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BBC 방송 캡처
16년간 정자 기증자(sperm donor)로 정액을 기증해 800명의 아빠가 된 남성의 사연이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미러에 소개됐다. 그는 영국 공영방송 BBC의 '빅토리아 더비셔 프로그램(Victoria Derbyshire programme)'에 출연해 인터뷰를 가졌다.
영국 베드포셔(Bedfordshire)에 사는 시몬 왓슨(Simon Watson·41)씨는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19세와 17세 두명의 아들과 두 번째 결혼으로 얻은 10세 막내딸이다.
하지만 이들 외에도 그에게는 무려 800명의 자식들이 더 있다. 왓슨 씨는 16년 동안 정자 기증을 통해 800명의 자녀를 얻었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거의 1주일에 한명 꼴로 새 아이를 얻은 셈이다. 이 중에는 쌍둥이도 여러 명이 있다.
▲사진=유튜브 BBC 방송 캡처
왓슨 씨는 정자은행이 아닌 페이스북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정액을 팔아왔다. 가격은 한 컵당 50파운드, 한화로 약 6만 5000원 정도다. 그는 최소 4만 파운드(약 5200만 원)정도의 수입도 얻었다.
그는 정자은행을 통해서 자신의 정자를 팔기도 했었지만 스스로 기증하는 편이 훨씬 편리하다고 생각해 개인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 정자를 기증받는 사람이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는 사람이라면 상관 없지만, 약물 중독자에겐 기증하지 않는다.
왓슨 씨가 정자 기증을 시작한 건 첫번째 결혼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 였다. 왓슨 씨는 "그 때 나는 내가 더 많은 자식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수백 명의 자식들에 대해서 왓슨 씨는 아무것도 숨길 것이 없다며 당당함을 드러냈다. "친구들과 가족들 모두, 내가 정자를 파는 것을 알고있다. 나는 어떤 비밀도 없다"고 말했다. 또 "내 아이들과 친구들은 이것이 매우 재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왓슨 씨를 이해해주는 건 아니었다. 그는 최근 헤어진 3년간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이 일에 대해 지긋지긋해 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그에게 "경멸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왓슨 씨는 앞으로도 계속 정자를 기증할 예정이다.
그는 "그들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고 말하며 "일단 내 일이 끝나면, 대부분의 경우 나는 사라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 생부에 대해 알고싶다면 언제든지 괜찮다. 그건 항상 그들의 선택이다"라고 덧붙였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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