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보다 카자흐 원전 프로젝트가 빨리 진행될 듯..9월 우선협상자 선정 예상
한국수력원자력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원전 수주전에 본격 뛰어든다. 러시아, 중국, 미국, 프랑스-일본 등과 경쟁한다. 카자흐스탄의 원전 참여는 현재 원전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에 이어 한수원의 중앙아시아 원전 시장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래전부터 진행해온 체코 원전 입찰이 계속 지연됨에 따라 정부 의지가 강한 카자흐스탄 원전 프로젝트가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자흐스탄 전력당국은 오는 9월경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한수원은 카자흐스탄 발주처(KNP) 요청에 따라 신규 원전 건설에 참여하기 위한 사업제안서를 31일 제출한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지난 3월 카자흐스탄 발주사인 KNP에 원전 2기의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번에는 발주처가 사업자 선정에 앞서 업체들의 기술력과 재무상태 등 원전 건설능력을 평가하는 절차인 원전사업제안서(TPO)를 최종 제출하는 것이다.
이번 입찰에는 러시아 로사톰, 중국핵공업그룹(CNNC), 미국 뉴스케일, 프랑스-일본 컨소시엄(프랑스전력공사(EDF)-미츠비시)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체코와 카자흐스탄을 교두보로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원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카자흐스탄은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UAE 원전 건설사업과 안정적인 원전 운영역량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은 국가 장기발전전략에 따라 증가하는 전력수요를 충당하고, 에너지원 다변화를 위해 신규원전을 건설한다. 이를 위해 2014년 국부펀드(삼룩카지나) 산하에 카자흐스탄 신규원전 사업자(KNPP)를 설립했다.
한수원은 카자흐스탄의 원전 사업참여 요청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지난 3월 한국원전 기술설명회를 개최했다. 한국-카자흐스탄 경제공동위원회의 신규 경제협력 확대 프로그램에도 양국간 원전사업 협력이 포함된다.
특히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순방에서 실권자인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초대 대통령과 만나 한국 원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원전 건설을 생각 중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한국이 원전을 짓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은 40년간 원전을 운영해오며 높은 실력과 안정성을 보여줬다. 카자흐스탄에서 (원전 건설을) 추진하면 한국도 참여할 기회가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카자흐스탄 원전 사업제안서 제출을 계기로 경영진의 수주전을 본격화한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오는 6월 3~4일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중공업 등 국내 원자력기업들과 공동으로 카자흐스탄 정부 주요인사 및 발주사(KNPP) 대표 등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카자흐스탄은 세계 2위의 우라늄 보유국이다. 2003년 이후 한수원과 지속적으로 우라늄정광(원전 원료 물질) 구매 계약을 해왔다.
한편, 한수원은 체코 원전 수주도 추진 중이다. 체코 정부는 2040년까지 1000㎿급 원전 1~2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체코 정부는 수조원 규모의 원전 프로젝트 재원조달 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어 원전 입찰이 지연되고 있다. 입찰은 당초 계획된 올 상반기가 아닌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로사톰의 유력한 후보로 한수원과 경쟁하고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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