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민 학살 계획' 등 12·3 비상계엄 관련 발언을 두고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이 대표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 대표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1만명의 국민 학살 계획이 들어 있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이처럼 전했다. 주 의원은 "공당의 대표가, 그것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하루 전날 자극적이고 명백한 허위의 내용을 유포하는 것은 탄핵 기각 결정을 뒤엎어보려는 악의적 시도라고 판단된다"며 "민주적 절차와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허위사실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위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는 이 대표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형사고발 등 강력한 법적 조치에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제주에서 열린 제7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12·3 친위 쿠데타 계획에는 5000~1만명의 국민을 학살하려던 계획이 들어있다"며 "자신의 안위와 하잘것없는 명예, 권력을 위해 수천, 수만개의 우주를 말살하려 한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5-04-03 18:13:27[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겨냥해 “눈 밖에 난 모든 이들을 독살, 폭사, 확인 사살로 집단 학살하려 했던 윤석열 파시즘”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영구 집권을 위한 친위 군사 쿠데타가 다행히 시민들에 (의해) 진압돼 실패하였음에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그들의 궤변에 동의한다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짧은 글과 함께 이 대표는 독일의 목사이자 반나치 운동가인 마르틴 니묄러의 시 ‘침묵의 대가’(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를 인용했다. 그가 인용한 시는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라는 구절로 시작해 “마침내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 나를 위해 말해줄 이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라는 내용으로 끝맺는다. 이 시는 나치 정부의 폭정에 눈 감은 독일 시민들의 정치적 방조가 가져왔던 무서운 결과를 경고하는 내용으로 자주 인용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2-16 08:49:28[파이낸셜뉴스 광주=서윤경 기자] 유튜브 구독자 100여만명을 보유한 한국사 스타강사 황현필씨가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공간인 광주 금남로에 나타나자 사람들이 뜨겁게 환호했다. 황씨는 15일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광주비상행동)이 5·18 민주광장에서 개최한 제14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에서 무대에 올랐다. 그는 "내란수괴 지지자들이 민주주의 대표 도시 광주에서 집회를 열었다. 얼마든지 자유를 얘기해도 되지만, 내란수괴 옹호 집회를 하는 건 홀로코스트 나치추종자가 집회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이 피가 뿌려진 곳에서 내란수괴 지지자들이 집회한다는 소식에 일주일 전부터 마음 뒤집어졌다”며 참석 이유를 밝혔다. 광주 출신으로 어린 시절 목격한 5·18민주화운동을 떠올리기도 했다. 황씨는 “1980 5월 8살 때 농성동에 살았다. 어른들이 총알을 막으려고 창문에 망치질한 모습이 기억에 있다”며 “군인들이 탱크를 몰고 오자 따라다니며 ‘군인 아저씨 화이팅’이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저를 때리며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호남은 나라를 구하려는 유전자가 있다. 동학농민운동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호남의병, 1980년 광주시민 피로 인해 이 땅에 민주주의가 정착했다”며 “독재 추종세력이 더는 큰소리치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게 우리의 사명”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금남로 반대쪽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 황씨는 “윤석열 지지자들은 친일 매국 세력, 독재 추종 세력, 학살 동조 세력”이라며 “극우는 순혈주의, 자국 우선 주의인데 우리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국민을 학살한 이승만과 전두환을 추종하는 윤석열 지지자들은 극우에도 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승만과 박정희는 자신의 독재를 위해, 전두환은 박정희 시해로 발령된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며 광주를 학살했다”며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우스운 점이 있다. 부인 특검을 막자고 비상계엄한 사람은 윤석열이 처음이고 2시간 만에 해제된 점도 역사상 최초”라고 강조했다. 