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로 돌아간 비봉이
[파이낸셜뉴스]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17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갔다.
해양수산부는 16일 오전 9시40분께 비봉이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해상가두리에서 방류했다고 밝혔다.
앞서 해수부는 이날 새벽 비봉이 가두리를 야생 돌고래 무리가 서식하는 쪽으로 옮겼다. 이후 야생 돌고래 무리가 가두리 근처로 접근하자 비봉이를 놓아줬다.
해수부는 지난 8월 비봉이 방류 계획을 수립한 뒤 비봉이를 해상가두리로 옮겨 바다 적응 훈련을 진행해왔다.
비봉이는 그동안 제주 연안의 빠른 조류와 높은 파도 등 환경에 잘 적응했다. 물고기 사냥에도 익숙해졌다.
해수부는 훈련 기간 비봉이가 야생 돌고래 무리와 매일 접촉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생태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수부는 비봉이의 이동 상황과 위치, 건강 상태, 야생 무리와 동행 등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육상 3개 팀, 선박 2척 등을 통해 최소 한 달간은 비봉이를 매일 추적·관리한다. 비봉이의 적응이 확인되면 모니터링을 한 달에 한 번씩 5일 이상 연속으로 관찰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런 정기 모니터링은 최소 6개월간 시행된다.
해수부는 비봉이 해양방류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기록을 연구 자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영상자료와 백서로 제작한다. 비봉이의 적응훈련과 해양방류 관련 자료는 해양환경정보포털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만일 비봉이가 야생 적응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다시 포획해 수족관에서 보호·관리할 방침이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비봉이가 야생적응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7년 만에 고향 바다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며 "해수부는 비봉이를 비롯한 해양동물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 연안에 120여개체가 서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TV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인 우영우가 "언젠가 제주 바다에 나가 남방큰돌고래를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국내 수족관에는 2012년 총 8마리가 있었으나 2013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를 시작으로 이날 비봉이까지 모두 방류됐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