모시 애덤스 국제금융협회(IIF) 사장을 비롯해 6대 시중은행장과 만나 프로젝트 아고라 진행 상황을 공유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이달 말 은행연합회 이사회에 참석해 은행장들과 만찬을 같이 하며 CBDC 실험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 현안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5-06-02 11:53:45[파이낸셜뉴스] 올해 1·4분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된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57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 등 법정 화폐와 연동해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4분기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에서 거래된 USDT, USDC, USDS 등 3종의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총 56조9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테더로 불리는 USDT가 47조3311억원(83.1%), USDC가 9조6186억원(16.9%), USDS는 41억원(0.01%)으로 집계됐다. 군소 스테이블코인들은 거래 규모가 미미하거나 거래지원 중단(상장폐지)이 잦아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은이 파악한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가 구체적으로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후 5대 거래소를 상대로 자료 요구권을 행사, 스테이블코인 관련 통계를 축적해왔다. 5대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지난해 3·4분기 17조598억원에서 4·4분기 60조2902억원으로 3배 넘게 늘어난 뒤 올해 1·4분기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초 가상자산 산업 육성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당선한 것이 거래 급증의 변곡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9월 5조2314억원, 10월 9조4318억원, 11월 19조1451억원, 12월 31조7133억원 등으로 치솟았다가 올해 1월 24조7923억원, 2월 19조9968억원, 3월 12조1647억원 등으로 줄어들었다. 일평균 거래 규모는 지난해 9월 1744억원에서 10월 343억원, 11월 6382억원 등으로 늘어나다 12월 1조230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겼다. 이어 올해 1월 7998억원, 2월 7142억원, 3월 3924억원 등으로 점차 감소했다. 이는 전체 가상자산 시황과 비례한 흐름이다. 가상자산 정보 제공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5대 거래소의 일평균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지난해 7~10월 20억달러대를 이어오다가 11월 약 106억달러, 12월 약 118억달러 등으로 급증했다. 이어 올해 1월 약 80억달러, 약 2월 52억달러, 3월 약 38억달러 등으로 점차 줄었다. 최근 한은은 USDT, USDC, USDS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 동향을 주시하면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아울러 은행 예금을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와 연계한 토큰으로 변환한 뒤 실생활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실험인 '프로젝트 한강'도 진행 중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대체재라 비은행 기관이 마음대로 발행하면 통화정책 유효성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거래가 손쉬워 자본 규제 회피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일단 감독이 가능한 은행권으로부터 (발행이)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6일 티모시 애덤스 국제금융협회(IIF) 사장 방한을 계기로 6대 시중은행장과 만나 CBDC 사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달 말 은행연합회 이사회에는 참석해 은행장들과 만찬을 같이 하며 CBDC 실험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 현안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5-06-02 09:14:29[파이낸셜뉴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대체재라 비은행 기관이 마음대로 발행하면 통화정책 유효성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 금융 안정 측면을 고려해 은행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한 뒤 작동하는 것을 보고 필요하면 범위를 넓혀나가려고 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은 총재가 ‘프로젝트 한강’의 예금토큰이 자체 네트워크에서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지목한 가운데 구체적 정책 비전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파이낸셜뉴스와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 공동주최로 오는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토크노미코리아 2025’의 특별강연자인 한은 윤성관 디지털화폐연구실장은 ‘예금토큰과 디지털화폐가 바꿀 디지털 금융환경’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은은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지난 4월부터 약 10만명 대상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거래 실험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은행예금을 디지털화폐인 예금토큰으로 변환한 뒤, 편의점과 마트에서 쓸 수 있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 등 7개 은행이 참여 중이며 이달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디지털 통화 빅뱅, 스테이블코인 vs. CBDC’를 주제로 열리는 토크노미코리아 2025는 앤드류 크로포드 프랭클린템플턴 디지털자산 부사장과 노아 동완 킴 툴스포휴머니티(TFH) 글로벌 재무 총괄이 기조연설을 한다. 월드코인을 개발하고 있는 TFH는 최근 디지털 신원 및 금융 네트워크 ‘월드’가 미국 시장에 공식 진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TFH는 글로벌 카드사인 비자와 협력해 연내 ‘월드 카드’ 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리플의 글로벌 정책 공동 총괄이자 싱가포르 블록체인협회 산하 스테이블코인·CBDC 소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는 라훌 아드바니가 ‘RWA와 스테이블코인 등을 둘러싼 주요 기회와 과제’를 발표한다. 류창보 NH농협은행 블록체인팀장은 ‘은행권 협업을 통한 신뢰기반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 방안을 제시한다. 류 팀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오픈블록체인·DID협회는 최근 IBK기업·KB국민·NH농협·수협·신한·우리은행(가나다 순)과 금융결제원이 참여하는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신설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병윤 DSRV 미래금융연구소 소장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아시아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와 김민승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각각 ‘디지털 방코르 : 글로벌 통화질서 재설계’와 ‘스테이블코인이 온다, 지금’이라는 주제로 정책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오전 강연자들은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과 심층 패널토론도 진행한다. 