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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일·수개월 지켜보겠단 美, 잠잠한 北..북미 '숨 고르기 정국'

美 대북정책 '외교' 중심의 단계적 접근
블링컨 "北 말과 행동 지켜볼 것"
北 연이은 대외 담화 이후 '잠잠'
北 대응에 북-미 대화 여부 결정될 듯

수일·수개월 지켜보겠단 美, 잠잠한 北..북미 '숨 고르기 정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북정책 검토를 끝낸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정책의 핵심은 '외교'에 있으며 외교의 기회는 북한에 달려 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이 외교를 중심으로 한 정책 기조를 밝히고 확실한 유화 제스처를 취하면서, 북미 대화 재개의 '키'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비난하며 상응 조치를 시사했던 북한은 지난 2일 비난 담화 이후 대내 사안에 집중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한국은 우선 외교 중심의 미국 대북정책에 환영한다며 미국과 조율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한반도 긴장 완화에 주력하는 한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한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북미 간 대화 여건 조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주요 외신 및 외교가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영국 G7 외교·개발장관회의 중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의 대북정책은 확실하게 외교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외교에 참여할지 말지는 북한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외교적으로 풀어갈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향후 수일, 수개월 동안 북한의 말과 행동을 지켜볼 것이라며 당분간 관망세로 돌아설 것을 시사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 또한 "국무부의 평화적 정치·외교 노력을 지원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2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북정책의 목표가 '적대가 아닌 해결'에 있다고 한 것과 맥락이다. 미국 외교·안보 수장이 잇따라 북한에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을 고려하면, 우선 미국은 외교적 대화의 문을 열어 두고 북한의 반응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천명하고 적대 정책 철회를 요구했던 북한은 비난 담화 이후 잠잠한 모양새다. 북한은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2일 담화를 통해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의 근간이 선명해진 이상 우리는 그에 상응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했지만, 미국이 확실한 유화 제스처를 취한 만큼 북한도 '달라진 태도'를 보일 수 있다. 4일 통일부 당국자는 "김여정 부부장 담화 이후 북한의 추가 입장 표명이나 후속 조치는 없었다"며 "노동신문 또한 8차 당대회 목표 관철을 위한 수행 성과를 설명하는 등 대내 사안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같은 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군 특이동향이 없다고 확인했다.

외교 중심의 대북정책에 환영을 표한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는 한편 한미일 외교장관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화 여건 조성에 주력할 전망이다. 정부는 북한의 비난 담화에 대해 "북한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하는 데 대해 반대한다"며 "이러한 행위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의 항구적 정착을 위한 노력에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또 정부는 조기에 북미 협상이 재개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미국과 대북정책 추진 방향 등에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