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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풀리려나… 추경 애타게 기다리는 자영업자들

"대출 돌려막기" 하소연 쏟아져
"새정부가 나서겠지" 기대감도

"저녁 손님은 스무 명도 안 되고, 3~4월과 비교해도 예약이 줄었어요. 코로나 때보다도 더 힘든 상황이에요."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4년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50대)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장사가 잘 되지 않는 탓에 저축해 놓은 금액을 가게 유지비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불안한 경제에 정치 상황까지 겹치면서 소비가 위축됐다"며 "대출금 1억5000만원의 이자70만원을 내기에도 빠듯한 것이 현실"이고 하소연했다.

누적된 고금리·고물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국 불안까지 겹쳐 민간소비 둔화가 이어지는 형국이다. 현실적인 지원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4일 한국신용데이터(KCD)의 '2025년 1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상공인 사업장당 매출 평균은 약 4179만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보다 0.72% 줄었고,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에 비해서는 12.89% 급감한 수치다.

반면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보면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2023년 말 8.90%에서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11.55%, 11.16%를 기록하며 2%p 넘게 뛰었다. 2013년 3분기(12.02%)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자영업자 수 역시 감소하고 있다. 지난 4월 자영업자 수는 1년 전과 견줘 6000명 감소한 561만5000명을 기록한 것으로 통계청 자료에 나와 있다. 올 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2만8000명 줄었고, 2월에는 1만4000명, 3월에는 2000명 줄며 4개월 연속 축소됐다.

서울지하철 2호선 역삼역 인근에서 14년째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씨(60)는 "물가는 몇 년 전과 비교해 계속 오르는 반면 매출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대선이 끝나고 상황이 나아지기를 희망하지만, 이쪽 상권이 다 죽어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푸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리금을 갚기도 빠듯해 하는 자영업자들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26년째 분식점을 운영하는 하모씨(69)는 "2020년 코로나19 시기 장사하면서 처음으로 대출을 7000만원 받았고 대출금으로 2년 넘게 버텼다"면서 "대출금을 갚느라고 2000만원을 또 대출했고 아직도 갚는 중인데 이자가 더 오르지 않게 하려면 내년 2월까지 다 갚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보다 현실적인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자영업자들의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며 "새출발 기금에 대한 전폭적인 집행을 하거나 대규모 추경 등을 통해 경기 활력을 제공해줘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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