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토큰증권(STO)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미술품 조각투자 3사의 투자계약증권이 베일을 벗었다. 3곳 모두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작가의 작품을 기초자산으로 내세우며 흥행에 자신감을 보였다.
■야요이 쿠사마 vs. 앤디 워홀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열매컴퍼니(11월 23일)와 서울옥션블루(11월 28일), 투게더아트(12월 1일)가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증권신고서 제출 후 15영업일 이내 결과가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열매컴퍼니가 절차상으로 가장 앞선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열매컴퍼니와 투게더아트는 나란히 일본의 미술가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을 들고 나왔다. 두 작품의 이름은 모두 '호박'으로, 크기도 같은 3호다. 제작 시기만 2001년과 2002년으로 다르다. 현재 작품의 환금성이 가장 높은 작가라는 점에서 상품성이 높다는 평가다.
가치평가의 경우 열매컴퍼니는 통일감정평가법인과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를 거쳐 선경회계법인의 검증을 받았다. 최종 평가금액은 13억원이었지만 공모가격은 12억3200만원으로 책정해 투자 메리트를 높였다.
투게더아트는 제일감정평가법인, 한국기업평가,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를 거쳤다. 가장 먼저 투자계약증권을 제출했다가 가치평가 논란으로 철회했던 만큼 이번에는 외부평가부문에서 높은 객관성을 담보했다는 투게더아트 측의 설명이다.
서울옥션블루는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1981년 작품 '달러 사인'을 기초자산으로 선택했다. 인지도가 높은 작가인 만큼 투자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작품이라는 업체 측의 설명이다. 통일감정평가법인과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로부터 외부평가를 받았고, 공모금액은 7억원으로 책정했다.
■공모방식 어디가 유리할까
이들 모두 주당 공모가격은 10만원으로 동일하다. 청약한도는 열매컴퍼니와 투게더아트가 각각 300주, 서울옥션블루는 500주로 제한했다. 서울옥션블루는 100% 개인에 배정하고, 투게더아트와 열매컴퍼니는 공동사업자가 10%를 선배정받는 것도 차이점이다.
무엇보다 배정방식의 차이가 눈에 띈다. 열매컴퍼니는 90% 물량 전체를 비례로 배정하고, 투게더아트는 10%는 균등, 나머지 80%는 비례로 배정하기로 했다. 서울옥션블루는 균등배정과 비례배정의 비중이 50대 50으로 일반적인 기업공개(IPO) 수준이다.
청약방식도 다르다. 투게더아트의 경우 NH투자증권 계좌에 증거금을 납입하고, 홈페이지에서 청약을 접수한다. 서울옥션블루는 KB증권 계좌에 증거금을 납입한 후 자체 앱(SOTWO)를 통해 청약을 받기로 했다.
홈페이지에서 청약을 진행하는 열매컴퍼니는 별도의 증권계좌나 증거금 없이 가상계좌로 대금을 받는다. 투자자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증거금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투자계약증권 쪽에서는 미술품 조각투자가 가장 앞서 있다"면서 "시장을 연다는 측면에서 성공사례가 나타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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