집회를 주최한 광주비상행동’은 이날 시민 3만명이 금남로에 모여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탄핵 반대 집회에는 1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2-16 02:51:25[파이낸셜뉴스]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 우리 정부의 배상 책임을 항소심 재판부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3-1부(이중민·김소영·장창국 부장판사)는 17일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자 응우옌티탄씨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정부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정부는 응우옌씨에게 3000만1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고 본인과 오빠가 총상을 입고, 원고의 모친, 언니, 남동생이 살해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일부 부대원들이 원고와 그 가족을 비롯한 퐁니 마을 주민들을 총과 총검 등으로 공격해 살상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가해 부대원들이 당시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이고, 원고 및 그 가족에 대한 살상 행위가 당시 해병 제2여단 1중대에 부과된 작전 수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적어도 외형상 직무행위로 인정할 수 있다"며 "국가배상법에 따라 그로 인한 원고의 손해에 대해 피고의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판결 선고 후 응우옌티탄씨는 영상통화를 통해 취재진에게 "오늘 승소로 그날 희생된 원혼들도 위로 받았을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다른 사건 피해자들의 사례를 살펴봐 주시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응우옌티탄씨를 대리한 임재성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사법부가 대한민국 정부의 베트남전 학살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정부는 상고하지 않길 바란다"며 "이 판결을 한국 사회의 중요한 교육 자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원고 대리인인 김남주 법무법인 도담 변호사는 "전쟁에서 불법행위를 하는 것은 국가라도 면책되지 않는다는 판결"이라며 "전 세계가 이 판결에 주목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국민 응우옌티탄씨는 7세였던 1968년 2월, 거주지였던 남베트남 퐁니 마을(현 꽝남성 디엔안구 퐁니 마을)에서 대한민국 국군 해병 제2여단(청룡부대) 1대대 1중대 부대원들에 의해 자신과 오빠가 총상을 입고, 모친과 언니, 남동생이 살해됐다고 주장하며 2020년 4월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3년 2월 1심 재판부는 "한국 군인들이 작전 수행 중 응우옌티탄의 집으로 가 수류탄과 총으로 위협하며 가족들을 밖으로 나오게 했고 차례대로 총격을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정부가 응우옌티탄씨에게 약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은 이 판단을 재확인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2025-01-17 15:26:36[파이낸셜뉴스]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대표작 '대학살의 신'이 완전히 새로운 캐스팅으로 5년 만에 돌아왔다. 5번째 시즌인 이번 공연을 위해 김상경·이희준(미셸 역), 신동미·정연(베로니끄 역), 민영기·조영규(알랭 역), 임강희(아네뜨 역) 등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등 전방위에서 활약하는 실력파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010년 국내 초연된 연극 '대학살의 신'은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번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위선과 가식으로 뒤덮인 인간의 민낯을 까발린 작품이다. 11세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벌인 몸싸움으로 한 소년의 앞니 두 개가 부러지고, 때린 소년의 부모 알랭과 아네뜨가 맞은 소년의 부모인 베로니끄와 미셸의 집을 찾아오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세번째로 연출을 맡게 된 김태훈은 "극중 4명의 인물들은 자신의 욕망과 이익 때문에 다른 이들을 짓밟고 무시하고 깔보며 최선을 다해서 싸우고 있다"며 "피가 난무하지 않아도 어떤 욕심이나 탐욕으로 다른 이들을 해하려는 행위를 통해 '학살'이라는 주제 의식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일단 배우가 바뀌었다"며 "똑같은 작품이라고 해도 배우들이 가진 역량 안에서 작품을 소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새로운 색깔의 '대학살이 신'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자녀들의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모인 두 부부는 중산층 가정의 부부답게 처음엔 고상하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유치찬란한 설전을 벌이게 된다. 말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말을 더할수록 오해는 첩첩산중으로 쌓여가며 남편과 아내, 남자와 여자 간 대립으로 갈등이 확산된다. 막판에는 서로 삿대질을 하며 막말을 내뱉고 물건을 내던지는 등 격렬한 육탄전까지 치닫는다. 언제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사건을 두고 어른들이 대처하는 모습을 시니컬하면서도 코믹하게 풀어낸다. 인물들을 둘러싼 무대 콘셉트는 모던하고 심플하다. 중산층 가정의 거실에 깔끔한 디자인의 소파와 고가의 예술서적들, 우아한 화병 등이 놓여 있다. 벽에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유명한 작품 한 점이 걸려 있다. 김태훈 연출은 "지난 두 시즌에서는 무대 콘셉트를 아이들의 놀이터 콘셉트로 구성했다"며 "이번엔 투견장 또는 격투장 느낌의 라이트 박스를 이용해 좀 더 현실적이고 직선적인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90분가량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 전환도, 배우들의 등장이나 퇴장도 거의 없이 대사 중심으로 공연을 채웠다. 촘촘하게 설계된 텍스트와 통쾌하게 밀어붙이는 배우들의 에너지가 공연 그 자체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분량의 대사들이 핑퐁게임처럼 쉴 틈 없이 이어지기에 관객들 역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순간 순간 동반되는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들이 해학적 재미를 더한다. 