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승진 3명뿐 2008년후 최저, 경영위기 조기 극복이 우선.. 조직 흔들기 대신 소폭 전열정비
삼성이 경영위기 조기 극복과 재도약을 위해 변혁 대신 안정을 택했다.
삼성은 사장 승진 3명, 대표부사장 승진 1명, 전보 7명 등 총 11명에 대한 정기 사장단 인사를 1일 단행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와병 중 사실상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 아래 이뤄진 첫 사장단 인사다. 위기 돌파를 위해 조직 전반의 불안감은 최소화하면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삼성전기 등 실적부진 정보기술(IT) 계열사는 수장 교체로 긴장감을 불어넣은 게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이다.
사장 승진자는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이고 지난해 8명 승진, 전보 8명 등 총 16명의 사장단 인사와 비교해도 전체적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불투명한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경영승계 등 남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대 변화보다는 인사폭 최소화로 전열 정비에 역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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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승진잔치' 없을 듯.. 삼성전자 조직개편 폭에 관심
김현석 삼성전자 부사장이 삼성전자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전영현 삼성전자 부사장이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이윤태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상영조 삼성물산 부사장은 삼성비피화학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이동했다.
눈에 띄는 자리이동도 있다. 삼성전자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은 스마트홈서비스사업을 이끌던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 솔루션센터(MSC)장 사장이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전략실장 사장으로 이동하면서 MSC 해체 수순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실적악화로 그룹에 충격파를 안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 인사의 초미의 관심사인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은 유임됐다. 하지만 이돈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사장)과 김재권 무선사업부 글로벌운영실장(사장), 이철환 무선사업부 개발담당 사장 등 무선사업부 사장 7명 중 3명은 거취가 정해지지 않았다.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도 실적악화에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제일모직과 합병으로 그동안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 삼성SDI는 조남성 대표이사 사장 겸 소재부문장이 단독으로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단일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소재부문에 비중을 둔 인사로 보인다.
조 사장과 투톱을 이뤘던 박상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겸 에너지솔루션부문장은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외환위기 직후 그룹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한 김인주 삼성선물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 2선으로 물러났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출마설이 거론되고 있는 이 회장의 둘째 사위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사장)로 자리를 옮긴 것도 눈길을 끈다.
이 밖에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동했고 김석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육현표 삼성경제연구소 전략지원총괄 사장은 에스원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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