오후 세션에서는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와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가 ‘토큰증권, 자본시장 혁신의 골든타임을 잡아라’를 주제로 특별대담을 진행한다. 마지막 강연 무대에서는 김경호 한국딜로이트그룹 디지털자산센터 센터장이 ‘디지털화된 자산이 가져올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를 분석, 투자 전략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새로운 정부 출범 후 열리는 토크노미코리아 2025는 디지털 통화를 둘러싼 글로벌 트렌드, 정책 방향, 산업 전략을 통합적으로 조망하는 자리이자, 한국 금융산업의 미래 전략을 구상할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토크노미코리아는 행사 당일 오전 8시 30분 참가 등록을 시작으로 오후 2시까지 진행되며, 한국핀테크산업협회와 블록체인법학회가 후원한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5-06-01 23:56:12[파이낸셜뉴스] 해시드오픈리서치는 29일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가 필요성과 함께, 논의의 출발점은 ‘규제 마련’이 아니라 ‘작동 가능한 구조 설계’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디지털 전환 시대의 통화 주도권 확보를 위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요성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해시드오픈리서치는 이는 우리나라가 스테이블코인은 웹3 기반의 참여경제 질서를 설계하고 ‘디지털 G2’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규제를 중심의 은행 기반 모델보다는 자본시장 중심의 구조 설계가 바람직하다고 바라봤다. 해시드오픈리서치는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처럼 ‘누가 보증하는가’ 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컨트랙트·실시간 준비금 감사·자동 상환 알고리즘이 촘촘히 엮인 설계 구조 자체에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시대의 통화'는 국가와 은행, 테크 기업의 3원 구조로 운용 주체가 다양화하고 있다. 이중 특히 테크 기업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정부나 중앙은행이 신용도를 만들어내는 전통적 통화 자산과 달리 이를 보증할 주체가 없다. 해시드오픈리서치는 그 대신 민간 기업이 기술적으로 만들어내는 스마트 컨트랙트, 준비자산의 실시간 공시 및 감사, 상환 알고리즘 등 스테이블코인의 설계 구조 자체가 신뢰의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시스템과 토크노믹스(Tokenomics)의 신뢰성 수준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믿을 만한 이유’를 부여한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논의되는 ‘은행 기반 모델’은 스테이블코인의 이런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가 참고할 가능성이 높은 유럽연합(EU)의 미카(MiCA) 규제나 일본 스테이블코인 관련법처럼 발행 주체를 은행 또는 은행에 준하는 기관으로 한정하게 되면, 디파이(De-Fi)나 글로벌 결제 시스템과의 호환성이 크게 떨어질 뿐 아니라 보유자 생태계를 중심으로 한 토크노믹스 설계도 사실상 봉쇄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과 일본의 스테이블코인은 법을 서둘러 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생태계에서의 활용 비중 및 국제 유동성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한 수준에 머문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자본시장 기반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모델에서는 자산운용사·핀테크·특화법인 등 다양한 민간 주체가 발행자로 참여하고, 준비자산을 현금뿐 아니라 머니마켓펀드(MMF), 국채 등으로 분산해 유동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아울러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토큰의 발행·소각·상환 절차를 자동화해 실시간 감사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등의 기술 연동성을 구현할 수 있다. 테더(USDT), 서클(USDC), 트루USD(TUSD) 등은 이런 자본시장 기반 모델을 통해 신뢰를 증명하고 구조적 우위를 확보했다는 것이 해시드오픈리서치의 설명이다. 이를 벤치마킹해 우리나라 또한 서클, 팍소스, 메이커다오, 페이팔 등 다양한 글로벌 발행자들과 상호 인증 체계를 구축한다면 우리나라 스테이블코인 서비스의 실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는 “디지털 시대 통화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자본시장 기반 구조는 단순히 하나의 정책적 선택지를 넘어 글로벌 구조와 호환 가능한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라며 “우리나라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력과 민간 참여 역량이 존재하는 만큼 프레임을 전환해 단순한 ‘규제 허용자’가 아닌 디지털 시대 통화 질서를 공동 설계하는 ‘능동적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2025-05-29 09:04:22'크립토 대통령'을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정립하자 미국 기반 은행·카드·자산운용사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시장 선점에 나섰다. 스테이블코인을 자체 발행하는 것은 물론 기존 결제 인프라에 도입하고, 관련 금융서비스까지 내놓고 있다. 이에 미국 재무부는 향후 3년 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조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美 은행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 2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 및 증권거래위원회(SEC) 등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 정비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을 허용하고 있다. 즉 미국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스테이블코인 법안(지니어스 액트)을 지지하고, SEC 등 규제당국은 은행의 가상자산 관련 사업범위를 확장해주고 있다. 신영증권 임민호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를 정비하면서 기존 가상자산 공약들을 대부분 이행하고 있다"며 "미국 의회도 디지털자산 공동실무그룹을 결성하는 등 오는 8월 스테이블코인 법안 최종 통과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SEC 산하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는 금융인프라 토큰화 등을 중점과제로 선정했으며 통화감독청(OCC)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은행의 가상자산 취급 금지규정을 삭제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크립토 야심작'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이어 은행·신용카드 등 정통 금융권의 스테이블코인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한 셈이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브라이언 모이니핸 최고경영자(CEO)가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되면 우리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니어스 액트는 미국 내 발행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등이 발행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며, BoA 역시 달러가 예치된 계좌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BoA토큰) 발행이 