두 부부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한 편의 시트콤처럼 바라보던 관객들 역시 자기의 이면과 마주하게 된다.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민낯, 교양이라는 가면 속에 가려진 인간 근본의 가식, 위선, 유치, 치사, 허상 등을 말이다. 김태훈 연출은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과 장소, 정도에 상관없이 인간의 욕망과 탐욕은 서로 충돌하고 있다"며 "불안정하고 부족한 인간들이 만나 부딪히고 소리도 내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게 인생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연극 '대학살의 신'은 오는 2025년 1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2-16 05:47:00[파이낸셜뉴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관련해 "한심하다. 총기난사범이 다시는 총을 쏘지 않겠다고 말한다고 누가 그걸 믿어주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총을 다른이에게 맡기는 행동"이라며 "그리고 나서 탄핵만은 막아달라고 부탁해 보라"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진심 어린 사과는 기대도 안 했다. 그 정도 책임감은 평생 보여본 적 없는 사람이라"며 "일생동안 보수만 학살하다 가는구나"라고 적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비상계엄 사태 관련해 대국민담화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향후 국정 운영은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며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2-07 11:48:48[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아랍·이슬람권 정상들이 모여 이스라엘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1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전날인 10일 밤부터 이날 오후까지 이어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중남부 집중 공격으로 최소 37명이 사망했다. 특히 가자지구 중부에서는 이스라엘군이 누세이라트 난민촌에 탱크를 보내 공격해 20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조직원들이 다시 모여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가자지구 북부와 중부에 대한 공습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공격과 관련 이스라엘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또 레바논 북부의 아인 야큐브 마을을 공습했다. 레바논 일부 매체는 이번 공습으로 3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앞서 카타르는 양측이 합의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전까지 휴전 협상을 위한 중재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아랍권과 이슬람권 지도자들은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아랍연맹(AL)·이슬람협력기구(OIC) 공동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우리 형제들에 대한 행동을 즉각 멈춰야 한다"며 이스라엘에 점령 중인 아랍권 영토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정상회의에 참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벌이는 군사작전을 "대량학살"이라고 규정하며 "사우디는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형제들이 현재 이스라엘의 침략에 따른 비참한 인도주의적 현실을 극복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이란의 주권을 존중하며 그 영토를 침범해서는 안된다"며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도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사람이 살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고,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두 국가 해법'이 평화를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조율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L·OIC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폐막 성명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와 유엔 회원국 자격 정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1-12 14:35:36【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정부와 도쿄도가 간토대지진 당시 일어난 조선인 학살을 외면하고 있는 가운데 아사히신문이 30일 강하게 비판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8년째 별도 추도문을 보내지 않기로 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와 조선인 학살 기록이 없다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가 역사를 직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간토대지진은 일본 수도권이 있는 간토 지방에서 1923년 9월 1일 일어났다. 지진으로 10만여명이 사망하고 200만여명이 집을 잃었다. 일본 정부는 당시 계엄령을 선포했다. 일본 사회에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들이 방화하고 있다' 같은 유언비어가 광범위한 지역에 유포됐다. 이 같은 헛소문으로 약 6000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이 살해됐다. 아사히는 "유언비어를 믿은 시민과 군·경찰이 많은 조선인을 죽였다는 사실은 당시 작성된 보고서와 체험자 수기 등에 남아 있으며 학살 배경에는 조선인에 대한 경계심과 잠재적 차별 감정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간토대지진 당시 희생된 이들을 뭉뚱그려 애도하고 있는 고이케 지사에 대해 "학살과 재해는 다르다. 