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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첫 인사청문회부터 가시밭길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 與 "채택하겠다더니 원내지도부 지시로 말 바꿔" 野 "대북관·안보관 의혹 해소 안돼, 더 논의해야" 김용태 "김민석 임명시 李정권 무너지는 출발점" 22일 李대통령-여야 지도부 오찬이 분기점될 듯

李정부 첫 인사청문회부터 가시밭길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 긴급의원총회'를 마친 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정부 첫 인사청문회를 치른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되면서 '인청 정국'이 안개 속으로 들어섰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각종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여야정 협치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20일 예정됐던 전체회의를 취소하면서 이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미뤘다. 국민의힘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회 결과 대북관, 안보관에 있어서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국정원장으로서 적합한지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정보위뿐 아니라 국회 운영 전체에 관련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태도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측면까지 고려해 오늘은 채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보위 전체회의 취소는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의 결정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여야 정보위원 합의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했음에도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지시로 불발된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보위원들은 입장문을 내 "여야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20일 오전 10시에 채택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하지만 오늘 아침 국민의힘 (신성범) 정보위원장과 (이성권) 간사는 '원내지도부의 지시'라며 '첫 인사 검증에서부터 쉽게 합의를 내줄 수 없다'며 여야 원내대표 회담과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담 이후 결정하겠다고 통보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채택 회의 자체를 무산시키는 것은 검증이 아니라 앞으로 인사청문회를 국정운영 발목잡기를 위한 수단으로 삼겠다는 노골적인 의사표시"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공방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비리백화점 이재명 정부 인사청문회 대책 긴급의원총회'를 열어 김 후보의 불투명한 재산 증식, 채무거래 의혹 등을 직격해 공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2020년 8월 김 후보의 재산이 -5억8000만원이었지만, 올해 6월 2억1500만원까지 증가한 것과 관련해 신고된 수입 만으로는 이 같은 재산을 축적할 수 없다고 보고, 재산 축적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김 후보의 각종 의혹을 언급하며 "김 후보 인선 문제는 근본적으로 재검토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총 직후 열린 규탄대회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정권은 국정을 맡자마자 국민이 아니라 측근부터 챙기고 있다"며 "이대로 강행한다면 김민석 한 사람이 아니라 이 정권 전체가 무너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규탄대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출판기념회 등을 열어 재산을 형성했다고 해명한 것을 두고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출판기념회를 해서 3억원 현금을 받았다"며 "(재산 신고에) 기록돼 있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이는 허위사실공표죄, 공직선거법 위반, 공직자윤리규정 위반 등 다양한 법적 문제가 있다"며 국회의원 당선 무효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 인사청문회는 오는 25~26일 양일간 열린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2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김 후보 지명 철회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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