유력하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지니어스 액트 최종 통과 전부터 은행권을 포함한 금융기관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스테이블코인은 수익성이 높은 동시에 선점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페이팔, AI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 피델리티는 실물자산 등 토큰화된 펀드와 연계할 수 있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연구하고 있으며,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스테이블코인을 글로벌 결제 인프라에 접목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정산은 결제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코빗 김민승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선대위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 정책 토론회 발제를 통해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이 잇달아 스테이블코인 결제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며 "특히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PYUSD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결합, 글로벌 결제와 환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준비자산으로 단기 미국 국채를 편입하고 있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전통 금융권의 스테이블코인 활용을 더욱 촉진하면 미 국채에 대한 추가 수요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란 게 코빗 리서치센터의 관측이다. iM증권 리서치본부도 "미국 재무부는 지니어스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오는 2028년 2조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총이 약 2300억달러인 점을 감안했을 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미 국채 시장의 큰손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중국과 일본의 미 국채 매도 규모가 1110억달러였다"며 "테더와 서클의 총 미국 국채 보유액이 1260억달러인 것에 비춰 봤을 때 중국과 일본의 매도로 인한 수요공백을 일부 완충하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5-05-27 18:27:54[파이낸셜뉴스] ‘크립토 대통령’을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정립하자, 미국 기반 은행·카드·자산운용사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시장 선점에 나섰다. 스테이블 코인을 자체 발행하는 것은 물론 기존 결제 인프라에 도입하고, 관련 금융서비스까지 내놓고 있다. 이에 미 재무부는 향후 3년 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조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美 은행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 2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 및 증권거래위원회(SEC) 등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 정비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을 허용하고 있다. 즉 미국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스테이블코인 법안(지니어스 액트)을 지지하고, 미 SEC 등 규제당국은 은행의 가상자산 관련 사업범위를 확장해주고 있다. 신영증권 임민호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를 정비하면서 기존 가상자산 공약들을 대부분 이행하고 있다”며 “미 의회도 디지털자산 공동실무그룹을 결성하는 등 오는 8월 스테이블코인 법안 최종 통과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SEC 산하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는 금융인프라 토큰화 등을 중점과제로 선정했으며 통화감독청(OCC)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은행의 가상자산 취급 금지 규정을 삭제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크립토 야심작’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이어 은행·신용카드 등 정통 금융권의 스테이블코인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한 셈이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브라이언 모이니한 최고경영자(CEO)가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되면 우리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니어스 액트는 미국 내 발행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등이 발행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며, BoA 역시 달러가 예치된 계좌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BoA토큰) 발행이 유력하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지니어스 액트 최종 통과 전부터 은행권을 포함한 금융기관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스테이블코인은 수익성이 높은 동시에 선점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페이팔, AI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 피델리티는 실물자산 등 토큰화된 펀드와 연계할 수 있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연구하고 있으며,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스테이블코인을 글로벌 결제 인프라에 접목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정산은 결제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코빗 김민승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선대위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 정책 토론회 발제를 통해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이 잇달아 스테이블코인 결제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며 “특히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PYUSD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결합, 글로벌 결제와 환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준비 자산으로 단기 미국 국채를 편입하고 있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전통 금융권의 스테이블코인 활용을 더욱 촉진시키면, 미 국채에 대한 추가 수요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란 게 코빗 리서치센터 관측이다. iM증권 리서치본부도 “미 재무부는 지니어스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오는 2028년 2조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총이 약 2300억달러인 점을 감안했을 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미 국채 시장의 큰손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중국과 일본의 미 국채 매도 규모가 1110억달러였다”며 “테더와 서클의 총 미 국채 보유액이 1260억달러인 것에 비춰봤을 때, 중국과 일본의 매도로 인한 수요 공백을 일부 완충하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5-05-27 13:3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