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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Biz-People]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전 의장,앨런 그린스펀



■격동의 시대(앨런 그린스펀 지음/북@북스)

1968년 닉슨의 경제자문관으로 경제관료로 첫 발을 내디딘 앨런 그린스펀. 74년부터 77년까지 제럴드 포드 대통령 정부에서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87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으로 임명받은 후 18년 6개월간 활동하다 지난 2006년 1월 퇴임했다.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린 앨런 그린스펀은 선제적 의사 결정과 특유의 은유화법으로 숱한 금융 위기를 넘기며 세계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CNBC는 ‘서류 가방 지표’를 만들었는데, 그린스펀의 가방이 날씬하면 그의 마음도 평안하고 경제에도 문제가 없는 반면, 가방이 뚱뚱하면 경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일 수도 있지만 그린스펀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하나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다.

북@북스에서 펴낸 『격동의 시대』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을 넘어서는 영향력을 발휘한 앨런 그린스펀의 회고록이다. 이 책은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함께 그가 FRB 의장에 취임한 지 두 달만에 겪은 1987년 증시 대폭락, 1990년대의 고도성장과 아시아 외환위기, 2001년 9·11테러 등 각종 어려움을 통해 얻은 나름의 경제분석과 전망을 정리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외환위기가 정부의 돈놀이 때문에 일어났다든가, 이라크 전쟁은 석유 때문에 일어났다든가 하는 등의 비화들도 쏟아져 나온다.

그에 따르면 1997년 여름 타이와 말레이시아의 금융위기로 홍콩과 필리핀, 라오스, 싱가포르의 경제에도 큰 충격을 주었다.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가 붕괴되었고, 주가는 폭락했으며, 식량폭동까지 일어났다. 이때 일본 은행의 고위 관료가 그린스펀에게 자국의 은행들은 한국을 더이상 신뢰하지 않는다며 수백 억 달러에 달하는 차관의 기한을 연장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설명하였다고 한다. 당시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는 250억 달러였는데, 한국정부가 외환보유고를 속여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정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