고이케 지사 태도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과거를 묵살하는 학살 부정론과 통한다"고 꼬집었다. 고이케 지사는 2016년 조선인 희생자 추도문에서 "불행한 사건을 두 번 반복하지 않고 누구나 안전한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세대를 뛰어넘어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이케 지사는 하지만 이듬해인 2017년부터는 조선인 학살 희생지를 위한 추도문을 송부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정부 내에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문은 "'간토 계엄사령부 상보', '도쿄 백년사' 등 학살 기록이 엄연히 존재한다"면서 "일부 불확실함에 대해 왈가왈부하며 학살 자체를 유야무야하려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사실을 인정하고 유언비어에 의한 살상이 왜 일어났는지 조사해 조선인을 포함한 외국인 희생자 실태를 밝히는 것"이라며 "사실과 마주하고 과오를 반복하지 않는다고 계속 결의하는 것의 중요함은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8-30 16:50:02【파이낸셜뉴스 화성=장충식 기자】 경기도 화성시는 4.15 제암리·고주리 학살사건 105주년을 맞아 화성지역의 격렬했던 독립운동을 널리 알리고 역사적 가치를 전하기 위한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이 공식 개관했다고 15일 밝혔다. 시는 제암리·고주리 학살사건으로 희생된 29명(제암리 23명, 고주리 6명)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을 운영해 왔으며, 이를 대규모로 확대해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 건립했다. 기념관은 제암리 학살사건이 이루어진 현장에 연면적 5414㎡ 규모의 지상 1층, 지하 1층의 기념관과 역사문화공원이 함께 자리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전시실은 상설전시실·기획전시실·어린이전시실 3개로 화성시 독립운동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상설전시실은 개항기부터 광복까지 화성독립운동사를 주제로, 기획전시실에서는 화성독립운동의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시민들에게 전시관람의 기회를 제공한다. 일반관람은 16일부터 가능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교육 및 전시해설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은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시는 이날 고주리 순국묘역 덕우공설묘지와 제암리 23인 순국묘역에 추모제도 개최했다. 시는 매년 화성시 4.15 제암리·고주리 추모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추모제를 개최하며 화성시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나아가 독립운동가 후손에 대한 보훈정책 확산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정명근 시장은 "일제강점기 화성지역은 3.1운동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던 역사의 현장이었다"며 "화성 독립운동기념관은 우리의 뿌리를 잊지 않고 기억하자는 사명감의 출발이다"고 말했다. 이어 눈길을 걸을 때 내가 걸어간 길이 다른 사람의 이정표가 되므로 어지럽게 걷지 말라는 백범 김구 선생의 말씀을 인용하며 "오늘 우리는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조들이 걸어간 길 위에 한걸음을 더 내딛고 발전된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4-15 14:30:08[파이낸셜뉴스] 이낙연 새로운미래 상임고문이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군산 유세에서 나온 5·18 민주화운동 관련 발언을 두고 "충격적이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언어로 5·18 당시 신군부의 시민 학살을 묘사했다"고 했다. 이 고문은 이날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어떤 경우에도 희화화될 수 없으며, 대통령실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을 비판하기 위한 비유였다고 하더라도 그 표현과 태도가 참담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군산 유세 중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비판 언론 회칼 테러' 발언을 패러디하며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신군부가 시민을 학살한 장면을 묘사했다. 이 대표는 "회칼로… 봤지? 농담이야. 광주에서 온 사람들 잘 들어. 너네 옛날에 대검으로 M-16으로 총 쏘고 죽이는 거 봤지. 너 몽둥이로 뒤통수 때려서 대가리 깨진 거 봤지. 조심해, 농담이야"라며 황 전 수석의 패러디를 이어갔다. 이어 "이게 농담이냐. 겁박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고문은 "5·18 민주화 운동은 한국 현대사 최대의 비극이고, 군사정권의 폭력에 의해 무고한 광주 시민들이 죽어가신 참사"라며 "5월 광주에서는 같은 날에 제사를 지내는 집들이 허다하며 그날의 희생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어떤 맥락, 어떤 상황에서도 5월 광주를 언급할 때는 애도와 겸허함을 지키며 지극히 조심해야 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고문은 "정치인의 수준이 땅에 떨어졌고, 정치가 국민을 돌보지 못하니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신다"며 "정적을 제거하는 보복 공천과 '비명횡사' 같은 표현이 일상이 되고, 언론인 테러와 민주화 운동의 비극을 아무렇지 않게 묘사하는 망언이 여야 모두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고문은 "이대로는 안 된다"며 "정치가 다시 작은 희망이나마 국민께 드릴 수 있도록 제가 할 일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3-22 16:1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